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MB 국정원 盧 '코알라 합성'·'논두렁 명품 시계' 직접 작업..심리학자 자문까지 받아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2017. 9. 29. 17: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에 그를 비하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동원해 ‘코알라 합성 사진’을 조작, 유포시켰다는 국정원 내부 증언이 나왔다.

전 국정원 서버관계자는 28일 종편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직적 음해 공작은 서거 후에도 진행됐다고 밝혔다.

증언을 한 전 국정원 심리전단 관계자는 “모욕을 주는 3단계 방법이라는 심리학 이론을 응용했다”며 “1단계 ‘권위 훼손하기’, 2단계 ‘주위에 있는 사람이 떠나가게 만들기’, 마지막 3단계 ‘고립시키기’”라고 밝혔다.

JTBC 방송화면 캡처

그는 극우사이트 일베가 조지적으로 유포한 ‘노 전 대통령 영정과 코알라’ 합성사진을 만든 것도 국정원 작품으로, 심리학자가 자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심리학자는 “다들 어릴 때 사진에 낙서하지 않는가, 낄낄거리지 않는가, 영장 사진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방법이 뭔지 아는가, 요즘은 합성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고 국정원 전 직원은 증언했다.

‘(국정원 직원들에게)강연을 한 적은 있다’ 심리학자의 해명에 전 심리전단 관계자는 “얼굴 보고 대면하자고 하라, 내가 거짓말 할 이유가 뭐가 있는가”라며 “북한이나 적한테 할 행동을 국민한테 하는 게 너무 화가 많이 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사진과 코알라 사진을 합성한 것도 심리학자가 자문한 것이라고 했다.

JTBC 방송화면 캡처

그는 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공작과 관련해 사적 네트워크를 활용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사적으로 접근해서 ‘저 사람 쓰면 안돼’ 이러면서 부탁하고 그런 게 바로 ‘사적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

또 “갑자기 발령 날 거라고 승진할 거라고 얘기해놓고 ‘한번 얼굴 보자. 밥이나 한번 먹자’ 불러내서 그때 얘기하는 것이다, 제안을 밀어넣고 ‘이렇게 해라’고 했다”며 “거부하면 승진 안 되고 계속 물 먹는 것”이라고 했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자유한국당과 극우보수 세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격해 온 근거인 ‘논두렁 명품시계’에 대한 조작도 전했다.

이 증언자는 “논두렁 시계 아시죠? 그것도 국정원에서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단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 심리전담팀이 어떻게 하면 더 치명적으로 갈 수 있을지 수십 개의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며, 사람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되는 ‘논두렁 명품시계’라는 단어를 사용해 서민 이미지의 대통령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고 증언했다.

고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대표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대검 중수부에 소환됐고, 얼마 후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서 ‘권양숙 여사가 1억 원짜리 명품시계 두 개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왔다.

당시 노 전 대통령 측은 그런 진술을 하지 않았다며 강력 부인했고 중수부도 뒤늦게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이 과정에 노 전 대통령은 치명적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노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한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수부장은 2015년 2월 언론 인터뷰에서 “명품시계 논두렁 보도 등은 국정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며 “국정원이 말을 만들어 언론에 흘렸다”고 말한 바 있다.

‘논두렁 명품시계’를 처음으로 보도한 매체는 SBS, 이를 확대 재생산한 매체는 조선일보와 KBS 등이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