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

[10월 추천 여행지 ⑦] 동화 속으로 여행…인천 동화마을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7-09-29 10:21 송고 | 2017-09-29 10:38 최종수정
편집자주 '문화로 다시 태어난 도시의 가을'. 한국관광공사는 추석 연휴에 특색 있는 여행지를 돌아보며 보낼 수 있도록 '도시 재생'이라는 주제 아래 10월 추천 여행지로 서울 문래창작예술촌과 수제화거리 등 10곳을 선정했다. 추천 여행지는 △`다시, 예술로 피어나다, 서울 문래창작예술촌과 성수동 수제화거리` △강원 강릉 `문화와 예술의 옷 입은 오래된 동네, 명주동‘ △대전 ’도시가 품은 시대(時代)를 산책하다, 대전 대흥동&소제동‘ △충남 서천 ’옛 쌀 창고의 이유 있는 변신, 문화예술창작공간’ △부산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산복도로‘ △경남 창원 ’황량했던 빈 상점가에서 활력 넘치는 예술촌으로, 창동예술촌‘ △인천 `동화 속으로 떠나는 환상여행, 송월동` △충북 충주 `젊어진다, 유쾌해진다!, 충주 성내동’ △광주광역시 `숲길, 옛 골목, 카페거리가 공존한다, 동명동` △경북 영주 '역전의 전성기를 호출하다, 후생시장' 등이다.
인천 동화마을. 낡은 가스계량기 박스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 나무꾼이 됐다 © News1
인천 동화마을. 낡은 가스계량기 박스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 나무꾼이 됐다 © News1

먼지 쌓인 낡은 동화책처럼 기억 속에서 조금씩 지워지던 동화 속 주인공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도서관이 아니다. 솔숲과 어우러진 달이 아름다워 ‘송월’이란 예쁜 이름이 붙은 인천 중구 송월동 동화마을이다.

인천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개항한 도시다. 그 중심이 인천항을 품은 중구다. 1882년 제물포조약 이후 국내로 밀려든 외국인들이 이곳 중구에 조계를 설정해 정착했다. 일본과 청나라는 항구에서 가까운 중앙동과 선린동 일대에, 미국·독일·프랑스·영국 등 구미 외국인은 응봉산에 기댄 송학동과 송월동에 모여 살았다.
각국조계에 속해 당시 크게 번성한 송월동은 1970년대 들어 조금씩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젊은 사람들이 새롭게 개발되는 인천 주변 도시와 서울로 떠난 탓이다. 낡은 건물과 노인만 남은 송월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건 중구청의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이다. 2013년에 시작된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은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송월동을 동화마을로 완벽하게 바꿔놓았다. 개항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송월동 동화마을은 그렇게 태어났다.  

지하철 1호선 인천역에서 제물량로를 따라 300m 정도 거슬러 오르면 송월동 동화마을을 알리는 커다란 아치형 조형물이 반긴다. 차이나타운 북쪽 끝과 맞닿은 곳이다. 세계 명작 동화를 테마로 조성한 이곳에는 동화마을길과 동화마을안길 구석구석으로 도로시길, 빨간모자길, 바다나라길, 전래동화길 등 11개 테마 길이 마련됐다.

송월동 동화마을 구경은 ‘카페 오즈’가 자리한 도로시길에서 시작한다. 동화마을을 조성할 때 '오즈의 마법사'를 테마로 벽화를 그려 ‘도로시 집’으로 불린 이곳은 최근 카페로 리모델링하면서 외관까지 동화 속 궁전의 모습으로 바꿨다. 카페 오즈에서 선보이는 짜장빙수는 돌고래피자와 함께 동화마을의 특별한 먹거리로 꼽힌다.
송월동 동화마을은 카페 오즈와 같이 집이나 건물이 동화 속 마을처럼 꾸며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느 벽화마을과 달리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이라는 얘기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전봇대를 콩나무 줄기로 꾸며 '잭과 콩나무'의 한 장면을 연출했고, 3층짜리 영진빌라는 백설 공주가 사는 거대한 성으로 완성되었다.  

낡은 집을 헌 공터에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은 동화 속 캐릭터 인형도 이곳의 명물이다.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 사람 얼굴 모양의 거대한 나무, 유럽풍 시계탑 앞은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으로 늘 붐빈다. 골목과 골목을 잇는 짧은 계단과 건물을 떠받치는 옹벽도 동화 속 이야기를 재구성한 벽화와 재미난 '트릭 아트'로 채워졌다.

송월동 동화마을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동네 주민이 평소 사용하는 시설을 가급적 재활용해 공간을 꾸몄다는 점이다. 재활용이라기보다는 재발견에 좀 더 가깝다. 담벼락에 걸린 낡은 가스계량기가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 나무꾼의 몸이 됐고, 담장 위 풍성한 덩굴이 벽화 속 나무와 어우러져 예쁜 숲으로 다시 태어났다.

동화마을길 중간쯤에 자리한 ‘트릭아트스토리’는 송월동 동화마을의 또 다른 명소다. 인천중구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이곳에는 39가지 트릭 아트 외에도 거울 미로, 블랙 아트 등 흥미로운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인천 중구로 떠나는 여행에서 차이나타운이 빠질 수 없다. 차이나타운은 송월동 동화마을에서 말 그대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 우리나라에서 처음 짜장면이 탄생한 곳답게 눈길 닿는 곳마다 중국집이다. 중국식 사찰 의선당, 옛 공화춘(등록문화재 246호) 건물을 리모델링한 짜장면박물관, 삼국지 벽화거리와 초한지 벽화거리는 차이나타운에서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인천 개항장거리 © News1
인천 개항장거리 © News1

인천 개항과 역사를 같이하는 중구의 개항장거리에는 당시 모습이 많이 남았다. 청·일조계지경계계단을 기준으로 중국과 일본식 건물이 마주하고, 인천개항박물관과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활용되는 제1은행과 제18은행 등 일본 근대 은행 건물도 있다.

인천 중구청에서는 개항장거리에 있는 근대 문화 유적과 주변 관광지를 두루 돌아보는 도보 관광 코스를 개발·운영한다. 전문 투어 코디네이터와 함께하는 도보 관광은 10인 이상 개인이나 단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드라마 '도깨비'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과시한 인천아트플랫폼은 구 일본우선주식회사 인천지점(등록문화재 248호)을 비롯한 개항기 전후 건축물을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창작 스튜디오, 공방, 자료관, 교육관, 전시장, 공연장 등 총 13개 동으로 조성된 이곳에서는 국내외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이 거주하며 1년 내내 수준 높은 전시와 공연을 선보인다.


cup@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