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전경/사진=뉴시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이 28일 임대료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큰 소득은 없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영업에 어려움이 큰 만큼 임대료를 인하해 달라"는 롯데면세점의 잇단 요청에 따라 이날 처음으로 성사된 협상에선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청취하는 선에서 자리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인천공항공사 청사에서 시작된 첫 임대료 조정 협상에는 공사 측 여객서비스본부장과 상업시설처장, 롯데면세점 신규사업·인천공항 담당 임원 등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실무진 이상 간부급이 만나 구체적인 현안을 공유하고 조정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상했지만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에서 마무리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첫 만남이었던 만큼 임대료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며 추석 연휴 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대료 조정에 대한 의견을 수차례 주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무진을 만나 직접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나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공사측에 임대료 지급방식을 현재 최소보장액 기준이 아니라 향수·화장품·주류·담배·의류·잡화 등 상품별 매출액에 따라 최소 20%에서 최대 35%까지 영업료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꾸자고 제안하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데다 시내면세점 수가 증가하면서 수익에도 빨간불이 들어와 비싼 인천공항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 측은 임대료 부과 기준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인천공항 총 여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늘었고 면세점 총 매출도 2% 증가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임대료 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인천공항 3기 면세점 사업자의 3년차(2017년 9월~2018년 8월) 운영이 시작되는 이달부터 임대료가 더 오르는 만큼 업체들 입장에선 임대료 조정이 시급하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이달부터 내년 8월까지 1년간 총 7700억원(한 달 642억원)의 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 이는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벌어들인 매출액의 70%를 웃도는 금액이다. 업계는 일시적인 임대료 조정이나 인도장 사용 요율 인하 등으로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공사가 면세점에 일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해준 전례가 있는 만큼 한시적으로 금액을 조정해 주는 방향으로 협상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공사 입장에서도 임대료 산정 방식을 바꾸는 것보다는 전체 면세점 임대료를 같은 비율로 깎아주는 것이 부담이 덜할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손실을 줄여야 하는 비상상황인 만큼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감 0% 비공감 0% 송지유 [email protected] 머니투데이 산업2부 송지유 차장입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몰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유통산업을 비롯해 패션, 뷰티 등 제조 브랜드 산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자의 다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