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완치시대 열리나..바이러스로 '고형암'·CAR-T로 '혈액암'

이영성 기자 입력 2017. 10.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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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펙사벡',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으로 고형암 정복 나서
노바티스, 세계 첫 혈액암 완치 가까운 'CAR-T' 계열 치료제 허가
'암' 공격에 나서는 면역세포. © News1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최근 암치료율을 크게 높이는 신약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인류의 최대 숙원인 '암 완치' 시대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암은 크게 '혈액암'과 덩어리가 있는 '고형암'으로 나뉘는데,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가 지난 8월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완치제에 가까운 'CAR-T' 계열의 혈액암 신약을 세계 최초로 허가받았다. 또 최근 세계적인 암학회에서 주목받은 '항암바이러스제'와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치료법은 임상에서 뛰어난 치료효과가 확인돼 고형암에 대한 획기적인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형암' 정복에 '항암바이러스제·면역관문억제제' 병용 기대↑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의 국립암연구소(NCI)는 국내 바이오벤처 신라젠과 신라젠이 개발한 항암바이러스제 '펙사벡'에 대해 대장암 신약허가를 위한 공동 임상1·2상 투약을 앞두고 있다. 임상은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요법으로 진행된다.

전세계 항암제 약 60%를 개발한 NCI가 국내 바이오기업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는 지난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7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펙사벡'과 같은 항암바이러스 계열 약물인 '티벡'(T-VEC, 상품명 임리직)이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투여시 항암 효과가 2배가 된다는 임상결과가 발표되면서 빠르게 진행됐다. '티벡'은 현재 세계시장에서 유일하게 허가된 항암바이러스제로 다국적제약사 암젠이 판매하고 있다.

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세계적인 학술지 '셀'(CELL)에 피부암 흑색종을 대상으로 '티벡'과 면역관문억제제인 '키트루다'를 병용한 임상결과, 완치율 33%를 나타냈다는 내용도 실렸다. 100명 중 33명이 완치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키트루다' 단독요법에 따른 완치율 5% 대비 6배 이상, 다른 면역관문억제제 두 종인 '옵디보'와 '여보이' 병용요법 완치율 11.5%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항암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 성분 약물이 암세포로 투입해 증식한 뒤 암세포를 터뜨리는 작용기전을 갖는다. 암세포가 파괴되면서 인체 면역세포가 이를 항원(안 좋은 물질)으로 인식, 공격한다. 면역세포는 이를 기억해둔 뒤 암이 재발하면 또 공격한다. 특히 펙사벡은 백시니아(우두) 바이러스의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설계됐다. 이 바이러스 성분은 정상세포에는 없고 암세포에 많은 TK(티미딘 키나아제) 효소를 활용해 자기 증식을 활발히 하다가 자신의 숙주격인 암세포를 터뜨린다. TK는 유전자 DNA 분열에 반드시 필요한 효소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 기능을 억제하고 있는 환경에서 다시 면역체계를 되살리도록 하는 치료기전을 갖는데, 항암바이러스제와 병용시 더 큰 효력을 발휘한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면역관문억제제로는 다국적제약사 BMS제약의 '여보이'·'옵디보'와 MSD의 '키트루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더발루맙', '트레멜리무맙' 등이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 여러 임상결과가 나오면서 고형암 정복을 위한 항암바이러스제에 대한 기대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수년 안에 고형암 정복도 기대해볼 만 하다"고 밝혔다.

◇혈액암, 사실상 완치시대 열렸다…노바티스 첫 테이프 끊어

노바티스가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허가받은 'CAR-T' 계열의 급성백혈병 신약 '킴리아'는 환자 63명을 대상 임상에서 투여 3개월 내 무려 83%의 치료효과를 확인했다. 그 동안 만성골수성백혈병보다 훨씬 낮았던 급성백혈병 완치율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CAR-T'는 암세포만 공격하는 '슈퍼 면역 T세포'다. 원래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T세포에 혈액암세포만 찾는 외부 유전자를 끼워넣어 암세포만 표적삼기 때문에 공격력이 훨씬 커진다. 대신 정상세포 파괴는 줄인다. 다만 아직까지 고형암에만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유전자는 찾지 못해 'CAR-T'는 현재로서 혈액암에만 효과가 있다.

국내 바이오벤처들도 'CAR-T'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앱클론은 지난해 2월 정준호 서울대 의대 교수팀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CAR-T'의 최대 단점인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cytokine release syndrome) 부작용을 줄인 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또 바이로메드는 자체 개발한 'CAR-T' 플랫폼 기술을 지난 2015년 12월 전임상 단계에서 미국 블루버드바이오에 100만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수출했다. 현재 전임상이 진행 중이다. 녹십자셀은 혈액암이 아닌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개발을 계획해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목표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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