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정혜련의 영원한 현역(6) 내 앞모습인 스펙보다 중요한 뒷모습 '평판'
직장서 뒷담화가 뒷미화 되도록 해야
평소 평판관리 잘해야 이직할 때 유리
지난 회차를 통해서 신뢰를 쌓는 인맥관리의 팁을 익혔는지. 내가 몸담은 조직 밖의 외부 인맥은 지금보다는 미래의 든든한 자산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당장은 인맥관리에 투여되는 노력과 시간이 아까울지 몰라도 나중엔 서서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에 지금 내가 몸담은 조직 내 인적 네트워크는 어떨까? 물론 당장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또한 나의 직장수명과도 떼려야 뗄 수 없으므로 더욱 신경을 써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스펙은 혼자의 힘으로 만드는 것이다. 반면에 평판은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형성되는 것이라 하루하루 쌓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믿고 싶든 아니든 평판은 자신의 동료, 선후배 등 주변인들에게 비치는 ‘나의 참모습’이라고 봐야 한다.
조직에서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실력만으로는 승부를 걸기 힘들어, 평판도 함께 좋아야 한다. 문제는 좋은 평판보다는 나쁜 평판일수록 더 빨리 퍼지고 생명력도 길다. 따라서 나에 대한 뒷담화가 뒷미화가 될 수 있도록 좋지 못한 평판을 만들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이와 관련, 주의해야 할 유형들이 있다.
━ 1. 본능은 억누를수록 정답이다
A. 팀원들을 괴롭히는 팀장은 자격미달
팀장이라면 팀원의 잘못을 업무시간 내에 피드백 주고 고치도록 하면 문제 될게 전혀 없다. 그런데 평상시에는 마음이 약해 지적을 못하다가 술만 마시면 마음 속 깊은 곳에 쌓아둔 말을 꺼내 푸니 팀원들에게 기피대상1호가 된 것이다.
B. 스물스물 기어 나오는 직장내 성희롱
━ 2. 금전 관련 이슈는 도덕성에 치명적
━ 3. 감정 컨트롤은 기본, 직장은 놀이터가 아니다
그런데, 평판내용이 대 반전이었다. 일 잘하는 줄 알았는데, 협업이 전혀 안 되는 ‘독불장군’ 스타일로 권고사직 전적이 두번 있었다. 또 사내 별명이 ‘크리넥스 한통’이었다.
이유인 즉, 본인에게 불리한 일이 있을 때마다 회사 대표방에 크리넥스를 통째로 들고 찾아간다. 그리고 한통을 다 쓸 정도로 눈물을 무기로 일삼는다. 직장은 응석을 받아주는 놀이터가 아니다. 때와 장소에 맞는 감정통제는 필수이다.
━ 4. 공들여 쌓은 평판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중대과실
당시에 그 회사의 대표가 사고를 수습하면서 ‘아비규환’이라는 표현을 썼을 정도로 파장이 엄청났다. 안타깝게도 그는 퇴사사유가 ‘중대한 업무과실’로 낙인 찍히면서, 그간 힘들게 쌓은 공든 평판탑을 단번에 무너뜨려버렸다.
━ 5. 마지막 모습이 본성, 유종의 미를…
퇴사시에 이미지를 흐리는 흔한 유형이 퇴사 사유 관련 거짓말이다. 경쟁회사로 간다고 하기는 껄끄러우니, “아퍼서 좀 휴식하고 싶다”고 하는 등 진짜 퇴사사유를 곧이 곧대로 말 못할 이유야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동종업계로 이직하는 경우엔 얼마 지나지 않아 다 들통난다.
퇴사 알림 기간을 불충분하게 주어서 후임자 선임을 제때 못하는 케이스, 맡은 프로젝트가 끝나기 전에 퇴사하면서 인수인계를 제대로 안 하는 유형도 있다. 이런 행동들은 무책임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금기사항들이다.
직장에서 긴 생명력을 가지려면, 특히 임원까지 승진하기를 원한다면 친구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항이 있다. 단 한명의 적이라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한명의 적이 열명의 내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에 승진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또한 요즘에는 평판조회가 채용 시에 많이 진행된다. 이직할 때 “그 사람 어때?” 이 한마디로 채용이 결정되고, 연봉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지금부터라도 평판관리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정혜련 HiREBEST 대표 nancy@younpartners.com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