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투 매트릭스]⑥ 유전자 만능주의? 게놈 산업의 그림자 '우생학'

허지윤 기자 입력 2017. 10. 2. 08:00 수정 2017. 10. 1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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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혁명이 인류를 ‘신세계(新世界)’로 안내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클라우드가 모든 산업의 근간을 뒤흔들고 5세대 통신이 현실과 가상현실(VR)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인간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도 진화를 거듭한다. 200억개가 넘는 사물의 연결, 급속한 클라우드화, 일상화된 인공지능, 가상화폐와 가상현실의 보편화 등이 특징인 고도의 정보화 사회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조선비즈 특별취재팀은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4차 산업 혁명이 이끄는 고도의 정보화 사회, 이른바 ‘매트릭스(matrix)’로 불리는 세계를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진화의 방향을 알면 우리의 대응 방법이 보이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미국국립보건원 제공

※ 이번 기사는 ‘로그인 투 매트릭스’ 시리즈의 6번째 연재 기사이며 제2부 ‘극단의 사회 분리'편의 두 번째 연재 기사다. 독자들이 이전 기사와 연결해 볼 수 있도록 숫자⑥을 붙였다.

<제2부 극단의 사회 분리>⑥ 유전자 만능주의? 게놈 산업의 그림자 ‘우생학’

코스닥에 등록된 유전자 분석 기업 마크로젠(038290)은 올 상반기 매출액 479억원을 기록했다. 1997년 창업 후 처음으로 올해 연간 매출 1000억원 돌파할 전망이다. 이 회사가 1년 만에 유전체(게놈·genome) 분석 역량을 2배 늘릴 수 있었던 비결은 지난 3월 미국 법인과 한국 본사에 미국 일루미나(Illumina)가 만든 유전체 분석 장비인 ‘노바식 6000’을 각각 설치한 덕분이다.

일루미나는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유전자 검사 비용 100달러(10만원 수준) 시대를 열겠다"며 기존 장비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가 5배 빠른 ‘노바식 6000’을 선보였다. 전 세계 유전체 검사 장비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일루미나의 시가총액은 33조원을 넘나든다.

제이 플래틀리 ‘일루미나’ 회장 / 김란희·조선DB

유전자 분석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유전자에 대한 맹신이 싹트고 있다. 유전자 만능주의가 인류를 유전학적으로 개량할 수 있다는 ‘우생학(優生學)’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생학은 나쁜 형질의 유전을 최소화하고 좋은 형질의 유전을 극대화해 인구의 질, 사회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개념으로, 제2차 세계 대전을 촉발한 독일 나치즘의 근간이 됐다. 전문가들은 유전학 연구자와 윤리학자의 대화, 국제 사회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 속도 내는 게놈 산업 … “미국·중국 대륙 간 군비 경쟁 방불케 해”

전 세계는 ‘게놈 산업’ 주도를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중 두 나라의 유전자 기술 경쟁은 군비 경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뜨겁다. 미국은 튼튼한 기초과학 성과를 바탕으로 민간 기업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세계 1위 유전체 장비 생산업체 일루미나는 지난해 자회사 ‘그레일(Grail)’을 설립, 혈액으로 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에도 도전하고 있다. 미국의 유전자 분석 서비스 기업 23앤미(23andme)는 유전자 검사 누적 고객 수는 2015년 6월 100만명, 2016년 1월 12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화이자, 로슈, 존슨앤존슨 등 다국적 제약사 10여 곳과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BGI

익명을 요구한 국내 유전자 분석 기업 대표는 “일루미나가 빠르게 세계 시장을 장악하면서 국내 기업의 알루미나 의존도도 심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견제와 방어 전략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도 게놈 산업 지원 의지가 크다. 지난 2015년 미국 정부는 백악관 연두교서를 통해 ‘정밀의학 이니셔티브(precision medicine initiative)’의 시작을 알렸다. 정부 예산 2억1500만달러를 투자하고, 향후 5년간 100만명 이상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맞춤 의학 등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BGI(베이징게놈연구소·Beijing Genomics Institute)’는 현재 일루미나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 분석 기업이다. 중국의 젊은 과학자들이 ‘유전체학을 통해 인류에 기여한다’는 비전으로 1999년 설립했다.

2014년 7월 중국 정부는 BGI의 BGISEQ-1000/100을 비침습적 산전 기형아 검사(NIPT) 서비스 전용 의료장비로 가장 먼저 승인했고, 현재 이 회사의 NIPT 서비스 누적 검체 수는 2016년 말 기준 170만명을 돌파했다.

미국 언론 매체 더뉴요커는 지난 2014년 유전자 기업(The gene factory)라는 주제로 BGI를 조명했다. 당시 기사에 실린 그림이다. / New yorker 제공

2016년 중국 정부도 이에 가세해 앞으로 15년간 12조원을 예산을 투자해 중국인 1억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데이터를 생산하고 확보하는 중국식 정밀의학 프로젝트에 나섰다. 중국 연구진은 인간 배아에 영구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태형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이사 겸 수석 연구원은 “중국의 게놈 비즈니스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보다 기술은 최소 3년은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규모도 비교가 안 될 만큼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2015년 8월 중국 유전상담 위원회는 상하이푸단대학병원과 함께 5년 안에 10만명의 신생아 유전체 검사와 함께 최대 규모의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김태형 이사는 “중국은 매년 90만명의 유전질환을 가진 아기들이 태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몇 개 병원들만 연계하면 유전질환 10만명의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도 금방 구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75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생물학자 데이비드 볼티모어 (David Baltimore)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전 총장이 2015년 12월 워싱턴에서 열린 인간 유전자 편집을 논의하는 국제 회의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의에는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 , 의학 연구소, 중국 과학 아카데미, 런던 왕립 학회가 소집됐다. / nytimes 제공

그는 “중국 정부가 게놈 산업을 국가 산업으로 키워가고 있고, 연소득 6000만원 이상인 중산층 인구만 1억명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개인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며 “중국이 이러한 유전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개인 게놈 서비스 생산 능력 및 소비 시장을 가진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싯다르타 무케르지(Siddhartha Mukherjee) 미국 컬럼비아대 의과대학 교수는 “인간 배아의 유전체를 바꾸려는 욕망은 대륙 간 군비 경쟁으로 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유전자 산업 ‘우생학의 그림자’…슈퍼 휴먼 vs 자연 인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DNA 검사 및 상담 서비스 회사 카운실(Counsyl)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받는 사람 대다수가 임신을 계획 중인 부부들이다. 이 회사는 부부들이 미래 자녀의 다운증후군 가능성을 비롯해 100여개의 유전질환 노출 위험도를 예측, 예방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 유방암, 난소암 등 암 발병 위험성을 예측하는 유전자 검사 및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상인의 난자(왼쪽)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효소가 녹은 수용액과 정자를 함께 주입하는 모습. / 미국 OHSU 제공

카운실에 따르면, 전체 고객 가운데 약 2.1%의 부부는 같은 유전질환 보인자다. 이 경우, 자녀가 유전 질환을 갖고 태어날 확률이 4분의 1에 달한다. 하지만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통해 위험 가능성을 인지하게 되면 ‘인공 수정’으로 정상 배아를 골라 건강한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 이런 서비스는 윤리적 논란이 비교적 덜한 편이다. 인간 배아의 유전자 자체를 ‘편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중국 광저우 중산대학교 황준쥬 연구진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한 인간 배아 실험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한 첫 인간 배아 실험이었다.

중국 연구진은 IVF 클리닉에서 얻은 인간 배아 86개에 유전자 가위 기술을 써 혈액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교정하려는 시도를 했다. 살아남은 배아 71개 가운데 54개를 검사했고, 4개만이 교정된 유전자가 들어 있었다. 검사한 배아 가운데 3분의 1은 다른 유전자들에 의도하지 않은 돌연변이가 도입됐다. 그 중에는 정상적인 발달과 생존에 필수적인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것도 있었다.

인간 배아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최초로 적용한 이 사례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당시 네이처, 셀, 사이언스 등 일류 과학 저널들은 안전과 윤리기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그 결과를 싣지 않겠다고 했다.

카운실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통해 미래 자녀의 다운증후군 가능성 등 100여개의 유전질환 발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 counsyl 홈페이지 제공

미국 일각에서는 “인간 유전체공학에 내려진 금지 조치들을 해제하고 아시아에 맞서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서구에서도 당장 실험에 나서야한다”는 촉구가 쏟아졌다. 한 미국 저술가는 “우리가 안 하면, 중국이 할 것이다”라고 평했다.

중국 연구진의 첫 시도는 과학계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결국 중단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영국 등이 연구 목적에 한해 인간 배아 유전자 편집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3일, 국제 저명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서울대 화학부 교수)과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 공동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로 인간 배아에서 유전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만 골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연구진은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비후성 심근증’의 원인 유전자를 배아 단계에서 제거했다. 만약 유전자 편집 후 그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켜 출산했다면 유전자가 교정된 아기가 탄생했을 수도 있다. 물론 연구진은 질병 유전자가 정상 유전자로 교정된 걸 확인한 뒤 수정란을 폐기했기 때문에 유전자가 바뀐 아기가 실제로 탄생하지는 않았다.

조선 DB

이번 연구에서 인간 수정란을 다루는 실험은 법적으로 허용된 미국에서 진행됐다. 한국 연구진은 핵심 기술인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제공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고 주요 과학자들의 연구 역량이 강화하고 있다며 이 연구 결과에 대한 과학계의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생명공학의 윤리 문제에 대한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유전체 연구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인간복제, 강화, 맞춤아기(designer baby)에 대한 도전과 욕구는 ‘민간화된’ 또는 ‘자유시장의’ 우생학”이라고 주장한다.

유전공학 옹호자들은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유전학적 선택은 우생학과 다르다”고 응수하면서 “자유롭게 결정한 유전학적 선택에는 우생학 정책이 비판받는 원인인 ‘강제성’이 배제돼 있다”고 강조한다.

책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생명 공학에 대한 윤리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인물이다.

이미지=Before It's News 제공

그는 자신의 저서 ‘완벽에 대한 반론(The case against perfection)’에서 “우생학의 그림자는 생명공학과의 강화를 둘러싼 오늘날의 논쟁에도 드리워져 있다”면서 “목적이 인류생식 질(質)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든, 소비자의 기호에 부응하는 것이든, 아이를 계획적인 설계의 결과물로 만드는 몇몇 사례는 모두 ‘우생학적 시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2035 미래기술 미래사회’를 쓴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은 ‘“유전자 치료는 의료기술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며 “우리가 질병을 치유하는 유전자를 제공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은 우리가 치료 이외의 목적에도 유전자를 제공하는 능력을 갖게 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2030년대에 설계대로 만들어진 주문형 아기가 출현하면 유전자가 보강된 슈퍼인간과 그렇지 못한 자연인간으로 사회 계층이 양극화된다”면서 “슈퍼인간은 자연인간과의 생존 경쟁에서 승리해 그 자손을 퍼뜨려 결국 현생 인류와 유전적으로 다른 새로운 종, 곧 ‘포스트 휴먼’이 출현한다”고 설명했다.

◆ ‘포스트 휴먼’ 시대의 출현…윤리 논란·과학 연구에 대한 국제적 합의와 협력 필요

조선닷컴 DB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최근 기술의 발달로 태아 상태에서 유전질환 여부를 부모가 알 수 있는데, 유전자 교정 치료 필요성을 느끼는 부모 입장을 봤을 때 연구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해외 선진국처럼 한국에서도 유전자 가위 기술 연구에 대한 규제를 풀고 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다른 나라가 주도권을 가진 뒤에 뒤따라가는 것은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과학자들은 연구 활동에 발목을 잡는 국내 법과 제도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학자들의 연구 역량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보수적인 국내 법과 규제에 따라 연구와 임상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생명윤리법의 유전자 치료 치료 및 연구에 관한 1항에 따르면, ‘유전질환,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그밖에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장애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질병의 치료를 위한 연구’, ‘현재 이용 가능한 치료법이 없거나 유전자치료의 효과가 다른 치료법과 비교하여 현저히 우수할 것으로 예측되는 치료를 위한 연구’ 모두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인체 내에서 유전적 변이를 일으키는 일련의 행위에 해당하는 유전자 치료 연구를 할 수 있다.

2항은 유전물질 또는 유전물질이 도입된 세포를 인체로 전달하는 일련의 행위에 해당하는 유전자치료에 관한 연구는 위의 두 경우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3항은 유전자치료는 배아, 난자, 정자 및 태아에 대해 시행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반면 영국에서는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작년 2월 인간 배아에 대한 유전체 교정 연구를 허용했다. 중국은 특별한 규제 없이 인간배아 유전체 교정 연구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일본도 최근 인간 배아에 대한 유전체 교정 불허 입장을 바꿔 기초연구에 한해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다만, 김진수 단장도 “연구자와 생명윤리학자들의 소통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유전자 가위도 유전병을 가진 부모가 건강한 2세를 낳는 데에만 쓸 수 있도록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유전자 검사 서비스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많은 영화나 소설들이 게놈 기술의 발전으로 오히려 생명 윤리와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암울한 미래를 그리고 있는데, 이는 지나친 우려일 수 있다”고면서 “어떤 기술이나 도구든 좋은 방향과 나쁜 방향이 존재하고, 결국 원천 봉쇄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와 기업이 좋은 방향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 대표는 국내 규제 탓에 미국 등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준비해왔다.

그는 “분명한 것은 그동안 모든 하이테크는 대중화의 길을 걸었고, 게놈 산업도 데이터 기반 산업이므로 대중화의 길을 갈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민섭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대표는 “개인 유전체 분석 사업은 빅데이터 정보 사업의 핵심”이라며 “2025년이 되면 유전자 정보는 트위터나 유튜브의 데이터보다 훨씬 더 많은 자료가 축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돌프 재니시 MIT 생물학자는 “사람들이 인간에게 유전자 편집을 시도하리라는 것은 아주 명확하다”며 “우리는 이런 식으로 인간을 강화하고 싶은지 아닌지, 어떤 원칙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 미국 국립 의학 아카데미, 영국 왕립 과학 협회, 중국 과학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20개국 500여 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국제 인간유전자 교정 정상회담'에서는 "생식을 목적으로 하는 인간배아의 조작 연구는 자제하는 것이 좋지만, 유전자 교정 연구를 당장 중단하지는 말자"는 합의안이 도출됐다.

유전자 맹신주의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분명 유전자는 중요하지만 개인의 의지,양육 환경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식이요법 개선과 운동 등으로 몸의 생화학을 바꿀 수 있다는 게 의학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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