산업 산업일반

"민간기업 신기술 공유로 4차산업 지식재산 패러다임 바꿔야"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09 17:30

수정 2017.10.10 22:46

메디치가문 문화 지원 통해 르네상스 꽃피운 것처럼
민간 기업이 지식재산 지원 4차산업혁명시대 촉진시켜야
핵심기술에 대해 보호하되 보편적 사용가능 신기술 공개
미래산업 규모 키우는데 도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기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지식재산일자리포럼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원옥(왼쪽 두번째), 김병관 의원(왼쪽 네번째) 등이 4차산업 지식재산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지식재산일자리포럼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원옥(왼쪽 두번째), 김병관 의원(왼쪽 네번째) 등이 4차산업 지식재산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르네상스의 꽃을 피운 피렌체의 거부(巨富)였던 메디치 가문처럼 4차산업 혁명시대를 촉진시킬 민간 기업인들이 다수 나와야 할 필요성이 최근 제기돼 주목된다.

르네상스 하면 피렌체를 먼저 떠올리고, 피렌체 하면 메디치 가문을 먼저 떠올린다. 거부였던 메디치 가문의 문화.예술인에 지원이 없었다면 르네상스도 태어나지 못했고 도나텔로나 미켈란젤로도 존재하지 않았다. 4차 산업시대에도 메디치 가문 같은 훌륭한 벤처 인큐베이터들이 나와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르네상스가 꽃을 피운 것은 유럽의 거부였던 메디치 가문에서 문화.예술인, 철학가들을 불러 모아서 기부하던 것에서 비롯됐다"면서 "한국도 기업들이 기존에 해왔던 CSR(기업 책임활동)의 차원을 뛰어 넘어야 한다"고 최근 지식재산일자리포럼이 국회에서 주최한 포럼에서 제안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한국의 메디치가문이 되겠다고 3년전 선언하고 젊은 인재들을 위한 지식향연 콘서트를 열고 있다. 이 보다 더 많은 분야의 기업들이 참여해서 좀 더 4차산업에 걸맞는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인공지능, 전기차 산업 등 4차산업에 직접 연관성 있는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종학 세계한인지식재산협회장(전 대한변리사회 부회장)은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승자 독식의 시대가 될 것이다. 기존 추격자 관점에서 대응하면 영원히 우리에게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산업계는 지금 절박함이 목밑에까지 와 있는데, 이에 대한 국회나 정부의 대응은 못따라 가는 것 같아 너무나 안타깝다"면서 "민간 주도로 만들어진 지식재산일자리포럼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4차산업 시대에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생태계 조성이 먼저 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황종환 한국지식재산관리재단 이사장은 "지식재산 창출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지 구체적으로 필요하다. 유감스럽게도 생태계가 마련되지 않았다. 다수가 사용하는 지식재산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산업 지식재산 패러다임 바뀌어야

4차산업 시대에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지식재산에 보호와 활용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도 요구되고 있다.

4차산업 시대는 사실상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지식재산 등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1, 2, 3차 산업혁명에서 지식재산이 강력한 보호에 치우친 반면 4차산업에선 보편적인 사용이 더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4차산업 시대에선 지식재산 산업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된다.

핵심기술에 대해 보호를 하되, 보편적인 사용이 가능한 신기술은 공개를 통한 적극 사용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활용되지 않고 공유되지 않는 지식재산은 4차산업 시대에 일자리 창출에 전혀 도움되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지식재산일자리포럼에 참석한 게임업체 웹젠 창업자 출신 김병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비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게임이 웹젠에서 개발한 '뮤'인데 유출이 많이 되는 구글, 중국측과 문제를 해결하려고 있지만 잘 안됐다. 해결책으로 음성적인 것을 양성화하는 과정에서 게임IP 판매업을 통해 사업이 안정화됐다"며 경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미 4차산업에 대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지식재산의 공유를 통한 선두 지위 확보에 성공하고 있다. 테슬라, 우버,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지식재산 공유를 통해 미래산업을 선점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국내 4차산업 발전에 접목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유된 지식재산 시장 '파이' 키워

테슬라(TESLA)는 자체 개발한 전기자동차 관련 기술을 사용하려는 기업들에게 특허 소송을 하지 않겠다고 지난 2014년 6월 선언했다.

엘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CEO는 "지적 재산권으로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을 촉진시키려는 테슬라의 비전과 다르다. 모든 사람들은 보편적이고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 플랫폼의 수혜를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점적인 기술을 감추지 않고 과감히 공개한 테슬라는 오히려 승승장구했다. 주가가 폭등하고 기업가치가 천정부지로 올랐다.

공유된 지식재산이 새로운 산업의 시장의 규모를 기아 급수적으로 키우는 데 성공한 셈이다. 이처럼 시장의 이익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지식재산일자리포럼의 오세일 이사는 "디즈니 산업은 캐릭터화 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 또 코카콜라 한 병을 샀을 때 절반 이상이 상표사용료에 쓰는 돈이다. 상표의 가치가 크다. 지식재산으로 코카콜라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4차산업의 신기술들이 지식재산의 독점성 유지만으로는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보편적인 이용의 한계로 써보지도 못하고 사장될 수도 있다.

4차산업의 기술들은 정보통신(IT)과 접목돼 유행성이 높다.
공유되지 못하고 유행을 타지 못한 4차산업 기술은 무용지물이 된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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