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니까 설거지해라"..가족 내 성차별 가장 심해

남형도 기자 2017. 10. 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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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관계에서 남녀 간 성차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집안일이 여성에게만 돌아가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추석 등 명절 때는 더욱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여성민우회가 28일 여성 12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성차별 사례 4563건을 살펴본 결과 '가족관계(23%·1092건)'에서 성차별이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관계 성차별 사례 중에서는 가사·돌봄노동 강요가 379건(34%)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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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민우회, 성차별 사례 조사 결과 1위(23%)가 가족관계(1092건)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직장인 A씨는 남편과 맞벌이를 하고 있다. 함께 돈을 벌지만 집에 먼저 와서 아이들을 챙기고 살림을 하는 것은 늘 A씨의 몫. A씨의 남편은 "당신 할 도리는 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해라"라며 아내와 엄마의 역할만 강조하곤 한다. A씨는 "내가 하는 일은 '노는 것'으로 취급 당했다"며 "남편과 싸웠는데 '너도 나만큼 벌어와라'라고 했다"고 말했다.

#B씨는 엄마에게 최근 혼났다. B씨의 남동생이 혼자 밥을 차려먹었는데 "누나가 좀 차려주지 뭐했냐"고 핀잔을 들은 것. B씨는 여태껏 설거지를 남동생이 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B씨는 "여성만 왜 가사일을 도맡아야 되느냐"고 반문했다.

가족 관계에서 남녀 간 성차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집안일이 여성에게만 돌아가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추석 등 명절 때는 더욱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귀가가 늦으면 "여자가 늦게 다닌다"고 통금 시간을 두는 등도 주요 성차별 사례로 꼽혔다.

한국여성민우회가 28일 여성 12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성차별 사례 4563건을 살펴본 결과 '가족관계(23%·1092건)'에서 성차별이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관계 성차별 사례 중에서는 가사·돌봄노동 강요가 379건(34%)으로 가장 많았다.

여성들이 언급한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B씨는 "자기 집이든 남의 집이든 여성은 부엌을 서성이며 '제가 도와 드릴 일은 없나요?'라고 하고 남성들은 거실 쇼파 등에 편하게 앉아 TV를 보거나 잡담을 나눈다"고 말했다. C씨는 "엄마가 아팠는데 밥을 차리고 나서야 침대에 누웠고, 집안 남성들은 밤9시가 넘어 돌아온 내게 설거지를 시켰다"고 말했다. D씨는 "오빠가 집에 있을 때 내가 밖에 있으면 밥을 챙기러 만사 제치고 귀가해야 했다"고 말했다.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 때도 이 같은 성차별이 여전하다는 응답도 다수였다. E씨는 "명절 때 시어머니가 과일을 가져오셔서 자연스럽게 내 앞에 놓으시길래 '손 다칠까봐 무서워서 못 깎겠다. 칼은 남편이 잘 쓴다'고 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시어머니가 직접 깎으셨다"고 말했다.

집안일 다음으로는 '통금과 규제(191건·17%)'가 꼽혔다. F씨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이 범죄를 당한 것을 두고 부모님이 '여성이 짧은 치마를 입고 늦은 시간에 돌아다녀 범죄를 당했다'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G씨는 "평소 아빠가 '여성은 조신해야 하고, 늦게까지 놀면 안된다'며 밤 9시까지 들어오라고 오빠에게는 없는 통금 시간을 정했다"고 말했다.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과 외모지적(180건·16.4%)도 다수였다. H씨는 "방청소를 조금 미뤘더니 '여자 방 꼴이 뭐냐. 어느 남자가 데려가겠느냐'고 했다"고 했고, G씨는 "딸은 애교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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