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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비상③] TV판 옥자? 넷플릭스가 가져올 변화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7-10-04 10:10 송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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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방송은 어떻게 변화할까. 전세계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콘텐츠를 앞세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 넷플릭스가 한국 방송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 개척인만큼 톱스타 캐스팅과 이미 검증된 미디어 메이커들을 기용, 공격적으로 그 기세를 늘리고 있다. 예능과 드라마는 방송사가 만들어 공급한다는 기존 방송 개념 자체가 변화한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공급 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을 본격화했다. 최초의 한국 버라이어티 쇼 ‘범인은 바로 너!’의 촬영이 지난 9월 27일 시작됐다. ‘런닝맨’, ‘패밀리가 떴다’ 등 히트 예능프로그램을 연출한 조효진, 장혁재 PD의 컴퍼니 상상과 넷플릭스가 손잡고 만드는 ‘범인은 바로 너!’는 넷플릭스를 통해 2018년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될 예정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을 총괄하는 에릭 바맥(Erik Barmack) 부사장은 “‘런닝맨’은 스토리텔링과 유머의 독창적 조합으로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우리의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컴퍼니 상상, 그리고 훌륭한 출연진과 멋진 작품을 함께 하게 되어 너무나 감격스럽습니다”라고 전했다.

‘범인은 바로 너!’에 앞서 드라마 제작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김성훈 감독과 ‘시그널’ 등을 쓴 김은희 작가의 ‘킹덤’, 천계영 작가 웹툰 원작의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등이 그 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2016.6.3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2016.6.3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넷플릭스가 만든 ‘옥자’는 한국은 물론 전세계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전했다. 투자, 제작, 배급으로 이어지는 고루한 영화 개봉 시스템을 뒤흔든 것이었다. 넷플릭스의 성장이 영화관(극장)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은, '옥자'를 상영 거부한 많은 극장들이 입증한다.

‘옥자’가 그랬듯, 한국의 방송시장에서 넷플릭스 표 드라마와 예능이 가져올 변화는 그야말로 ‘지각변동’이라 부를 만하다. 이미 드라마와 예능을 TV로 보지 않는 ‘모바일 시청세대’가 자리잡은 가운데,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자리잡고 독자적 콘텐츠를 공급한다면 이는 곧 소비자의 대거 이동을 가져올 것이다. 그에 따라 시청률의 무의미함과 방송 개념의 재정립 등은 부수적으로 논의해야 할 문제가 될 것이다.  
‘옥자’가 기존 한국영화의 흥행 기준인 ‘천만영화’가 되지 않아도 결코 실패작으로 부를 수 없는 이유는 ‘옥자’와 관련한 이 뜨거운 이슈가 곧 넷플릭스 홍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진출의 제1의 목적은 넷플릭스를 알리는 것이다. 더욱 많은 시청자들이 넷플릭스를 친숙하게 느끼고 자연스럽게 플레이하도록 만드는 것. 현재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이유다.

© News1 '좋아하면 울리는'
© News1 '좋아하면 울리는'

넷플릭스가 공식화한 프로그램의 라인업만 봐도 그렇다. ‘킹덤’은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시그널’을 쓴 김은희 작가가 글을 쓴다. 제작비는 8부작 규모에 200억원 대. 최소 16부작를 기준으로 하는 지상파 드라마와 비교했을 때, 아니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역대급’인 투자 규모와 더불어 콘텐츠 메이커들에게 넷플릭스는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보인다. 편성부터 방송 직전까지 방송사와 제작사 투자사 등 여러 이해관계 속에서 콘텐츠가 초기 기획 그대로 온전히 유지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 그러나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높은 투자금, 콘텐츠 우선 확보, 자유로운 분량 계획 등은 분명 매력적이다.

더불어 한국 콘텐츠의 중국 진출로가 막힌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확보한 200여 국가 서비스는 새로운 한류와 해외 수익에 목마른 한국 콘텐츠 회사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말 그대로 안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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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 이유로 톱스타들도 넷플릭스로 몰린다. 넷플릭스의 예능에는 유재석 이광수 등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예능인들이, ‘킹덤’에는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등이 승선했다.

한정된 인력을 두고 지상파, 종편, 케이블 TV가 경합을 하다 이제는 넷플릭스라는 공룡도 합세했다. 이에 따라 작가 감독은 물론 배우 방송인 등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tvN과 종편이 개국할 때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성공할지 실패할지 '첫 주자'로서의 부담감이 분명히 있지만, 높은 출연료, 해외 진출 등이 매력적이다. 넷플릭스 콘텐츠 제안이 들어온다면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i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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