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더,오래] 정혜련의 영원한 현역(6) 내 앞모습인 스펙보다 중요한 뒷모습 '평판'

서지명 입력 2017.09.27. 04:00 수정 2017.09.2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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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평판보다 나쁜 평판이 생명력 길어
직장서 뒷담화가 뒷미화 되도록 해야
평소 평판관리 잘해야 이직할 때 유리

지난 회차를 통해서 신뢰를 쌓는 인맥관리의 팁을 익혔는지. 내가 몸담은 조직 밖의 외부 인맥은 지금보다는 미래의 든든한 자산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당장은 인맥관리에 투여되는 노력과 시간이 아까울지 몰라도 나중엔 서서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에 지금 내가 몸담은 조직 내 인적 네트워크는 어떨까? 물론 당장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또한 나의 직장수명과도 떼려야 뗄 수 없으므로 더욱 신경을 써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한 중년 남성과 청년이 취업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중앙포토]
요즘에는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되고 점점 퍼지는 추세이다. 하지만, 여전히 신입이 입사할 때는 학력, 자격증 같은 소위 스펙이 중요하다. 이와는 달리 경력직원의 경우 이직할 때나 승진을 할 때, 스펙보다는 ‘보이지 않는 이력서’로 불리는 직장 내 평판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스펙은 혼자의 힘으로 만드는 것이다. 반면에 평판은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형성되는 것이라 하루하루 쌓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믿고 싶든 아니든 평판은 자신의 동료, 선후배 등 주변인들에게 비치는 ‘나의 참모습’이라고 봐야 한다.

조직에서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실력만으로는 승부를 걸기 힘들어, 평판도 함께 좋아야 한다. 문제는 좋은 평판보다는 나쁜 평판일수록 더 빨리 퍼지고 생명력도 길다. 따라서 나에 대한 뒷담화가 뒷미화가 될 수 있도록 좋지 못한 평판을 만들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이와 관련, 주의해야 할 유형들이 있다.

━ 1. 본능은 억누를수록 정답이다

A. 팀원들을 괴롭히는 팀장은 자격미달

술만 마시면 팀원들에게 전화해서 욕을 했다. [중앙포토]
최근 그룹사 대기업의 팀장으로 들어간 A모씨는 6개월 만에 나오게 됐다. 이유는 저녁에 술만 마시면 팀원들에게 전화를 해 욕을 하는 좋지 못한 습관 때문이다. 한 번의 실수가 아니라, 술만 마시면 습관처럼 돌아가면서 해를 입혀 팀원들이 아무도 그 팀장과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팀장이라면 팀원의 잘못을 업무시간 내에 피드백 주고 고치도록 하면 문제 될게 전혀 없다. 그런데 평상시에는 마음이 약해 지적을 못하다가 술만 마시면 마음 속 깊은 곳에 쌓아둔 말을 꺼내 푸니 팀원들에게 기피대상1호가 된 것이다.

B. 스물스물 기어 나오는 직장내 성희롱

입사 첫날 환영식에서 여직원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스킨십을 시도했다. [중앙포토]
임원으로 이직해 입사 첫날 거하게 환영식을 받은 B씨. 환대한 환영식에 너무 기분이 좋아져서 술도 과해졌다. 급기야 여직원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스킨십을 시도 하게 되었다. B씨와 그 회사와의 인연은 딱 거기까지였다. 바로 다음날로 여러 명의 진술이 들어가고, 결국 환영식이 환송회가 되어 버렸다. 국내기업은 물론이고, 외국계 기업도 본사 감사실이나 컴플라이언스 부서로 투서를 날리는 시스템이 대부분 존재한다. 투서로 인해 대표조차도 짐 싸서 집으로 가는 경우를 왕왕 보았다. 그러니 직장생활에서 본능에 충실하면, 불명예스런 꼬리표만 남는다는 것을 꼭 명심하자.

━ 2. 금전 관련 이슈는 도덕성에 치명적

횡령, 배임. [중앙포토]
외국계 회사의 대표를 20년간 역임한 사람이 있다. 횡령·배임등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본사가 알게 돼 불명예스럽게 퇴임을 당했다. 그런데 후임대표가 부임하고 나서 조사를 해보니, 본사가 밝혀낸 부분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었다. 허술한 본사의 감사를 악용해 한국내 사옥을 올리면서, 본인의 집도 함께 올리는 등 대담하고도 교묘한 수법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결국 형사고발돼 감옥에서 죄값을 치르든지, 아니면 집을 팔아 거리로 쫓겨나가든지 불편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금전적인 이슈는 아주 작은 금액이라도 어디서든 환영 받지 못한다.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크리스탈처럼 투명해야 직장에서 생명력이 길다.

━ 3. 감정 컨트롤은 기본, 직장은 놀이터가 아니다

평판조회. [사진 Freepik]
대기업에서 동종업계 중견기업으로 이직하는 C 마케팅이사가 평판조회 대상 후보자였다. 고객회사는 대기업에서 좋은 성과를 낸 C 이사가 영입대상 0순위로 ‘모셔온다’는 표현을 썼다. 그래서 최대한 대상자의 심기를 안 건드리고, 평판조회를 진행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평판내용이 대 반전이었다. 일 잘하는 줄 알았는데, 협업이 전혀 안 되는 ‘독불장군’ 스타일로 권고사직 전적이 두번 있었다. 또 사내 별명이 ‘크리넥스 한통’이었다.

이유인 즉, 본인에게 불리한 일이 있을 때마다 회사 대표방에 크리넥스를 통째로 들고 찾아간다. 그리고 한통을 다 쓸 정도로 눈물을 무기로 일삼는다. 직장은 응석을 받아주는 놀이터가 아니다. 때와 장소에 맞는 감정통제는 필수이다.

━ 4. 공들여 쌓은 평판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중대과실

고위직으로서 업무상 큰 실수를 하는 것은 치명타다. [사진 Freepik]
고위직으로서 업무적으로 큰 실수를 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 외국계 인사 총괄이었던 D상무의 사례이다. 기밀문서인 전체직원의 인사상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을 전 직원의 메일로 송부하는 어마무시한 사고를 쳤다.

당시에 그 회사의 대표가 사고를 수습하면서 ‘아비규환’이라는 표현을 썼을 정도로 파장이 엄청났다. 안타깝게도 그는 퇴사사유가 ‘중대한 업무과실’로 낙인 찍히면서, 그간 힘들게 쌓은 공든 평판탑을 단번에 무너뜨려버렸다.

━ 5. 마지막 모습이 본성, 유종의 미를…

끝마무리가 중요하다. [중앙포토]
직장에서 퇴사시에 끝마무리를 잘하라는 얘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왜 마무리가 중요할까? 동료나 상사들은 그 직원의 마지막 모습이 잔상으로 남기 때문이다. 회사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회사 생활 중에는 감추고 있었던 모습을 드러내고 마음대로 행동한다면 그 모습이 그의 본연의 모습인 것이다.

퇴사시에 이미지를 흐리는 흔한 유형이 퇴사 사유 관련 거짓말이다. 경쟁회사로 간다고 하기는 껄끄러우니, “아퍼서 좀 휴식하고 싶다”고 하는 등 진짜 퇴사사유를 곧이 곧대로 말 못할 이유야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동종업계로 이직하는 경우엔 얼마 지나지 않아 다 들통난다.

퇴사 알림 기간을 불충분하게 주어서 후임자 선임을 제때 못하는 케이스, 맡은 프로젝트가 끝나기 전에 퇴사하면서 인수인계를 제대로 안 하는 유형도 있다. 이런 행동들은 무책임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금기사항들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끝이 아니다. [사진 Freepik]
퇴사하면서 회사와의 인연은 끝이지만, 사람과의 관계는 끝이 아니다. 따라서 마지막까지 평상시처럼 책임과 의무를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만 그간의 노력이 퇴색하지 않고, 좋은 평판을 유지할 수 있다. 직장의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좋아해줄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영향력이 큰 사람들의 입에서 나에 대한 나쁜 평판이 나와서는 안 된다.

직장에서 긴 생명력을 가지려면, 특히 임원까지 승진하기를 원한다면 친구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항이 있다. 단 한명의 적이라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한명의 적이 열명의 내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에 승진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또한 요즘에는 평판조회가 채용 시에 많이 진행된다. 이직할 때 “그 사람 어때?” 이 한마디로 채용이 결정되고, 연봉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지금부터라도 평판관리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정혜련 HiREBEST 대표 nancy@younpartners.com

[제작 현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