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의 광복]②'윈스턴 처칠'이 쿠르드족의 금기어가 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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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분리독립 운동이 본격화 되고 있는 이라크 쿠르드족은 물론 중동 전역에 사는 쿠르드인들에게 한가지 금기어가 있다.
1920년, 1차 세계대전 이후 이라크와 트랜스요르단을 점령한 영국은 쿠르드족의 독립투쟁을 아주 잔혹하게 진압한 역사가 있다.
현재 이라크의 자치정부를 수립한 이라크 쿠르드족 역시 이러한 과거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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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현재 분리독립 운동이 본격화 되고 있는 이라크 쿠르드족은 물론 중동 전역에 사는 쿠르드인들에게 한가지 금기어가 있다. 바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영국의 영웅으로 알려진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수상이다.
서구권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각지에서 위인전에 나오는 처칠이 금기어인 까닭은 처칠 수상이 과거 쿠르드족 학살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1920년, 1차 세계대전 이후 이라크와 트랜스요르단을 점령한 영국은 쿠르드족의 독립투쟁을 아주 잔혹하게 진압한 역사가 있다. 당시 처칠 수상은 쿠르드인을 "벌레 같고 하찮다"며 1차 세계대전 때 처음 사용됐던 독가스로 다 죽이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당시 독가스가 부족했던 영국군의 사정으로 쿠르드족 말살은 피했지만 노인, 아이 가릴 것없는 무차별적 학살로 엄청난 숫자의 쿠르드족이 희생됐다. 영국 내에서도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과 다를바가 없다고 비난받았던 이 대학살로 수만명의 쿠르드인이 죽었다. 훗날 이라크의 독재자였던 사담 후세인이 쿠르드족 학살에 독가스를 썼을 때, 영국언론들이 후세인을 비난하자 직접 "처칠에게 배운 것일 뿐"이라고 비웃었다는 일화까지 남아있다.
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영국의 적군인 오스만 터키 제국을 견제하고자 이용한 뒤, 이처럼 헌신짝 던지듯 버림 받았던 것. 이후에도 쿠르드족은 주변 열강들에 의해 이리저리 이용당하면서 동족상잔의 아픔까지 겪었다. 1980년부터 1988년까지 벌어졌던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이란은 이라크 내 쿠르드족을, 이라크는 이란의 쿠르드족을 지원해 서로 지원국의 총알받이가 되서 싸운 적도 있다. 이후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 견제를 목표로 이란 내 쿠르드족 독립단체들과 교섭했다가 이란에 들키자 이들을 버렸고, 이란정부는 잔혹하게 쿠르드족들을 진압했다.
현재 이라크의 자치정부를 수립한 이라크 쿠르드족 역시 이러한 과거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2차 이라크전 당시 미국은 사담 후세인 정권에 맞서싸우는 대가로 쿠르드족에게 자치구를 약속했고, 쿠르드족은 현재 이라크 동북부 지역 일대에 광활한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정작 친미정권이 들어선 이라크 정부는 쿠르드족 자치구역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
막상 독립국가를 세운 뒤도 문제다. 이라크 쿠르드족이 위치한 지역은 이라크 동북부의 유전지대이자 주요 송유관이 지나가는 길목이라 터키, 이란은 물론 미국, 러시아 등 열강들의 이해관계가 많이 달린 지역이다. 외세에 시달릴 지정학적 요건이 갖춰진 곳인데다 이라크 쿠르드족 내부 갈등도 만만치 않다. 신정국가를 세워야한다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부터 서구식 민주주의를 세우고자 하는 개혁세력까지 서로 다른 성향의 정치조직들이 뒤섞여있고 군사, 외교적 입장도 천지차이기 때문에 국가 건설 이후 분열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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