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수술 부위 접합한다

정종오 입력 2017. 9. 2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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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연구팀 '광의약' 개발
▲빛을 이용해 수술부위를 접합하는 광의약이 동물실험에서 성공했다.[사진제공=포스텍]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빛으로 수술 부위를 접합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연구팀이 나노입자와 빛을 이용해 실이 아닌 빛으로 수술부위를 접합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성공했다.

포스텍(POSTECH) 연구팀이 나노입자에 장(長)파장의 빛과 단(短)파장의 빛 등 두 가지 빛을 이용해 상처를 치유하는 새로운 광의약(photomedicine) 기술을 개발했다. 한세광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근적외선을 쬐어 사고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수술 후 잘린 피부를 효과적으로 접합시킬 수 있는 광의약 시스템을 내놓았다.

연구팀이 관심을 가진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데 피부 투과율이 높고 인체에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빛이었다. 근적외선을 흡수해 가시광선을 방출하는 신개념의 광 나노소재인 '상향변환 나노입자(upconversion nanoparticle, UCNP)'이다. 연구팀은 녹색 파장의 빛을 흡수해 콜라겐이 잘 붙도록 유도하는 성질을 가진 염료제 '로즈벵갈(rose bengal)'을 피부에 잘 투과되는 생체고분자 히알루론산에 붙인 다음 상향변환 나노입자와 섞어 복합체를 만들었다.

피부에 이 복합체를 바르고 근적외선을 쬐면 우선 상향변환 나노입자가 녹색 파장의 빛을 방출하고 이 빛을 받은 로즈벵갈이 피부의 콜라겐을 서로 잘 붙도록 유도한다. 피부접합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외과수술 후에는 실이나 스테이플링을 이용해 상처부위를 꿰맨다. 피부 접착체를 사용해 상처를 붙이고 있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방법을 이용하면 피부 깊은 조직에서 직접 콜라겐이 결합하도록 유도해 더 빠르게 피부가 붙는다. 무엇보다 흉터를 줄이고 감염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한세광 교수는 "이번 결과로 상향변환 나노입자의 탁월한 체내 광전달 특성을 다양한 광의약 기술에 접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광의료 기술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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