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대명주라는 이강주 냄새·맛·청량감까지 감탄

취화선 2017. 9. 3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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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를 먹고 좋았던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조 명인은 홈페이지에 "(이강주는) 오래 둘수록 맛이 둥글어진다. 숙취 해소에 좋은 배와 생강이 들어가 마신 후에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 전통주 중에 유일하게 울금을 사용한다. 울금은 숙취를 완화한다"고 적었다.

조선상식문답에서 이강주와 함께 3대 명주로 언급된 죽력고와 감홍로는 아직 맛보지 못했다.

이강주가 참 맛있어서 나머지 둘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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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도수 25도짜리 이강주 700㎖는 청자를 모방한 술병에 들어있다. 사진으로 보면 꽤 그럴싸 해보이지만 실물로 보면 약간 저렴한 티가 난다. 술맛을 좌우하는 요인은 아니지만 좀 더 매력적으로 패키징을 하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26] 전통주를 먹고 좋았던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저마다 내로라하는 전통주들이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적이 더 많았다. 이강주는 달랐다. 냄새부터 좋았다. 맛도 훌륭했다.

이강주는 감홍로, 죽력고와 함께 '조선시대 3대 명주'로 꼽힌다. 육당 최남선이 저서 '조선상식문답'에서 전주의 이강고(이강주), 정읍의 죽력고, 평양의 감홍로를 3대 명주라고 칭한 데서 유래됐다.

여러 전문가가 객관적으로 품평해서 정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선시대 3대 명주라니 괜히 그 맛이 궁금해졌다. 전통주에 실망했던 적이 적지 않아서 이강주를 손에 든 채로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계산대로 향했다.

첫 잔에 걱정이 다 사라졌다. 너무 맛있었다. 이강주는 옅은 노란색을 띠었다. 언뜻 보면 투명하다고 착각할 정도였다. 달착지근한 냄새가 풍겼다. 처음에는 신선한 과일맛이, 이어 달달한 맛이 났다. 살짝 알코올의 존재감이 드러났으나 부드럽게 넘어갔다. 여러 맛이 조화를 이뤘다. 딱 좋을 만큼만 달았다. 너무 달면 입에 물려서 술맛이 떨어진다. 다 마신 뒤에는 마치 이슬을 삼킨 듯 청량함이 남았다.

이강주는 증류와 숙성의 단계를 거친다. 증류한 소주에 배, 생강, 울금, 계피를 넣어 우려낸다. 마지막에 꿀을 더해 맛을 완성한다.

이강주는 알코올 도수 25도다. 약한 술이 아니다. 맛이 좋고 목넘김이 좋아서 먹을 때에는 도무지 25도 같지가 않다. 조심해야 한다. 술술 넘어간다고 막 들이켰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무형문화재 조정형 명인이 만든다. 조 명인은 홈페이지에 "(이강주는) 오래 둘수록 맛이 둥글어진다. 숙취 해소에 좋은 배와 생강이 들어가 마신 후에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 전통주 중에 유일하게 울금을 사용한다. 울금은 숙취를 완화한다"고 적었다.

조 명인이 강조한 좋은 원료가 얼마나 들어갔는지는 모른다. 어디에도 몇 g이 들어갔다는 설명이 없다. 사실 크게 관심도 없다. 맛이 뛰어나므로 족하다.

한 대형마트에서 이강주 700㎖짜리 한 병을 2만6000원에 샀다. 유통망이 넓지 않고 생산량도 많지 않아 아무데서나 쉽게 살 수는 없다. 꽤 번듯한 대형마트 주류 상점에 가서 죽력고나 감홍로가 없느냐고 묻자 점원은 "찾는 분이 많지 않아서 들여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독주를 못하는 사람을 겨냥한 알코올 도수 19도 이강주도 있다. 먹기는 편안하지만 풍미는 오리지널만 못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375㎖ 한 병에 약 5000원. /사진=홈페이지 캡처
알코올 도수 25도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19도로 도수를 낮춘 이강주도 판매한다. 알코올 도수 38도짜리 고급 이강주도 있다. 19도, 38도 이강주는 마셔보지 못했다. 25도가 정통이다.

조선상식문답에서 이강주와 함께 3대 명주로 언급된 죽력고와 감홍로는 아직 맛보지 못했다. 이강주가 참 맛있어서 나머지 둘도 기대가 된다. 이른 시일 안에 감홍로와 죽력고를 맛보고 소개해드릴 생각이다.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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