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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과 류중일 공존'에 LG 미래 달렸다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17-10-04 06:00 송고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와 엘지 트윈스의 경기에 앞서 양상문 감독과 류중일 감독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2016.3.2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와 엘지 트윈스의 경기에 앞서 양상문 감독과 류중일 감독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2016.3.2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양상문 단장과 류중일 감독. 내년 시즌부터 LG 트윈스를 이끌 프런트와 현장의 조합이다. 이 둘의 공존 여부에 LG의 미래가 달렸다.

LG는 지난 3일 류중일 신임 감독 영입 사실과 함께 올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양상문 감독을 단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송구홍 단장은 2군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다.
LG로서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계약기간이 종료된 양상문 감독을 그대로 내치긴 부담스러웠을 터. 그런 양 감독에게는 단장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며 해법을 찾았다.

양 단장은 2014년 시즌 중 팀을 맡아 올 시즌까지 4시즌 동안 2차례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올 시즌은 거물 FA 차우찬을 영입하고도 6위에 그쳤지만 지난 업적을 무시하긴 어려웠다.

또한 양 단장이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재편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굳이 따지자면 양 단장은 성적을 내는 지도자라기보다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데 특화된 지도자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양 단장은 현장의 수장인 감독보다 프런트의 수장인 단장 역할이 더 잘 어울릴 수 있다. 단장은 장기적으로 팀 운영의 그림을 그려야 한다. 당장의 성적을 내는 데에는 감독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관건은 류중일 감독과의 공존 여부다. 단장과 감독은 힘을 모을 수도 있지만, 불협화음을 낼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감독 경험을 지닌 단장이라면 감독과 의견 충돌을 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

특수한 경우지만 올 시즌 한화 이글스도 박종훈 신임 단장이 김성근 전 감독과 여러 차례 잡음을 냈다. 결국 김 전 감독은 시즌 중 팀을 떠났고, 한화는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양 단장과 류 감독은 국가대표팀에서 자주 인연을 맺었다. 2009년 제2회 WBC에 나란히 코치로 참가했고, 2013년 제3회 WBC에는 류 감독이 사령탑으로, 양 단장이 코치로 임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두 인물은 선수 기용 스타일에 큰 차이를 보인다. 류 감독이 베테랑들을 중용하며 신구조화를 추구한다면, 양 단장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길 좋아한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한국으로 돌아와 은퇴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류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이승엽은 3일 있었던 은퇴식에서 류 감독의 불참을 크게 아쉬워했다. 그 정도로 둘의 관계는 끈끈하다.

이승엽 외에도 류 감독은 박한이, 진갑용 등 베테랑들로 팀 골격을 세웠다. 류 감독에게는 젊은 선수들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다는 혹평이 따라붙기도 했다.

반면 양 단장은 LG의 최고 스타 이병규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은퇴로 내몰았다는 평가로 LG 팬들의 원성을 크게 샀다. 이병규 외에도 LG 베테랑들은 '양상문 체제'에서 출전 기회가 크게 줄었다.

쉽게 표현해 양 단장은 세대교체에 특화된 '개혁파', 류중일 감독은 가진 전력을 안정적으로 꾸려 성적을 내는 '온건파'라 할 수 있다. 두 인물은 각자 다른 성향을 지녔다.

일단 LG는 야심차게 출범시킨 송구홍 단장 체제를 1년만에 접었다. 실패를 자인한 셈이다. LG의 다음 선택은 감독 출신 단장의 영입이었다.

점차 구단 운영에 있어서는 단장의 역할과 힘이 강해지고 있는 추세다. 감독은 구단의 운영 방침에 맞춰 현장을 이끌어나가는 역할에 집중하는 메이저리그식 시스템이다.

LG 역시 양상문 단장이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류중일 감독이 팀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성향이 다른 두 수장의 공존 여부가 LG의 2018시즌을 좌우할 핵심 키워드가 됐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와 엘지 트윈스의 경기에 앞서 양상문 감독과 류중일 감독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2016.3.2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와 엘지 트윈스의 경기에 앞서 양상문 감독과 류중일 감독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2016.3.2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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