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음주 안돼요..간염·간경변, 간암, 부정맥까지 위험해요

박효순 기자 2017. 9. 27. 08: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올해 추석(한가위) 10일간의 연휴는 긴 만큼이나 고향 방문·성묘·여행 등을 하면서 술자리를 가질 기회가 많아졌다. 부정맥이 있거나 간질환으로 치료 중이라면 술을 철처히 금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한 잔 술도 위험하다는 얘기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간담도센터 권정현 교수는 “추석을 맞아 차례나 성묘 뒤 음복이나 가족끼리 모여 술 한두 잔을 기울이다 보면,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B형이나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이거나 알코올·지방간 등에 의한 만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은 한 두잔 술로 인한 간경변(간경화)나 간암의 위험성이 급격히 올라간다”고 경고했다.

사진 왼쪽부터 정상간, 간섬유화, 간병변, 간암.  <자료 출처: HEPATOSCOPE Application>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이다. 체내의 다양하고 복잡한 물질 대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로 꼽힌다. 하지만 심각하게 병들어도 티를 내지 않는 ‘바보’이기도 하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이유이다. 손상이 심해질 때까지 거의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간염과 더불어 간이 딱딱해지면서 기능을 잃는 간경변은 상당수 간암으로 발전한다. 간염·간경화 환자나 술이 약한 사람들은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간이 손상될 수 있다. 간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고 자각 증상을 느꼈을 땐 손쓰기 힘든 경우가 많다. 간암이 발생했을 때 느낄 수 있는 비특이적인 증상이 있다면 피부나 눈 흰자의 색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 오른쪽 윗배의 통증과 불쾌감, 체중감소 등 정도이다.

간암은 초기에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만성 B형이나 C형간염, 간경변증 등의 간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폐나 뼈로 전이가 많이 되어 치료성적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간암 치료에는 절제술, 색전술, 고주파시술, 항암·방사선치료, 하이푸(HIFU), 이식 등 다양한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 도입된 하이푸’ 치료법은 원발성 간암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서 간으로 전이된 암, 간암으로부터 다른 장기로 전이된 암에도 효과적으로 시도되는 ‘신의료기술’이다. 방사선을 쏘이듯 초음파를 고강도로 모아 암세포에 쏘여 열에 약한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원리를 갖는다. 색전술, 동맥내 항암치료, 면역항암치료 등 다른 암치료법과 병행하면서 상당히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하이케어의원 김태희 원장(외과 전문의)은 “간 건강을 지키려면 마음이 흔들리기 쉬운 명절에 술을 조심하고 감염예방을 위한 개인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또한 “하이푸는 종양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주변 장기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악성 및 양성종양인 간암, 자궁근종 및 자궁선근증에 대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인정을 받은 장비”라고 설명했다.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다가 과로를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술을 많이 마시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불규칙한 부정맥 환자들도 술을 금해야 한다. 술이 부정맥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순환기내과 황유미 교수는 “음주나 흡연, 불면, 과로 등은 부정맥의 주요 유발인자이며 과도하게 느리거나 빠른 맥박, 불규칙한 맥박, 건너 뛰는 맥박 등 증상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