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혁신 '용솟음'.. 세계혁신지수 127국 중 11위에
기업마다 4차 산업혁명 대비, 미래 먹거리 발굴 박차
우리나라는 지난 6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2017 세계혁신지수(Global Innovation Index, GII)' 순위에서 조사 대상 127국 중 11위에 올랐다. 세계혁신지수는 유엔(UN) 산하 WIPO와 미국 코넬대학 경영대학원,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이 2007년부터 매년 발표해오고 있다. 우리나라 혁신지수 순위는 2013년 18위에서 매년 상승 추세다. 혁신 능력이 가장 뛰어난 국가는 스위스가 꼽혔다. 스웨덴, 네덜란드, 미국, 영국, 덴마크, 싱가포르, 핀란드, 독일, 아일랜드 등이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동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14위를 차지했고, 중국은 지난해 25위에서 3계단 오른 22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혁신은 기업들이 이끌고 있다. 연구 개발 분야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위에 올랐고,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지식 창출 분야에서는 2위다. 정부 관련 분야는 부진하다. 정치 환경 부문은 2016년 39위에서 올해 42위로 떨어졌고, 정부 효율성도 23위에서 34위로 11계단이나 미끄러졌다.
기업에 '위기'와 '혁신'은 숙명이다. 사드 문제, 북핵,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등 국내외의 불안정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조직 개혁, 4차 산업혁명 대비, 미래 먹거리 발굴 등 혁신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창간 100주년 특집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새로 빚은 다섯 기업(5 Companies That Have Shaped Asia, And The World)'을 선정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이 유일하게 도요타, 소니, 인도주택개발은행(HDFC), 알리바바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지난 한 세기는 아시아에 '혁명(revolution)' 시기였다"며 "다섯 기업은 오늘날 세계 경제 시장에서 아시아를 최강(powerhouse)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에 대해 포브스는 세계적 혁신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 전환점으로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꼽았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은 1993년 6월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임원들을 소집해 '자식,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고 한 신경영 선언이다.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공격적 해외 기업 인수는 물론 내부적으로도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2012년부터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Lab(Creative Lab)을 도입해 창의적 조직 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의 혁신 아이디어를 발굴해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은 기술 혁신을 통해 '미래 자동차 전쟁'을 대비하고 있다. 친환경차 라인업을 적극 확대하고, 자율주행차와 차량용 IT 등 스마트카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제품 출시를 통한 상품 라인업 강화 ▲고객 접점의 디지털 온라인화 구축 ▲감성적 가치를 통한 판매 역량 강화 ▲커넥티드카 등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가고 있다.
LG그룹이 4조원을 투자해 서울 마곡지구에 짓고 있는 'LG사이언스파크'는 LG 혁신의 상징이다.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5만3000평)에 연면적 111만㎡로 국내 최대 R&D 센터이다. 전자·화학·통신 등 세 분야로 나눠 총 16동이 들어설 예정인데 다음 달 입주를 시작한다. LG사이언스파크는 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융·복합 R&D의 메카이자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면서 LG의 미래를 책임진다.
SK는 '딥 체인지'(Deep Change)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딥 체인지를 선언한 SK는 4차 산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 개발로 근본적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은 2019년까지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새로운 ICT 생태계 조성에 5조원, 5G 이동통신 등 미래형 네트워크에 6조원 등 총 1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자율주행차·사물인터넷(IoT)·로보틱스·스마트홈 에너지 관리 솔루션 등 새로운 사업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롯데는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는 지난 8월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및 분할 합병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으로 각각 분할된 뒤 다음 달 초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회사의 투자 부문이 합병돼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탄생한다. 롯데지주는 자회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 평가와 업무 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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