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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자책골로 묻힌 신태용호 조직력 붕괴와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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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자책골로 묻힌 신태용호 조직력 붕괴와 신뢰

입력
2017.10.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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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수비수 김주영(왼쪽)이 8일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자신의 두 번째 자책골을 허용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신태용호 수비수 김주영(왼쪽)이 8일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자신의 두 번째 자책골을 허용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한국 축구 수비가 불안하다는 우려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전임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감독 시절 때도 수비 멤버는 매 경기 바뀌었고 내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8경기에서 10골이나 내줬다.

신태용(48)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 모두 0-0으로 비겨 두 경기 연속 무실점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러시아와 평가전서 ‘도루묵’이 됐다.

신태용호가 8일(한국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와 원정 평가전에서 2-4로 패했다. 이날 보기 드물게 한 경기 두 개의 자책골을 내준 수비수 김주영(29ㆍ허베이)은 완패의 ‘원흉’으로 지목돼 팬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물론 위치선정 등 김주영의 플레이에 아쉬움은 든다. 하지만 축구에서 자책골은 열심히 한 선수에게 가해지는 ‘신의 심술’이라는 말도 있다. 사력을 다해 상대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기에 선수들은 자책골을 넣은 동료를 비난하지 않는다.

러시아에 완패한 뒤 경기장을 빠져 나오는 선수들. 모스크바=연합뉴스
러시아에 완패한 뒤 경기장을 빠져 나오는 선수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날 신태용호 수비의 문제는 자책골이 아니라 조직력 붕괴였다. 특히 세트피스 수비가 낙제점이었다. 전반 43분과 후반 9분 실점 모두 코너킥 상황이었다. 첫 실점 때 상대 스트라이커 표도르 스몰로프(27ㆍ크라스노다르)는 수비 방해 없이 자유롭게 헤딩 슈팅을 때렸다. 네 번째 실점은 과연 대표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있었다. 정해성 전 대표팀 코치는 “대표 선수 정도라면 수비할 때 커버, 협력플레이가 기본인데 그런 기본적인 부분이 안 보였다”며 “선수들 사이에 믿음도 부족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신뢰는 경기장에서 손 맞대고 파이팅만 외친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 실점 직후 등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 진짜 신뢰로 다져진 팀인지 드러난다. 정 전 코치는 “실점 후 ‘억울하다’거나 ‘분하다’는 표정이 아니라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눈빛이 보이더라”고 쓴소리 했다. 과거 대표팀 주장이었던 박지성(36) 역시 본보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서로 존중할 때 신뢰가 생기고 기강이 잡히는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손흥민의 드리블 장면. 손흥민은 골을 넣지 못해 지난 해 10월 이후 1년 째 A매치 무득점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손흥민의 드리블 장면. 손흥민은 골을 넣지 못해 지난 해 10월 이후 1년 째 A매치 무득점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한국은 이날 공격수 권창훈(23ㆍ디종)이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고 손흥민(25ㆍ토트넘)도 지난 해 10월 이후 1년째 이어지고 있는 ‘A매치 무득점’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등 공격에서 희망적인 모습을 보였다. 0-4까지 끌려갔지만 포기하지 않고 경기 막판 권경원(25ㆍ톈진), 지동원(26ㆍ아우크스부르크)의 만회 골이 나온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속절없이 무너진 수비에 모든 것이 묻혔다.

한편 러시아와 평가전 전날인 6일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부회장과 전한진 국제팀장은 프랑스 칸에서 거스 히딩크(71ㆍ네덜란드) 전 대표팀 감독을 직접 만나 최근 불거진 논란을 정리했다.

축구협회는 기술자문 등의 역할을 부탁했지만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기간 다른 일을 맡아 불가능하다”고 거절하며 대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비공식적으로 돕겠다”고 답했다. 대표팀은 장소를 스위스로 옮겨 10일 오후 10시 30분 아프리카의 모로코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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