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생 1천명이 뜻 모아 '김활란 친일' 팻말 설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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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 1천명이 '의기투합'해 이 대학 초대 총장 김활란(1899∼1970)의 교내 동상 앞에 친일행적 알림 팻말을 설치한다.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은 학생 1천명으로부터 1천원씩 100만원을 모금했고, 이달 13일 김활란 동상 근처에 팻말을 세운다고 8일 밝혔다.
문구에는 김활란 총장의 친일행적과 기획단이 팻말을 세운 취지 등이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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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이화여대 학생 1천명이 '의기투합'해 이 대학 초대 총장 김활란(1899∼1970)의 교내 동상 앞에 친일행적 알림 팻말을 설치한다.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은 학생 1천명으로부터 1천원씩 100만원을 모금했고, 이달 13일 김활란 동상 근처에 팻말을 세운다고 8일 밝혔다.
김활란 이대 초대총장은 조선여자기독교청년회연합회(YWCA) 창설자이자, 한국 최초 여성 박사로 여성운동의 선구자로 꼽힌다.
그러나 그는 1936년 말부터 글과 강연을 통해 일제 학도병과 징용, 위안부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단은 역사교육학과 2학년 정어진(21)씨가 친일 인물의 동상이 학교에 세워진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단원을 모집해 올해 초 출범한 단체다.
정씨는 "학교 측은 '여성주의 운동 선구자'로 그를 소개하지만, 김활란이 숙청돼야 할 한국 친일인사 명단에 두 번째로 오른 점을 고려할 때 단순히 여성운동 선구자로만 표현하는 것은 매우 편파적"이라며 팻말 세우기를 추진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씨 등의 궁극적인 목표는 1970년대 설치된 것으로 전해지는 동상을 아예 철거하는 것이다.
기획단은 3월부터 7개월 동안 교내에서 모금활동을 벌였다. 기획단 소속 학생들은 매주 1∼2회 공강 시간을 활용해 학교 정문에서 캠페인을 벌인 것이다.
현수막과 피켓을 제작해 친일 알림 팻말을 세우겠다고 알린 7개월간의 노력은 지난달 11일 1천번째 학생이 서명과 함께 1천원을 내면서 결실을 봤다.
현재 기획단은 팻말 크기와 팻말에 쓰일 문구를 정하는 작업 중이다. 문구에는 김활란 총장의 친일행적과 기획단이 팻말을 세운 취지 등이 담길 예정이다. 팻말을 제작하는데 모금액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일부는 활동비로 쓸 방침이다.
정씨는 "전문가 의견도 받아 팻말 문구를 정할 것"이라며 "문구가 정해지면 학교에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팻말 설치를 통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팻말을 세운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현재는 (팻말과 관련해)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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