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다사다난했던 2017 메이저리그(MLB) 정규 시즌이 2일(이하 한국시간) 경기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30개 팀 중 가을 야구 잔치에 초대된 팀은 10개 팀이다. 전통의 강호부터 지난해 리그 꼴찌 팀의 포스트시즌 깜짝 진출까지 숱한 화제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 메이저리그의 한 시즌을 키워드로 돌아봤다.


▲ M = '꼴찌팀의 반란' 미네소타, 가을 야구 진출…박병호의 아쉬움


꼴찌팀의 반란이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머문 미네소타가 1년 만에 환골탈태하며 가을 야구 티켓을 손에 넣었다. 시즌 전적 85승 77패 승률 0.522로, 지난해보다 26승(59승 103패)을 더하며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국내 팬들에겐 미네소타의 활약이 아쉬울 따름이다. 박병호가 끝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트리플A에서 111경기 출전 타율 0.253 14홈런 60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723을 달성한 박병호는 시즌이 종료됐음에도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머물며 2018시즌을 준비한다. 박병호의 호쾌한 홈런 스윙을 다시금 볼 수 있을 기대해본다.


▲ N = 내셔널리그 지구 우승팀과 와일드카드전


내셔널리그도 5일 와일드 카드전을 시작으로 가을 야구에 돌입한다. 워싱턴(동부, 97승 65패), 컵스(중부, 92승 70패), 다저스(서부, 104승 58패)로 각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와일드카드는 콜로라도(선발 조나단 그레이)와 애리조나(선발 잭 그레인키)의 맞대결로 치른다.


이 경기의 승리 팀은 7일~13일까지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를 갖는다. 바로 옆에서는 워싱턴과 컵스의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대결이 펼쳐진다.


▲ P = 피츠버그 강정호, 재기를 꿈꾼다


지난 2년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국내 방송사에서도 거의 매일 경기를 중계해줄 정도로 관심사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피츠버그의 경기를 볼 기회가 극히 적었다. 아무래도 강정호(30)가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린 게 영향이 컸다.


가장 꽃피워야 할 시기에 논란으로 한해를 쉰 강정호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재기를 꿈꾼다. 피츠버그 측이 강정호의 복귀를 위해 아길라스 구단과 계약을 맺고 실전 감각을 키우기 위해 기회를 준 것. 어쩌면 강정호에겐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 R = "리스펙트" 13년 자이언츠맨 맷 케인 은퇴


"맷 케인은 매 순간 우리에게 최선을 다했다. 그는 믿을 수 없는 커리어를 가졌다. 나는 그와 함께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매디슨 범가너). 또 한 명의 자이언츠 영웅이 유니폼을 벗는다. 케인이 13년간의 자이언츠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했다.


케인은 1일 경기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21세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암흑기를 걷던 샌프란시스코에 혜성같이 등장하며 2010년, 2012년 팀의 월드시리즈를 이끌었다. 2012년 6월에는 메이저리그 통산 22번째로 퍼펙트 게임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2014년 부상으로 하락세를 걷다 결국 은퇴를 선언했지만 자이언츠 팬들에게 케인은 영원한 에이스로 남을 것이다.


▲ S = 세인트루이스 그리고 오승환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가을 야구에 실패했다. 시즌 막판까지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시즌 전적은 83승 79패. 승률 0.512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도 아쉬운 한해를 보냈다. 올 시즌 1승 6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한 채 시즌을 정리했다. 올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부터 강행군을 이어온 오승환은 리그 막판 방전되며 지난해 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곧 한국으로 돌아와 휴식과 진로를 구상한다.


▲ T =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 코리안 메이저리거 맏형으로서 책임감


텍사스 레인저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78승 84패)로 시즌을 정리했다. 올 시즌 텍사스에게는 불펜진의 붕괴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듯하다. 알렉스 클라우디오(11세이브)를 비롯해 맷 부시(10세이브) 등 총 6명의 투수가 세이브를 올렸다. 붙박이 마무리 투수가 없다 보니 경기 막판 중심을 잡지 못하며 20개가 넘는 블론 세이브의 불명예를 안았다. 불펜 투수의 보강과 마운드 개편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텍사스다.


비록 가을 야구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애드리안 벨트레는 메이저리그 통산 3000안타(역대 31번째) 고지를 밟았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맏형 추신수도 149경기에서 타율 0.261 22홈런 78타점으로 톱 타자로서 역할을 다했다. 100경기 이상 뛴 선수 중 가장 높은 출루율(0.357)을 찍으며 출루 머신다운 면모도 드러냈다.


▲ U = 유틸리티맨 디드로이트 앤드류 로마인


메이저리그 구단은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에 특별한 이벤트를 열곤 한다. 올해 일찌감치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디트로이트는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실시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 앤드류 로마인을 전 포지션에 기용한 것이다.


로마인은 1일 미네소타와 경기에서 7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중견수~우익수~유격수~투수~2루수~3루수~포수~1루수 순으로 9개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통산 5번째 기록이다. 1965년 오클랜드의 버트 캄파네리스와 1968년 미네소타의 세자르 토바, 2000년 텍사스의 스캇 쉘던과 디트로이트의 셰인 할터가 한 경기에서 모든 수비 포지션을 소화해냈다.


이렇게 또 한 시즌이 모두 정리됐다. 하지만 아쉬워하기엔 아직 이르다. 진정한 게임인 포스트시즌이 눈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와일드카드전~디비전시리즈~챔피언십 시리즈~월드시리즈까지 한 달 동안 펼쳐질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메이저리그 이야기가 야구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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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스포츠서울 DB, MLB.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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