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들, "엄마를 더 존경"이 "아빠" 두 배, "사랑하나 존경은.."
엄마·아빠 존경 여부 물어보니
"두 분 다"가 100명당 72명
"엄마를 더" 13명, "아빠를 더" 7명
"둘 다 존경하지 않는다"도 100명당 9명
엄마 존경 이유론 "얘기 잘 들어주셔서"
아빠 존경 이유론 "가정·직장에서 성실하셔서"
존경않는 이유론 "잔소리" "가치관 달라"
"사랑하지만 존경하진 않는다"는 응답도
아버지를 더 존경하는 이유로는 '가장으로서 가정과 회사에서 모두 성실하시다' '우리 집안의 경제를 거의 혼자 담당하신다' '가족을 잘 지탱해주신다' '대화가 잘 통한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설문조사에선 아버지·어머니를 존경하지 않는 이유도 물어봤다. 그 결과, '잔소리가 너무 많으시다' '나를 신뢰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사랑하지만 존경하지는 않는다' '나와 가치관이 다르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진학사 측은 학업 스트레스가 많은 고3들이 감정적 보살핌을 받고 신뢰받고 있다고 느낄 때 부모님에게 감사하고 이 마음이 존경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황성환 진학사 기획조정 실장은 "고3들은 자신의 고민에 대해 잘 들어주고, 대화가 잘 통하고, 자신을 신뢰하는지를 ‘존경’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진학사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어머니를 아버지보다 더 존경한다는 설문조사가 최근 있었다. 일본의 글로벌 광고 대행사인 하쿠호도가 지난 7월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2학년 아동 800명을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부모 중에서 ‘어머니를 존경한다’는 응답자가 68.1%로,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한 응답자(61.5%, 복수 응답)보다 많았다. 이 회사는 1997년부터 10년 단위로 이런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어머니를 존경한다’고 답한 자녀가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답한 자녀보다 많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하쿠호도는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로 경제력이 상승해 '가족들을 부양하는 인물'로서 아버지가 가졌던 권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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