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族 독립 막아라.. 이라크·터키 군사훈련

김선엽 기자 2017. 9. 27.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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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투표 독립 찬성 90% 넘어, 29일 최종 결과.. 긴장 고조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과 접한 터키 국경 지대에서 26일(현지 시각) 터키군이 전차 훈련을 하고 있다. 전날 이라크 내 쿠르드족이 실시한 분리·독립 투표에서 찬성표가 93%를 기록했다. 쿠르드족은 이라크와 터키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라크 쿠르드족 자치정부(KRG)가 25일(현지 시각)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위해 실시한 주민투표에서 투표자의 93% 이상이 독립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잠정 집계돼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영국 BBC 등이 26일 보도했다.

쿠르드족 인구는 약 3500만명에 달하지만, 국가를 세운 적이 없어 '중동의 집시'로 불린다. 이라크의 쿠르드족은 최근 급진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와의 전쟁에서 전공을 세우며 분리·독립을 위한 명분을 쌓았다. 그러나 이라크를 포함한 중동 국가는 물론 미국도 '중동 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이유로 쿠르드족 독립을 반대하고 있다. 터키 등 중동 여러 국가에 흩어진 쿠르드족의 독립 요구가 한꺼번에 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투표는 이라크 내 쿠르드족 유권자 530여만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투표율은 약 78%로 집계됐다. 최종 결과는 29일쯤 나온다. 독립 찬성표가 93%에 이르지만, 쿠르드족 독립을 확정하는 법적 구속력은 없다. 쿠르드족 자치정부는 이번 투표 결과를 이라크 정부와의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독립 투표에 반대해온 이라크와 터키 국방부는 이라크 국경 지대에서 대규모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란도 쿠르드 자치지역과 연결되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시켰다고 BBC는 전했다. 모와파크 알 루바이에 전 이라크 국가안보보좌관은 "쿠르드족이 지역을 갈등으로 몰아넣는 제2의 이스라엘이 되려고 한다"고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강연회 연설에서 "쿠르드족 독립 투표는 불법"이라며 "(독립을 강행하면) 석유 수출 통로를 막을 것"이라고 했다. 터키는 쿠르드족 석유 수출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우리 군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이라크 인접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시행하는 게 아니다. 어느 날 밤 불시에 우리 군이 들이닥칠 수 있다"며 군사작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쿠르드 자치정부의 일방적인 투표에 깊이 실망했다"며 "이는 이라크 정부와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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