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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은퇴식, 마지막 키워드는 ‘축제’


입력 2017.10.03 20:38 수정 2017.10.03 20:3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넥센과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현역 마감

"한국 최고가 됐다, 죽을 때까지 야구인 살 것"

이승엽의 은퇴식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로 진행됐다. ⓒ 연합뉴스

국민타자 이승엽이 23년간 정들었던 현역 유니폼을 벗고 은퇴한다.

이승엽은 3일 대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넥센과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자신의 야구 인생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경기 전 라이온즈파크는 일찌감치 매진을 이뤘다. 바로 이승엽의 마지막을 보기 위해서였다. 좌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이승엽의 등번호 36번이 적힌 유니폼을 일제히 들고 응원을 시작했다.

경기에 앞서 주목을 받은 장면은 역시나 시구였다. 이승엽은 고민 끝에 은퇴식 시구자로 부인인 이송정 씨를 선택했다. 즐겁거나 힘들거나 언제 어디서든 곁에서 지켜준 부인이기 때문이다.

이송정 씨는 마운드 바로 앞에 위치, 힘차게 공을 던졌고 원바운드로 향한 공을 이승엽이 받아주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중요한 순간 언제나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던 이승엽답게 은퇴 경기 역시 존재감을 과시했다. 1회말 선제 투런홈런으로 라이온즈파크를 뜨겁게 달군 이승엽은 삼성이 2-1로 쫓긴 3회말 2사 상황서 2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이승엽은 볼카운트 1-0에서 상대 선발 한현희의 2구째를 받아쳐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통산 467호 홈런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3타점을 추가하며 자신이 보유한 역대 최다 타점 기록도 1498개로 늘렸다.

이승엽이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한 한 시즌 56홈런. ⓒ 연합뉴스

이승엽의 은퇴식은 선수의 등장곡 엄정화의 ‘페스티벌’처럼 축제였다. 좌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이승엽이 등장할 때 기립박수로 맞아주며 전설의 마지막을 지켜봤고, 경기 역시 양 팀 합쳐 19득점을 만들어내며 흥미진진하게 진행됐다.

올 시즌 삼성의 부진으로 많은 관중이 찾지 않아 썰렁했던 분위기와는 정반대였다. 이승엽이라는 선수 1명이 주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승엽은 프로 통산 626개의 홈런을 친, 한국야구가 낳은 최고의 스타다. KBO리그에서 467개, 일본에서 159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KBO리그로만 범위를 좁혀도 당분간 이승엽의 기록을 따라잡을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통산 홈런 역대 2위는 은퇴한 양준혁(351개)이며 올 시즌 후 현역 선수 중에서는 KIA 이범호의 308개 최다 기록으로 올라선다. 하지만 이범호의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할 때 이승엽을 따라잡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12위에 올라있는 SK 최정이 271개로 이승엽에 근접할 유일한 후보로 평가받는다. 물론 196개의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어 향후 5~6년간은 전성기인 지금의 기량을 유지해야한다는 조건을 필요로 한다.

이승엽은 은퇴식에서도 2개의 홈런을 추가했다. ⓒ 연합뉴스

이승엽은 경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서 “마지막이다 보니 야구장에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나한테는 심장이 하나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라며 “야구가 나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줬다. 다시는 안 한다는 생각을 하니 많이 아쉽다. 어제까지는 전혀 못 느꼈는데, 오늘 아침은 기분이 뒤숭숭하고 씁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승엽은 “야구는 내 인생이고 내 보물이다. 야구를 제외하면 내 이름을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을 것 같다. 꿈이 야구선수였고, 야구선수가 됐고, 한국 최고가 됐다”며 “야구를 통해 얻은 것이 너무 많다. 죽을 때까지 야구인으로 살 생각이다. 어떤 식으로든 삼성 라이온즈를 위해서, 대한민국 야구를 위해서 힘을 쏟겠다. 야구는 정말 내 사랑이다”라고 덧붙였다. 레전드다운 마지막 말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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