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태호 수원부시장 투신, CCTV가 포착…“공원 데크 걷다 펜스 넘어 뛰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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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27일 0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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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국토교통부 출신인 도태호 경기 수원시 제2부시장(57)이 26일 오후 3시경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공원 내 원천저수지에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국토부 재직 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공원 방범용 폐쇄회로(CC)TV에는 도태호 부시장이 투신 10여분 전 광교호수공원에 도착해 데크를 걷다가 저수지로 뛰어드는 모습이 찍혔다.

경찰 관계자는 “(걸어) 오다가 바로 펜스를 넘어서 물속에 빠지는 장면이 CCTV에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도 부시장이 투신한 지 3분 뒤 “사람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 오후 3시 20분께 시신을 인양해 병원으로 옮겼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도 부시장은 이날 투신 전까지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전 8시 확대간부회의와 오후 2시 협약식 행사에 참석한 그는 오후 2시 반 비서에게 “개인적인 볼일이 있다”고 말한 뒤 사무실을 나와 택시를 타고 공원으로 향했다.

도 부시장은 국토부 건설정책관(국장급) 시절인 2010년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경북 지역 도로건설사업을 장모 씨가 수주할 수 있게 힘써 주는 대가로 1억6000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조사를 세 차례 받은 그는 앞서 두 차례 조사에선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세 번째 조사에서는 “4000만 원가량을 받았다”며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6일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에 도 부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세 차례 조사 모두 변호사가 입회했고 심야조사도 하지 않았다”며 “진술 녹화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강압 수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 부시장의 지인은 “고인은 돈을 받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받았다고 인정한 것을 억울해했다”며 “최근까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노력하자고 했었다”고 밝혔다.

도 부시장은 행정고시 31회 출신으로, 이명박(MB) 정부 시절 승승장구했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기획조정분과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참여했고 주택정책관 건설정책관 도로정책관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국토부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염태영 수원시장의 제의로 제2부시장을 맡았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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