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날날날> 9월29일 세계 심장의 날..돌연사 주범 부정맥 주의보

박효순 기자 2017. 9. 2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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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9월 29일은 세계심장연맹(WHF)이 심장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제정한 ‘세계 심장의 날’이다. 심장질환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2위이며, 2016년 기준으로 전체 사망자의 약 10%가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유성선병원 최민석 심장부정맥센터장은 29일 “대표적인 심장질환으론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협심증과 심근경색,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 혈액을 충분히 보내지 못하는 심부전, 심장박동이 정상적이지 않은 부정맥 등이 있다”면서 “이 중에서도 부정맥은 전체 돌연사 원인의 약 90%를 차지할 만큼 돌연사의 주범”이라고 밝혔다. 부정맥 증가율은 협심증, 심근경색의 5배에 달하며 숨어있는 환자를 포함하면 40만~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학계는 분석한다.

심장의 부정맥 현상을 표현한 그래픽 사진. 유성선병원 제공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 자극이 잘 만들어지지 않거나 자극의 전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심장박동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부정맥은 두근거림과 같은 가벼운 증상부터 현기증이나 실신, 심한 경우에는 바로 심장마비나 급사로 이어지기도 하는 중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맥이 느린 서맥, 빠른 빈맥, 불규칙하고 빠른 세동

심장은 심장 안의 전기 전달 체계를 이용해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며 규칙적으로 끊임없이 뛴다. 하지만 심장의 전기 전달 체계에 이상이 발생하면 심장의 정상적 리듬이 깨져 부정맥이 된다. 1분에 60회 미만으로 뛰면 서맥(느린맥), 100회 이상으로 규칙적으로 빨리 뛰면 빈맥(빠른맥)으로 구분한다. 맥박이 불규칙적으로 아주 빠르게 뛰는 경우는 세동(심방세동)이라고 한다.

서맥 부정맥은 증상이 없으면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어지럼증, 피곤함, 기운 없는 증상 등이 나타나는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 전기전달체계의 이상으로 전기를 만들지 못하거나 전기를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원인인 경우, 전기 자극을 만들어주거나 전기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인공심박동기를 삽입해 치료한다. 인공심박동기 삽입술은 팔에서 심장으로 들어가는 정맥 혈관을 통해 전극선을 심장 내에 삽입하고 이 전극선을 박동기에 연결한 후, 왼쪽 쇄골 아래 가슴의 피부 밑에 삽입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시술시간은 보통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빈맥, 약물·고주파 시술·제세동기 삽입 등으로 치료

빈맥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과 아랫부분인 심실 중 어느 곳에서 발생했느냐에 따라 분류된다. 심방에서 발생하는 빈맥을 심방성(상심실성) 빈맥, 아랫부분인 심실에서 발생하는 빈맥을 심실성 빈맥이라고 한다. 상심실성 빈맥 중 가장 흔한 부정맥이 심방세동이다.

주요 증상은 가슴이 심하게 뛰는 느낌, 쓰러질 것 같은 느낌, 체한 듯한 느낌, 어지럼증, 식은땀, 흉통이다. 심방에서 발생하는 빈맥은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를 하거나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RFCA)로 완치할 수 있다. 심실에서 발생하는 빈맥은 심실 기능 장애가 없으면 약물치료를 하거나 완치를 위해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한다. 심실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돌연사 가능성이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제세동기(인공심박조율기)를 삽입하는 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약물 치료,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추가로 시행한다.

■심방세동, 고주파 시술(RFCA)로 완치 가능

세동은 심실에서 발생하는 경우(심실세동) 심장마비가 발생하는 돌연사의 원인이므로 제세동기를 삽입하여 돌연사를 예방한다. 심방에서 발생하는 세동(심방세동)은 심방에 병적인 변화가 생기면서 확장되거나 폐정맥(폐에서 심방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혈관)이 심방으로 연결된 부위에서 비정상적인 전기현상이 발생해 심방이 300번 이상 뛰게 되는 현상이다. 맥박이 불규칙하게 되고 어지럼증, 두근거림, 흉통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약물치료를 통해 규칙적인 정상맥으로 만들거나 맥박 횟수를 안정화 시키는 치료가 과거의 주된 치료 방법이었다. 약물치료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지만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반면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하면 거의 모든 빈맥이 완치될 수 있다. 난치성 질환인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에도 약물로 정상맥을 회복할 확률이 50% 미만에 불과해 증상 조절에 한계가 있으나 고주파 시술을 이용하는 경우 증상 조절에 효과적이다.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은 고주파 에너지를 이용하는 시술로, 전극도자들을 말초혈관을 통해 심장에 삽입한 후 X-레이 투시영상의 도움을 받아 심장 내 이상 부위를 절제하거나 괴사시켜 부정맥을 완치·조절한다. 하지만 X-레이 사용 시 방사선 노출로 인해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어,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X-레이 없이 초음파만을 이용하는 제로(ZERO) 방사선 전극도자 절제술이 최신 치료법으로 시행되고 있다. 특히 심방세동과 같이 시술시간이 2시간 정도 걸리는 경우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므로 제로 방사선 전극도자 절제술이 필요하다.

■예방엔 금연, 절주, 운동, 그리고 만성질환 관리

부정맥은 심장의 선천적 이상 외에 담배, 술, 카페인, 심근경색과 고혈압 등 다른 심장 질환 등이 유발 요인이다. 예방하려면 흡연과 음주를 줄이고,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3~4회 이상, 1시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아주 약하게 시작해 점점 강도를 높였다가 마무리할 때 서서히 낮추는 것이 좋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측정해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심장 질환은 일찍 치료받을수록 회복 가능성이 크므로 증상을 미리 숙지한 뒤, 증상이 나타났을 시에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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