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원 예산 낭비, 도 넘었다"..출판계 "이기성 원장 사퇴" 재차 촉구

신효령 입력 2017. 9. 27. 18:41 수정 2017. 9. 2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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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출판문화협·한국출판인회의 성명 발표
"전자출판 유통 협업시스템 예산만 낭비"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국내 양대 출판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철호)와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강맑실)가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이하 진흥원) 문제를 지적하고, 이기성 진흥원장 사퇴를 재차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27일 두 단체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지난 4월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 출판진흥원의 문제를 지적하고 진흥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출판진흥원은 여전히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문제가 있지만, 특히 이기성 진흥원장과 관련해 출판계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이기성 원장 체제에서 업계의 의견을 무시하고 예산 낭비적인 중복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제성 사업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정확한 진상조사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두 단체는 "문체부가 공유 저작물로 모든 국민에게 무료 보급하고 있는 전자출판용 'KoPub 서체'를 고도화해달라는 업계 요구를 묵살하고 굳이 새로운 서체 개발을 강행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앞서 한국출판인회의는 2011년 전자출판 활성화 기반 조성을 위해 문체부 지원금과 자체 자금으로 1만1752자의 한글 구현이 가능하고 전자책의 완성도와 호환성을 높일 수 있는 전자출판용 공용폰트(KoPub 서체)를 개발한 바 있다.

이 서체는 출판사를 포함한 모든 국민에게 무료 보급(9월 26일 기준 31만1660회 다운로드)되고, 조만간 '한글과컴퓨터 한글'에 탑재될 예정이다. 출판사에서 제작된 전자책 60% 이상에서 기본 서체로 적용되고 있음은 물론, 종이책 출판에도 사용되고 있다.

두 단체는 "수년 전부터 KoPub 서체에 특수문자와 외국어, 고어 등 구현 확장을 위한 서체 고도화 예산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기성 원장이 계속 무시했다"며 "이기성 원장이 진흥원의 전자출판 비전과 브랜드 가치를 제고한다는 명목으로 3억 원이라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새로운 서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진흥원이 출판계와 유통사들의 시스템 활용을 위한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전자출판 유통 협업시스템 개발 사업'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출판 유통업계는 책의 발견의 핵심 요소인 도서 정보, 즉 메타데이터가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방대해진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독일·영국 등 외국의 선진 출판유통 시스템과 같이 종이책·전자책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메타데이터가 표준화된 통합 유통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내왔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이기성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2017.09.27. photo@newsis.com

이어 "이미 진흥원이 9000만 원의 예산으로 진행한 '개방형 전자책 유통협업시스템 개발 조사 연구' 결과도 종이책과 전자책을 포함한 통합 유통 시스템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며 "그러나 진흥원은 이를 무시한 채 전자책에만 한정한 '전자책 유통 협업시스템'을 2억 8000만 원의 예산으로 개발했다. 결국 이 시스템은 개발이 완료됐지만 몇 개월째 사용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두 단체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하루빨리 이기성 원장 재임 기간 중의 사업에 대한 엄밀한 감사 등을 통해 원장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평가함과 동시에 문제가 있다면 원장 스스로 책임을 지고 퇴진해, 출판진흥원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이기성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은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뒤 경기대 대학원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공학자다.

도서출판 장왕사 상무와 계원예술대학교 출판디자인과 교수, 한국전자출판연구원 원장, 사이버출판대학 학장, 한국전자출판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학술논문 110개와 저서 70권(단독 저작 44, 공동 저작 26권) 등으로 국내 전자출판 발전과 함께 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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