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엔 건강 생각한 약선음식 차려보세요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2017. 10.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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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명절 음식

송편, 식혜, 쌀밥, 강정 같은 추석 차례 음식은 생각만으로도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이런 음식은 많이 먹으면 안 된다. 고칼로리 음식이기 때문이다. 올해 고향에 가면 약선(藥膳)음식으로 차례상을 차려보자. 노부모의 원기 보양을 돕고, 먹기 부담스러운 고칼로리 명절 음식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약선 명절음식의 효과와 조리법을 알아봤다.

藥이 되는 음식

약선음식은 ‘약(藥)’과 ‘음식(膳)’을 결합한 말이다. 음식으로 약의 효과를 기대한다는 의미다. 한방은 전통적으로 약과 음식의 근본이 같기 때문에 음식을 약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봐왔다. 음식이 몸에 좋거나 도움된다면 한약재가 들어가지 않아도 약선음식이다.

약선요리가 이론으로 정립된 것은 중국 진나라에서 당나라에 이르는 시대다. 의학서적인 《주후비급방》에서는 배즙으로 기침을 치료하고, 돼지 이자로 당뇨병을 치료하는 등 식품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서술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한의학서인 《동의보감》에서도 약선음식을 다룬다. ‘검은콩을 삶을 때 소금을 넣으면 몸을 보호할 수 있다’고 기록돼 있다.

약선음식은 한약보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만, 장기간 섭취하면 더 많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또 삼계탕 같은 약선음식은 한 번만 먹어도 기운이 회복돼 한약을 한 번 먹은 것 이상의 효과를 낸다.

체질·몸 상태에 맞는 약재를 쓸 때 효과가 커지므로, 한의사와 상담해 적절한 재료를 쓰면 더 좋다. 한 가지 재료만 쓰기보다 비슷한 건강 효과를 내는 재료를 3개월 간격으로 바꿔가며 쓰도록 하자. 재료를 바꿔가며 사용하면 각 재료가 가진 한의학적 부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체질·신체 상태에 반하는 약선음식을 먹어도 크게 해 되지는 않는다. 약선음식은 음식일 뿐, 약은 아니기 때문이다.

건강 상태별 추천 약선음식

건강 상태별 추천하는 약선 재료가 따로 있다. 이 재료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은 다음과 같다.

고혈압, 당뇨병

부모님이 고혈압·당뇨병·동맥경화증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마(麻)·복령(茯笭)·생지황(生地黃)을 귀성길에 챙겨 가자. 치자, 황련, 황금, 산수유, 연자육도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먹으면 좋다.

| 산약 갈비찜 | 마는 ‘산약(山藥)’으로 불린다. 산약은 고혈압·당뇨병·비만 등에 효과가 있으며, 항노화 작용도 한다. 마의 끈적한 성분은 장내 유해균을 없애고 소화를 촉진해, 운동은 하지 않고 과식하기 쉬운 명절 고향집에서 장 건강을 지켜준다. 갈비찜의 갈비가 다 익을 때쯤 껍질 벗긴 마를 넣고 더 익히면 된다.

| 복령 녹두전 | 복령은 혈당수치를 내리고 면역기능을 강화해준다. 노폐물 해독 효능이 있는 녹두로 전을 부치면 복령과 잘 어울려 혈관 노폐물을 빨리 제거시킨다. 복령은 심장 수축력을 강화시키며, 면역증강·항암·위장관 이완·궤양 예방 효과도 있다. 복령가루를 풀어둔 물과 녹두를 함께 갈아 전을 부치면 된다.

| 생지황 백김치 | 차례상에 올리는 백김치에는 생지황 국물을 쓰면 좋다. 생지황은 혈관에 쌓인 노폐물을 없애고,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해 만성질환에 좋다. 생지황은 찬 성질을 가진 약재로 우리 몸의 비정상적인 열을 내리고 뭉친 피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으며, 노화를 예방한다. 생지황을 넣고 끓인 물에 젓갈과 소금 간을 한 뒤 김칫국물로 쓰면 된다.

만성소화불량

노부모님이 소화기능이 약해져 자주 체하거나 속이 더부룩하다면, 백출(白朮)·진피(陳皮)가 좋다. 백편두, 지실, 창출, 후박 등도 소화를 돕는다.

| 백출 고사리나물 | 백출은 성질이 따뜻하고 비위를 튼튼하게 해주며, 복부팽만·설사·변비 증상을 완화시킨다. 고사리 볶을 때 백출을 삶아서 함께 넣으면 된다.

| 진피차 | 진피는 소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차례를 지내고 명절 음식을 배불리 먹고 나면 커피 대신 진피차를 끓여 드리자. 진피에는 어지간한 과육보다 많은 양의 비타민C가 들어 있어 감기 예방에도 좋다.

관절염

관절질환으로 고생하는 노부모에겐 두충(杜仲)이 좋다. 우슬·오가피·방풍·해동피도 관절염에 좋다.

| 두충 도라지나물 | 두충은 나이 들어 가면서 근육이 말라붙고 허리와 무릎의 힘이 없어질 때 쓰는 한약 처방에 빠지지 않는 약재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두충은 신장이 허해 허리와 등뼈가 조여들고 아프거나, 다리가 시들면서 아픈 것을 낫게 한다. 동시에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한다. 양념한 도라지를 볶다가 두충 우려낸 물을 넣어주면 된다. 두충은 두충나무의 껍질만 쓴다. 껍질 안쪽은 약효가 없다.

기관지질환

부모님이 기침·감기를 달고 살면 더덕과 삼백초(三白草)가 제격이다.

| 삼백초 더덕조림 | 더덕은 폐의 기능을 강화시켜 기관지에 좋고, 항균성이 있어 계절성 감기를 예방한다. 삼백초와 함께 먹으면 체내 독성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기관지 건강을 배가시킨다. 삼백초(三白草)를 깨끗이 씻어 중불에서 10분 정도 끓인 후 체에 거른 물로 요리한다. 이외에, 곽향·생강·갈근·맥문동으로 차를 끓여도 도움이 된다.

기억력 감퇴, 불면증

구기자(枸杞子), 하수오(何首烏)가 노부모의 기억력 회복과 불면증 개선에 도움을 준다. 인삼·당귀·향부자도 효과가 있다.

| 구기자 약과 | 구기자는 정신을 안정시키고 기억력을 증진시킨다. 단백질, 지방과 함께 다양한 미네럴 성분이 들어 있어 강장제로도 쓴다. 약과를 빚기 위해 밀가루 반죽을 할 때 구기자가루를 섞으면 된다.

| 하수오 송편 | 하수오는 건망증 개선 효과가 있다. 불면증도 다스린다. 하수오를 쪄서 말린 후 갈아서 송편 반죽에 함께 섞으면 된다. 하수오는 고혈압·지방간·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의 예방 효과도 있다.

기력 약화

특별한 질병은 없지만 몸이 허한 노부모님에겐 당귀(當歸)와 용안육(龍眼肉)으로 보양해드리면 좋다.

| 당귀 토란탕 | 당귀는 피가 부족할 때 혈을 보하고 피를 원활히 순환하게 해줘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한다. 맹물 대신 당귀 끓인 물로 토란탕을 끓이면 된다.

| 용안육 약식 | 용안육은 심장을 보(補)하고, 혈액을 증가시켜 영양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며, 정신 안정과 기억력 증강에도 도움이 된다. 약식을 만들 때 흑설탕 대신, 용안육을 삶아서 우려낸 물을 쓴다.

전 부칠 땐 메밀가루 쓰세요

전은 명절 음식에 빠뜨릴 수 없는 메뉴다. 밀가루 대신 메밀가루, 산약가루, 연근가루로 전을 부치면 좋다. 메밀은 루틴 함량이 많아 혈관벽 저항력을 향상시키고, 산약은 온몸의 기를 원활하게 하며, 연근은 설사를 멎게 하는 등 소화기를 보호한다. 밀가루를 안 쓰면 글루텐이 부족해 부침옷이 잘 엉기지 않는다. 달걀을 함께 쓰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복령이나 녹두로 전을 부쳐도 좋다. 복령은 혈당 수치를 내리고 면역기능을 강화해준다. 항암 및 궤양 예방 효과도 있다. 녹두는 노폐물 해독 효능이 있어 혈관의 노폐물을 빨리 제거시킨다. 복령가루 풀어둔 물과 녹두를 함께 갈아서 전을 부치면 된다.

약선음식 조리 시 주의사항 3

1 세 가지 넘는 약재 한 번에 쓰지 말아야

약선 명절상을 제대로 차리는 요령은 따로 있다. 약선음식할 때는 3가지 넘는 약재를 함께 쓰지 말아야 한다. 재료를 너무 많이 넣으면 궁합이 맞지 않아 효과가 떨어지고, 체내에서 제대로 흡수되지 않을 수 있다.

함께 쓰면 좋지 않은 재료는 숙지황과 무, 하수오와 무·대파·돼지고기, 산사와 인삼·서양삼·만삼이 대표적이다. 특히 숙지황·하수오를 무와 같이 쓰면 오히려 몸에 독이 된다. 감초와 복어, 대추와 해파리, 대추와 메기도 함께 쓸 때 약효가 떨어지거나 오히려 해가 되기 때문에 함께 쓰지 않는다.

2 금속 그릇 대신 사기 그릇을

약선음식을 하거나 담을 때는 금속 그릇 대신 사기 그릇이나 항아리를 이용하는 게 낫다. 특히 생지황·숙지황이 들어간 음식을 할 때는 쇠나 동으로 만든 그릇에 닿지 않아야 한다. 이런 그릇에 닿으면 음식이 상하면서 약효가 떨어진다. 일부 약재는 효능에 따라 조리법이 다른데, 치자는 위장의 열독과 고혈압을 다스리는 데 모두 쓴다. 특히 고혈압에 쓸 때는 볶아서 조리해야 효과가 크다.

3 햇빛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

약선음식 재료는 쉽게 살 수 있다. 경동시장 같은 한약재 시장은 물론, 재래시장·대형마트·백화점·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많이 판다. 보관도 어렵지 않다. 대개 마른 약재이기 때문에 햇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된다. 단, 구기자·인삼은 5℃ 이하의 저온에 저장한다. 약재는 3년 이상 보관하면 효능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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