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인터뷰②]'오펀스' 이동하 "상처 받은 청년들에게 권하는 '격려와 위로'의 연극"

정다훈 기자 2017. 9. 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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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릿이 해롤드 아저씨에게 위로 받고, 트릿이 동생 필립에게 그 위로를 나눠줘요. 작품을 하면서 이동하란 사람도 격려와 위로를 받는 느낌이랄까요. 현실의 상황이랑 비슷하게 다가와 더욱 위로를 받았던 작품이에요.”

연극 ‘오펀스’(원제-Orphans, 연출 김태형)는 미국의 극작가 라일 케슬러의 대표작으로,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온 고아형제 형 ‘트릿’과 그의 동생 ‘필립’이 어느 날 나타난 50대 중년의 시카고 갱 ‘해롤드’ 를 만나 우연히 시작된 그들의 동거 이야기를 담은 작품. 작가는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 당하여 내면 깊이 아픔과 상처를 지닌 세 인물이, 서로의 외로움을 채워주며 점차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매우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배우 이동하 /사진=조은정 기자
미국의 극작가 겸 배우 라일 케슬러(Lyle Kessler)가 쓴 이 작품은 1983년 미국 LA에서 초연됐다. 1987년엔 동명 영화로도 제작됐다. 2005년 연극으로 다시 무대에 올렸을 때에는 배우 알 파치노가 해롤드 역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동하는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온 고아형제 형 ‘트릿’을 맡았다. 충동적인 성격과 폭력적인 성향을 지닌 형은 비정상적인 집착과 보호로 동생 ‘필립’을 대한다.

지난 해 뮤지컬 ‘곤 투모로우’와 연극 ’클로저’ 이후 1년 만에 대학로로 돌아온 이동하는 최근 대학로에서 만나 “주로 동생 역을 하다 이제 형 역할을 맡게 돼 좋다”며 웃었다.

“어느 새 나이를 먹고 제 나이게 맞는 작품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좋아요. 대본을 보면서도 형 역할이 하고 싶었어요. 작품 자체가 되게 마음에 와 닿았던 점이 컸죠. ‘책임감’에 꽂혀서 상처를 받는 형인데 제가 그동안 스트레스 받았던 것들이 많았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되게 위로가 되더라구요.”

‘오펀스’는 제목 그대로 고아들이 모여서 가족을 이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 중 ‘트릿’은 갱스터 해롤드를 만나서 스펙타클하게 변해가는 인물. 처음에는 트릿의 ‘집착’으로만 보였던 동생을 집 안에 가둬두는 일이 점점 ‘책임감’ ‘간절함’으로 보이게 하는데는 배우 이동하의 몫이 크다.

“트릿은 부모님에게서 받은 상처도 있고, 가장으로서 어떻게 해서든 동생을 꾸려나가야겠다는 마음이 큰 형이에요. 그 누구도 이 아이를 좋은 쪽으로 이끌어주지 않았고 혼자 소년원을 들락날락하면서 살아왔죠. 늘 나쁜 사람들이 공격을 하고 거기에 상처받아 엇나가게 되고 동생에게 집착하게 되는거죠. 트릿의 전사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2막에 ‘상처 받지 말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작은 말 하나 하나가 필립을 변하게 해요.”

연극 속에선 “격려해주세요. 격려가 필요해”라는 말이 나온다. 세상 앞에 절대 마음을 열지 않고 차갑고 강하게만 무장했던 트릿은 지금까지 참아왔던 속마음을 내비치게 된다.

배우 이동하
배우 이동하
[서울경제] “트릿은 해롤드의 ‘격려가 필요하다’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움직이게 돼요. 해롤드 아저씨의 온기를 느끼고, 어린 나이에 온갖 짐을 짊어지고 가던 애에게 진짜 필요했던 건 ‘엄마’보다는 격려했던 거라는 걸 알게 돼요. 그런 위로가 필요했던 거죠. 나도 오히려 어린 동생보다 여렸구나. 나중엔 동생이 위로를 해주거든요. 그런 ‘격려가 필요해’란 말이 주는 울림이 커요.”

세상으로 한발 나아가는 힘을 주는 작품이다. 특히 ‘우리 모두는 충분히 격려 받을 가치가 있다’는 작품의 메시지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에게 작지만 큰 깨달음을 줄 듯 하다. 그렇기에 이동하는 “쉽게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요즘 청년들이 취업도 잘 안되고, 가족 및 사회적인 문제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하잖아요. 본질적으로 인간이 상처가 입게 되면 위로를 받고 싶어해요. 이렇게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격려를 받고 서로 어깨를 주물러 준다면 공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위로받고 격려 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연극입니다.”

한편, 이동하는 10월 중순경에 방송되는 드라마 준비와 또 다른 영화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배우 손병호 박지일 이동하 윤나무 장우진 문성일 김바다 등이 출연하는 연극 ‘오펀스’는 11월 2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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