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배우 송선미씨(42)의 남편이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살해 배후에 거액의 재산 다툼 정황을 포착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향신문 26일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합동수사팀은 재일교포 곽모씨(99)가 소유 중인 600억원대 국내 부동산을 빼돌리기 위해 증여계약서를 위·변조한 혐의(사문서 위조·행사)로 곽씨의 장남 ㄴ씨와 장손 ㄷ씨, 법무사 ㄹ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달 21일 송선미씨의 남편 고모씨(45)는 서울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조모씨(28)가 휘두른 칼에 찔려 사망했다. 고씨는 상속 분쟁 과정에서 가족 사정을 잘 아는 조씨의 도움을 받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성공한 사업가인 곽씨는 고씨의 외할아버지로 슬하에 1남 2녀를 뒀는데, 장남과 장손에게만 재산을 물려주기로 해 가족 간에 송사가 벌어졌다.

그런데 검찰 조사 결과 상속의 근거로 활용된 증여계약서가 위조됐다는 게 드러나면서 수사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또 살인을 저지른 조씨는 곽씨의 장손인 ㄷ씨와 최근까지 함께 사는 등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해온 사실도 밝혀졌다.

조씨는 재산을 받지 못한 고씨에게 먼저 연락해 “곽씨에게 버림받았다. 소송 관련 정보를 다 주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댓가로 재산 정보를 넘겨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가 USB에 관련 자료를 담아 고씨에게 넘겼으나 2억원을 주기로 한 약속과 달리 1000만원밖에 주지 않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고씨는 자신의 변호사와 함께 조씨를 두 번째로 만난 자리에서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사건 동기와 배후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구속된 사람들과 관련성을 수사 중”이라면서 “살인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형사3부와 형사4부가 합동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