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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김관진 전 장관 출국금지…안보보다 댓글 지휘?

입력 2017-09-28 19:14 수정 2017-09-28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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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늘(28일)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MB 정부 시절 군의 댓글공작과 관련한 의혹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사이버사령부 외 국군 기무사령부도 가세했다는 내용이 공개됐고, 심리전단 요원이 아예 청와대로 파견가서 정치댓글을 작성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최 반장 발제에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MB정부 댓글공작 의혹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2011년 10월 청와대 경호처가 국방부에게 보낸 공문입니다. 사이버안전 전문인력을 파견해 달라는 건데요. SNS 사용자 증가로 발생할 수 있는 경호 위협 요인에 대처하고 또 2012년 '핵안보정상회'에 대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청와대가 요청했으니 군에서 거부할 수 없겠죠. 국방부는 사이버사 소속 윤모 주무관과 정모 하사 2명을 보냅니다. 그런데 사이버안전과 보안을 담당하는 510단이 아니라 심리전을 수행하는 530심리전단 소속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경호처가 파견받은 이유도 사실상 사이버보안 업무와 무관했던 것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한데요. 특히 윤 주무관은 파견 중 정치댓글을 작성해 군검찰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2012년 6월 남미 순방을 떠난 이명박 전 대통령, 칠레 동포간담회에서 한 발언을 토대로 "종북세력, 국민 지지 못 받을 것"이라는 기사가 쏟아졌는데요. 이 기사에 대해 윤 주무관은 댓글로 맞장구를 쳤습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종북세력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2012년 10월 MB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평도를 방문합니다. 장병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는데요. 양념 통닭 1000마리였습니다. 수송용 헬기를 동원해 성남 비행장에서 연평도까지 '배달'됐는데 이 전 대통령도 "통닭도 헬기를 타고 왔다. 그러니까 굉장히 비싼 통닭이다"고 농담을 던졌습니다.

[이명박/전 대통령 (2012년 10월 18일) : 아주 급하게 일정을 내서 다른 건 다 준비가 됐는데 통닭을 이렇게 만드느라 시간이 좀 걸리더라고…]

이때도 윤 주무관은 MB가 연평도를 방문하며 통닭 1000만리를 공수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오∼ 대통령 멋진데?"라는 댓글로 호응했습니다.

한 마리당 1만7000원이었으니까 1700만 원이 든 겁니다. 수송비용 등을 고려하면 통닭 공수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든 셈이죠. 그런데 MB 최측근은 이 전 대통령이 그야말로 자린고비였다고 합니다.

[곽승준/고려대 교수 (JTBC 신예리·강찬호의 직격토크 / 2012년 3월 23일) : (자문교수한테 자문료 없나요?) 자문료 없습니다. 무료로 봉사하는 거였습니다. (그때 상당히 주목을…) 우리 대통령이 굉장히 구두쇠예요. 그리고 아껴요. 이런 복사종이 하나도 쓰던 거 써야지 새 거 이렇게 꺼내서 쓰면 야단맞고 그렇습니다. (지금도 청와대에서도 그러시나요?) 아, 그럽니다.]

구두쇠 MB, 참고로 4대강 사업에 22조 원 썼습니다. 여튼 심리전단 요원이 청와대에 파견되고 정치관여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김관진 전 장관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관여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사이버사는 댓글공작을 넘어 다양한 콘텐트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사이버사가 2012년 5월 '포인트뉴스'라는 인터넷 언론사를 세워 운영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직접 기사를 생산하고 여론을 조작하려 했다는 주장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모바일 게임도 제작했다고 하는데요 '독도디펜스'입니다. 제목 그대로 독도를 쳐들어오는 적군을 총과 미사일로 물리치면서 독도를 지켜야하는 게임인데요. 캐릭터로 이순신, 윤봉길, 유관순, 안중근 등 위인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소위 '애국게임'이라는 거죠.

출시 당시 제작사는 "처음에는 총싸움 게임을 개발하는 게 목표"였다고 했는데요. 독도가 소재가 된 건 바로 2011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결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요즘 MB 헌정영화, 헌정곡이 봇물처럼 나오는데 이미 당시 헌정게임이 있었네요.

여기까지는 사이버사령부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댓글공작'에는 기무사령부도 가세했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과 이태하 전 심리전단장의 녹취록 중 일부입니다.

[이태하/전 심리전단장 (음성대역) : 우리는 심리전을 할 법적 근거가 있는데, 기무사는 불법으로 심리전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국방부에서 기무사 심리전 조직을 없애고 사이버사령부로 통합하라고 계속 그랬습니다.]

그러니까 기무사 내에도 댓글공작을 한 조직이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녹취록은 이 전 단장이 한창 재판을 받고 있던 2014년 7월 초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방부가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태하/전 심리전단장 (음성대역) : 부하들이 뭐가 죄가 있습니까. 제가 시킨 거지. 제가 시킨 겁니까? 장관이 시킨 거지. 김관진, 김태영 장관에게 우리 업무를 보고했고 잘한다고 표창까지 주지 않았습니까.]

각 사안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 인물, 바로 김관진 전 장관입니다.'사이버사령부 관련 BH 협조 회의 결과' 문건에도 자필 서명이 있었죠. 김 전 장관을 출국금지한 검찰은 관련자 조사를 마무리한 뒤 소환할 방침입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김관진 출국금지… 안보보다 댓글 지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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