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요가 금지 결의 "선교적 문화적 고민 빠졌다"

CBS노컷뉴스 천수연 기자 2017. 9. 27. 18: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마술과 요가에 대한 교회의 활동을 금하기로 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기독 마술사들의 모임인 한국기독매직협회 회원들은 모여서 대책을 논의했고, 통합총회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책임있는 결의를 하지 않았다는 뒤늦은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매직(마술)이 하나의 레크레이션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호응하고 같이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교회에 가면 제 소개를 할 때 '문화 사역자다' 그런 얘길 해요."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부 총대들 "내용 제대로 살피지 않고 결의" 자성하기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마술과 요가에 대한 교회의 활동을 금하기로 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기독 마술사들의 모임인 한국기독매직협회 회원들은 모여서 대책을 논의했고, 통합총회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책임있는 결의를 하지 않았다는 뒤늦은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마술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표석은 원로장로(70세.서대문중앙교회)는 정년퇴임 후 크고 작은 교회의 초청을 받아 벌써 300회가 넘는 마술공연을 해왔다.

감리교인인 표 장로는 자신을 마술사가 아닌, 문화사역자라고 소개한다.

"매직(마술)이 하나의 레크레이션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호응하고 같이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교회에 가면 제 소개를 할 때 ‘문화 사역자다’ 그런 얘길 해요."

그런데 지난 주 폐회한 예장통합총회는 마술을 교회로 끌어들여선 안된다는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보고를 그대로 채택했다.

복음전도에 마술을 활용할 수 있어 마술사를 직업으로 택했던 젊은 기독 마술사 한열씨는 이번 총회 결정을 듣고 자신은 물론, 자신을 초청했던 교회들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 지금까지 해왔던 걸 교회에서 인정하지 않는건가 하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하고요. 또 매년 저희를 초청해주셨던 교회들 같은 경우에는 또 초대를 하고 싶은데 사실 막막하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예장통합총회는 건강을 위한 여가활동으로 인식돼 온 요가도 몸짓 하나하나가 힌두교의 정신을 반영하고 있는 종교행위라면서, 어떤 식으로든 교회가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앞서 예장대신총회에서도 요가 참여에 대해 이단대책위원회에서 1년간 연구하도록 했다.

마술과 요가를 이단시하는 이번 총회 결의에 대해 일선에서는 문화사역적 관점이 배제된 결정이라는 의견이 많다.

신학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선교적 관점, 문화사역적 관점에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했다는 거다.

세상문화를 외면한 채 목회할 수 없는 현실에서 오히려 이를 교회가 선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독 마술사들도 교회에서 하는 마술은 신비나 종교적 행위가 아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도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마술이 1차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데 유용하다면 마술을 교회 안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러 교회에서 가스펠 매직을 선보여 온 함현진 마술사는 "가스펠 매직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하나님이 역사하실 것이라면 우리는 겁을 내기 보다는 이 문화를 잘 가꾸고 다듬어서 더 선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풀어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예장통합총회 일부 총대들 사이에서는 내용을 제대로 살피거나 심도 있게 논의하지 못한 채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해당 보고서를 받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뒤늦은 자성에 상관없이 당분간 교회현장의 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CBS노컷뉴스 천수연 기자] csylove@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