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어시스턴트, 그 어렵다는 한국어..맥락 파악까지 하네

2017. 9.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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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 구글의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그리고 왜 일

28일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진행된 '구글 어시스턴트' 데모 시연 행사를 통해 이 궁금증을 조금은 해결할 수 있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상당히 높아진 인식률과 정확성에 '제법 대화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다면 한국어 서비스가 다른 언어보다 서비스가 다소 늦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9개 언어 개발에 모두 참여한 전산언어학자 최현정 구글 연구원의 설명을 통해 조금은 궁금증이 해소됐다. 

최 연구원은 "나 자신이 한국어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언어에 비해 한국어가 어렵다. 영어는 단어가 각각 독립돼 있어 띄어쓰기가 가능한데 반해 한국어는 조사가 붙어 띄어쓰기가 어려워 후처리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 연구원은 "머신러닝이 되려면 정확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인 띄어쓰기 조사 등에 대한 허용범위를 넓혀야 했다. 이것은 한국에만 있는 도전 과제였다"고 한국어 서비스에 대한 어려움을 언급했다.

특히 최 연구원은 "한국어는 생략이 굉장히 많은 언어다. '거시기' 하나로 어떻게 다 알아들을 수 있는지 대단하다. 주어 생략도 비번하게 일어난다. 이런 요소들이 기계에게는 상당히 어려움을 준다. 대화가 지속되고 있는건지 기계로서는 파악하기 힘든 정보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특정정보를 걸러내야 하는 기계 관점에서는 한국어에서는 일반적인 '부산 둘째 고모'라든지 'PC방 삼촌' 등 다양하게 사람을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어렵다. 

또 최 연구원은 "창의적인 한국인들의 언어사용도 기계에게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한국어가 가장 빠르게 변하는 언어인 것 같다. 메신저 등에서 'ㅇㅈ'이라고 쓰면 '인정'이라고 알아 듣듯 축약이나 새로운 언어들이 등장하고 영어단어 사용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 한국어 서비스가 쉽지 않은 작업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최 연구원의 설명은 곧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서비스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했다. 

실제 이날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서비스의 데모 시연에 나선 장규혁 구글 테크니컬 프로그램 매니저는 이런 부분에 좀더 초점을 맞췄다. 

우선 "***에게 메일 보내줘"라고 하자 구글 메일이 화면에 떴다. 그리고 직접 음성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자 고스란히 글로 적혀 나타났다. 오타 없이 정확했고 손가락 타이핑보다 빨라 보였다.

다음은 "서울 날씨는 어때"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서울의 현재날씨가 나열되고 간단한 기온 등을 구글 어시스턴트가 읊었다. 바로 그 다음이 흥미로웠다. "제주도는?"이라고 말하자 바로 제주도의 날씨 정보가 등장했다. 이어 "내일은 어때?", "이번 주말은"이라고 말하자 역시 그에 맞는 날씨 정보가 바로 나타났다. 

"제주도는"이라고만 말해 '날씨'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는데도 구글 어시스턴트는 알아서 제주도 날씨 정보를 보여줬다. 다음 질문들 역시 날씨라는 말을 사용자가 하지 않더라도 사용자의 의도와 문맥을 알아서 파악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스케줄 관리, 혼자하는 게임, 뉴스 및 인물 검색, 연관어 검색, 외국어 통역, 음악듣기 등을 문제없이 시연해 보였다. 음악듣기 기능에서는 멜론, 벅스, 지니 등 국내 음악서비스 업체 앱들이 무리없이 진행됐다.

장 매니저는 "2016년 영어버전만 발표됐던 구글 어시스턴트가 이제 한국어를 포함해 9개 언어로 서비스 된다"면서 "한국어 서비스는 그동안 LG전자의 V30에서만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소수의 안드로이드 6.0 모바일 버전 이상 사용자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수주후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 100%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장 매니저는 "구글 홈 등은 당장 출시되지 않지만 구글은 음성 플랫폼 없이도 충분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한국 서비스가 무리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구글 어시스턴트는 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할수록 더 똑똑해지는 구조인 만큼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etmeout@osen.co.kr

[사진] 장규혁 구글 테크니컬 프로그램 매니저(왼쪽)와 전산언어학자 최현정 구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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