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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간의 선수 생활을 마친다는 아쉬움과 동시에 오랫동안 그를 짓누른 스타로서의 무게감을 덜게 됐다는 홀가분함이 동시에 묻어났다.
이승엽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은퇴경기와 은퇴식을 치르고 선수로서의 생활을 마감했다.
은퇴식 내내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이승엽은 덕아웃에서 취재진을 만나면서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 이승엽은 인터뷰 내내 진심을 담아 “감사하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승엽은 “그동안 어머니라는 단어를 잊고 살았는데 어머니의 모습을 갑자기 보고 눈물이 쏟아졌다”며 “어머니는 아들을 뒷바라지 하다 정작 본인의 건강을 챙기지 못하셨다. 내가 더 잘했더라면 지금 이 모습도 직접 보실 수 있었을 텐데 너무 미안하고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국민타자’라는 수식어에 대한 중압감도 솔직하게 밝혔다.
이승엽은 “사실 정말 힘들었다. 유명인으로 사는 것이 행복하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두렵고 어깨를 짓누를 때도 있다”며 “‘국민’이라는 닉네임이 붙는다는 것이 행복하면서도 말과 행동에서 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국민’이라는 타이틀이 붙고 난 뒤 스스로 더욱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이게 마지막 함성, 마지막 응원가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뭉클했다. 언제 또 그런 함성을 받아보겠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말 야구를 통해 많은 것을 받았다. 은퇴식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일부터는 무직이 된다. 일단 내일은 좀 쉬고 싶다”며 “아이들 등하교도 더 자주 데려다 주고 좋은 아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