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체감경기-상] 한낮에도 재래시장은 '떨이장사'로 파장 분위기

김현주 입력 2017. 10. 3. 11:02 수정 2017. 10. 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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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를 맞아 역대급 '황금 연휴'가 시작돼 내수 진작의 훈풍이 기대되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시장 상인들 "긴 연휴 매출에 찬물"실제 명절 대목이 예년 같지 않은 분위기는 재래시장에서 가장 먼저 느껴진다.

지난 2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재래시장에서 만난 생선가게 상인 A씨는 "올해는 작년 추석보다 매출이 30%가량 줄어든 것 같다"며 "특히 이번에는 추석이 길어 장사가 더 안 될 듯하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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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를 맞아 역대급 '황금 연휴'가 시작돼 내수 진작의 훈풍이 기대되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명절 대목을 맞았지만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은 탓이다.

길어진 연휴 탓에 해외 여행을 떠나는 수요는 늘어난 데 반해 소비자들이 선물에 쓰는 비용을 줄이는 등 내수 진작에 역행하는 경향도 엿보인다.

주로 농·수·축산물을 판매하는 재래시장 상인들은 긴 연휴가 되레 매출에 찬물을 끼얹은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 상인들 "긴 연휴 매출에 찬물"

실제 명절 대목이 예년 같지 않은 분위기는 재래시장에서 가장 먼저 느껴진다.

지난 2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재래시장에서 만난 생선가게 상인 A씨는 "올해는 작년 추석보다 매출이 30%가량 줄어든 것 같다"며 "특히 이번에는 추석이 길어 장사가 더 안 될 듯하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상인 B씨도 "올해 과일은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편"이라며 "(재래시장이)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보다 훨씬 저렴한데도 경기가 얼어붙어 소비자들이 돈을 안 쓰려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이날 시장 상인들은 비교적 이른 시간임에도 손님 1명이라도 더 붙잡으려고 이른바 '떨이장사'를 하고 있었다.

한켠에는 과일 선물세트를 진열해둔 점포들도 상당수 보였지만, 이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들은 드물었다.

곳곳에는 일찌감치 셔터를 내린 점포도 눈에 띄었다.

대추나 밤, 곶감 등 제사용품을 취급하는 상인들은 역대 최장 기간 연휴에 올해 대목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실제로 이날 제사용품 판매 점포가 몰려 있는 골목 앞만 유독 인파의 왕래가 거의 없었다.

제사용품 상인 C씨는 "최근 제사를 지내는 집이 줄어들면서 명절 대목도 예전 같지 않은데, 올해는 연휴까지 길어 장사하긴 그른 것 같다"며 "예전에 한창 장사가 잘될 때보다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점포의 상인 D씨도 "노년층 일부가 들릴 뿐 젊은이들이 재래시장을 찾지 않다 보니 활기를 띠지 않는다"며 "명절 대목이라 그런지 시장을 찾는 손님은 더러 있지만 막상 구입하는 이들은 드물다"고 전했다.

◆추석연휴 기간 110만명 이상 해외로 떠날 듯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후 올해 설의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7% 급감했다.

이번 추석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탁금지법 시행 후 두번째 명절인 데다 황금 연휴로 해외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 농·축·수산물에 집중하고 있는 재래시장의 매출은 더 급감할 전망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장 열흘에 달하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110만명 이상이 해외로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추석 연휴 기간 떠나는 해외여행 상품의 예약 건수는 지난해 추석 연휴의 2배 이상이다.

업계에서는 추석 연휴가 끝나면 최종 실적이 지난해보다 115%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백화점이나 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의 분위기는 재래시장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추석 연휴를 맞아 선물세트 예약판매가 급증했다는 전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추석 선물은 청탁금지법 시행과 소비침체 영향 등으로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5만원 미만 실속형 선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10만원 이상 고가 선물세트도 예년보다 많이 팔린다”고 귀띔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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