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힘의 차이, 우리가 알던 KIA가 돌아왔다

시원한 홈런, 선발 투수의 호투, 상대를 압도하는 힘. 우리가 알고 있던 KIA 타이거즈 야구가 아주 중요할 때 나왔다 .

KIA는 26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6대0 완승을 거두고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KIA는 이날 경기가 없는 두산 베어스에 0.5경기 앞섰다. 승차가 크지는 않지만, 분위기상 이날 승리는 매우 중요했다. 시즌 내내 선두를 달리다가 두산의 상승세, 자신들의 부진이 맞물려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LG전에 패해 2위로 내려앉았다면, 향후 더 큰 부담을 안고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마지노선을 지켜낸 승리였다. KIA의 저력이라면 다시 상승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모처럼 경기 내용이 깔끔했다. 먼저 20승, 다승왕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최근 2경기 흔들렸던 에이스 양현종이 완벽한 투구를 했다. 7이닝 5안타 4탈삼진 무실점. SK 와이번스와 지난 2경기에선 공의 힘이 조금 떨어진 모습이었는데, 이날은 직구 최고구속 149km를 찍었다. 구속을 떠나 공에 힘이 느껴졌다. 코너워크까지 잘 되니 LG 타자들이 어찌 해볼 도리가 없었다. 시즌 19승으로 타이거즈 역사상 가장 많은 한 시즌 선발승을 따낸 국내 투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조계현 수석코치의 18승 기록을 넘어섰다. 조 코치는 경기 후 양현종에게 악수를 청하며 축하를 했다.

타자들도 시원한 홈런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3회 캡틴 김주찬의 선제 투런포가 결정적이었고, 4회 안치홍의 도망가는 투런포도 시원했다. 안치홍은 이 홈런으로 시즌 홈런수를 19개로 늘렸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KIA 강타선의 상징인 홈런도 중요했지만, 1점을 더 만들어내는 선수들의 집중력도 주목해야 했다. 안치홍의 홈런 이후 이범호가 2루타를 때리고 3루까지 진루한 뒤 김호령의 희생플라이 때 좋지 않은 다리임에도 불구하고 홈까지 전력질주 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6회에는 1사 만루 찬스에선 김선빈이 풀카운트에서 배민관의 바깥쪽 공을 욕심내지 않고 툭 밀어쳐 3루 주자가 들어올 수 있게 한 것도 눈여겨볼만 했다. 최근 KIA가 불펜 불안으로 경기 후반 어려운 모습을 자주 보였는데, 이런 추가점들이 선수단 전체에 큰 힘이 됐다.

KIA는 이날이 홈 마지막 경기였다. 김기태 감독은 구단 첫 홈 100만 관중 돌파에 보답하기 위해 경기 후 팬들 앞에 서 마이크를 잡았다. 김 감독은 경기 전 "경기 결과에 따라 멘트도, 표정도 바뀔 것 같다"고 했다. 모처럼 만족스러운 경기를 해서인지, 김 감독은 활짝 웃으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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