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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양상문 감독에게도 LG 사령탑은 결국 ‘독이 든 성배’였다. 양 감독은 3년간 2번이나 가을야구를 하고도 짐을 싸게 됐다. LG는 류중일 전 삼성 감독에게 새롭게 지휘봉을 맡길 예정이다
(본지 3일 단독보도).
양 감독은 2014년부터 LG를 맡아 2014년과 2015년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 치열한 5강 다툼 끝에 가을잔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결국 LG는 고심 끝에 양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되돌려 받았고 그 지휘봉을 류 감독에게 전달했다.
1990년 KBO리그에 합류한 LG(전신 MBC 청룡)는 28년 동안 11명의 감독을 맞이했다. 거의 2년에 한 번 사령탑이 바뀌었다.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은 2명 뿐이다. 그나마 2000년 이후에는 단 한 명도 없다. 199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백인천 초대 감독도 1991년 6위로 떨어지자 재계약에 실패했고 1994년 LG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광환 감독은 재계약 후 1996년 7월 팀이 7위로 부진하자 경질됐다. 1997년과 1998년 준우승 사령탑인 천보성 감독도 1999년 6위로 부진하자 경질됐다.
2000년대 들어 LG 감독 교체는 더 잦아졌다. 2000년 이광은 감독을 시작으로 김성근 감독, 이광환 감독, 이순철 감독, 김재박 감독, 박종훈 감독 등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동안 LG는 이른바 암흑기를 맞았다. 2012년부터 LG를 맡은 김기태 감독이 2013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끌었지만 2013년 4월 9위로 추락하며 자진사퇴했다. 이후 양 감독이 LG를 맡아 지금까지 왔다.
양 감독은 2000년대 들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LG는 팀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또 한번 결단을 내렸다. 그로 인해 LG 감독의 씁쓸한 잔혹사는 이어지게 됐다. 양 감독은 현장을 떠나 구단 프런트 고위직에서 팀의 미래를 설계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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