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스포츠 강국' 부상하는 일본..한국은 '제자리걸음'

2017. 9. 2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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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020 도쿄올림픽 앞두고 엘리트체육 강화
육상 남자 100m 10초 벽 허물고 아시아 신기록
배드민턴 한국 추월..여자단식 세계 챔피언 배출
빙속 여자 500m, 피겨 남자싱글 세계 정상
"탄탄한 생활체육 기반..엘리트체육도 일취월장"

[한겨레]

올해 세계배드민턴개인선수권대회 여자단식 챔피언 일본의 오쿠하라 노조미. 그는 이달 코리아오픈에서도 은메달을 차지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누리집

일본이 다시 스포츠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은 최근 육상, 배드민턴, 탁구, 빙상 등에서 눈부신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러 종목에서 일본에 밀리는데다 육상·수영 등 기초종목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일본은 최근 육상 남자 100m에서 사상 처음으로 10초 벽을 허물었다. 지난 9일 만 22살인 기류 요시히데가 자국 대회에서 9초98을 기록하며 중국의 쑤빙톈이 보유한 순수 아시아인 최고기록(9초99)을 넘어섰다. 아시아기록은 페미 오구노데(카타르)의 9초91이지만, 그는 나이지리아 태생의 귀화 선수다. 일본은 지난해 8월 리우올림픽 남자 400m 계주에서도 미국을 제치고 자메이카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의 남자 100m 최고기록은 김국영이 지난 6월27일 세운 10초07이지만 일본한테는 크게 못 미친다.

중국과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강세를 보이던 배드민턴에서도 최근 일본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특히 여자단식과 복식은 일본이 최강이다. 지난 8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2017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챔피언십 여자단식에서 7번 시드의 오쿠하라 노조미가 승승장구하며 인도의 푸사를라 신두를 2-1(21:19/20:22/22:20)로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일본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챔피언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 1번 시드도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였다. 한국의 간판스타 성지현은 16강전에서 탈락했다.

여자복식도 일본의 다카하시 아야카-마쓰토모 미사키가 현재 세계랭킹 1위다. 올해 전영오픈에서 우승한 한국의 장예나-이소희는 세계 4위다. 장예나-이소희는 세계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일본의 다른 조인 후쿠시마 유키-히로타 사야카한테 1-2(14:21/27:25/19:21)로 져 메달권 문턱에서 좌절했다. 일본은 한국이 낳은 불세출의 스타 박주봉(53)을 감독으로 영입해 여자단식과 복식에서 세계 정상으로 급성장했다.

피겨 남자싱글 세계 최강 일본의 하뉴 유즈루.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누리집

피겨 남자싱글에서는 일본의 하뉴 유즈루가 세계 최정상급 선수다. 만 23살인 하뉴는 지난 22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이번 시즌 첫 국제대회인 오텀 클래식 인터내셔널 남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사상 최고인 112.72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음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결국 2위로 밀렸지만 내년 평창겨울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한국은 김진서·이준형 등이 있지만 실력은 크게 떨어진다. 만 16살인 차준환은 아직 주니어 무대에서 뛰는 기대주다.

일본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도 강세를 보이며, 이상화의 올림픽 3연패 도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고다이라 나오다. 그는 지난 2월 강릉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37초13으로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상화는 37초48로 자신이 작성한 세계기록(36초36)에 크게 못 미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세계선수권 2연패도 무산됐다. 고다이라는 만 31살에도 올해 초 삿포로겨울아시아경기대회 여자 500m 금메달까지 따내며 내년 평창올림픽의 금메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챔피언에 오른 고다이라 나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누리집

일본은 여자탁구도 최근 부진한 한국 대신 세계 최강 중국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만 16살인 이토 미마(세계 7위), 17살 히라노 미우(세계 6위) 등 신예들이 나타나 지난해 리우올림픽 여자단체전 동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히라노는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의 주전 3명을 잇따라 누르고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여자단식 세계랭킹을 보면 1~4위가 중국 선수이고, 5~7위가 일본 선수다. 한국은 10위 안에 한명도 없다.

기영노 스포츠평론가는 “생활체육에 중점을 뒀던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청을 출범시키는 등 다시 엘리트 스포츠를 육성하고 있다”며 “생활체육 기반이 워낙 탄탄하다 보니 엘리트 스포츠가 일취월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도쿄올림픽에서 유도, 가라테, 수영, 체조, 육상, 배구 등에서 금메달 30개가량으로 미국·중국과 선두를 다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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