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야구 관계자는 LG가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양상문(56) 감독과 재계약하는 대신 류 전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내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G 구단은 3일 “류중일 감독과 만난 건 맞지만 최종 확정은 아니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한 스포츠 매체를 양 감독 대신 류 전 감독이 LG의 새 감독으로 부임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다른 매체는 양 감독이 사령탑 자리에서는 물러나지만 LG 신임 단장을 맡는다고 전했다.
1987년 삼성에 입단한 류 전 감독은 1999년까지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였다. 이후 지도자로 변신해 2011년 삼성 지휘봉을 잡은 뒤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을 일궈냈다.
류 전 감독은 2016년을 끝으로 삼성 사령탑에서 물러났으며, 올해는 삼성 구단 기술 자문으로 일했다. LG는 이날 롯데 자이언츠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양 감독은 2014년 시즌 도중인 5월 LG 감독으로 취임한 뒤 팀을 성공적으로 수습,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류 전 감독은 삼성에서 ‘시스템 야구’를 정착시켰다. 2011년부터 ‘삼성맨’이었던 류 전 감독은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강점을 토대로 프런트와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베테랑과 신예의 조화가 안성맞춤이었고 그 덕분에 프로야구에서 ‘삼성 왕조’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류 전 감독의 업적을 ‘선수빨’이라고 낮춰봤다. 류 전 감독 재임 당시 최형우(현 KIA), 이승엽, 박한이, 박선민(현 NC) 등 막강 타선이 불을 뿜었다. 여기에 일류기업 삼성이 재정적으로 든든히 받쳐줘 내부 육성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할 수 있었다.
삼성과 다른 환경의 LG에서도 류중일식 시스템 야구가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사진/류중일 전 감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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