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금은 소형 SUV 전성시대, 현대 코나

박혜연 2017. 9. 2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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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車5色, 자율주행 기술까지 들어간 '코나'를 추천해

현대 코나를 비롯해 기아 스토닉,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 쌍용 티볼리 등 소형 SUV 시장에서 다섯 모델이 경쟁 중이다. SUV 차종 중 엔트리 모델로 분류되는 소형 SUV들은 대부분 한두 가지의 엔진, 3~4개의 트림만 판매한다. 그 중에도 QM3와 스토닉은 선택 가능한 엔진이 디젤 한 가지뿐이다.

국산 SUV 시장의 80% 정도가 디젤 엔진 모델이기 때문에 전체 판매 대수가 적은 모델의 경우는 잘 팔리는 몇 가지에 집중하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 특히 엔트리 모델은 낮은 가격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원가 절감이 필수다. 적은 품종을 대량 생산할수록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 옵션을 줄이고 컬러를 줄인다.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코나.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 코나는 가장 다양한 트림을 선보였다. 엔진은 두 종류고 엔진 별로 9개의 트림이 있다. 코나 모델이 총 18개인 셈이다. 여기에 추가옵션까지 하면 정말 다양한 조합이 탄생한다. 색도 다양하다. 총 열 가지의 외장 색을 선택할 수 있고, 지붕 색만 다르게 할 수도 있다. 실내 인테리어 컬러도 4가지나 된다. 코나는 엔트리급 소형 SUV지만 개성에 맞춰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선택이 다양하기만 한 게 아니다. 좀 더 고급 차에 들어갈 법한 첨단 기술들이 잔뜩 들어갔다. 자율주행 차에 적용되는 기술부터 운전 보조, 편의 사양까지 각종 첨단 기술을 코나에 선택 적용할 수 있다.

물론 현대자동차의 옵션 장난은 여전하다. 달라진 점이라면 기능만 혹은 외관만 원하는 취향대로 입맛 따라 고를 수 있게 다양하게 트림을 갈랐다. 안전 운전 보조 혹은 편의 기능만 넣고 싶은데 더 큰 휠타이어를 덤으로 얹어 더 많은 값을 내야 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 그 대표적인 트림이 바로 ‘모던’ 트림. 팝, 테크, 아트 나뉘는 모던 트림은 편의 안전 사양과 외관으로 나뉘어 분리되어 있다.

편의 시설 및 외관 디자인 업그레이드는 여전히 트림 자체가 올라가야 하지만, 안전장치는 가장 하위 트림에서도 선택 가능하다. 스마트키와 하이패스는, 후방 카메라와 후측방 충돌 경고는 모든 트림에서 선택 가능하고, 썬루프는 모던부터 선택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가솔린 모델에서만 4WD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 4WD에만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들어가고 2WD는 토션빔 서스펜션이 들어간다. 디젤 모델은 2WD, 토션빔만 가능하다.

현대 ‘스마트 센스’ 옵션은 가장 낮은 트림에서도 선택할 수 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경고가 아니라 보조인 이유는 소리를 듣고도 운전자가 미처 대응하지 못해도 차가 알아서 해준다는 의미다. 자율주행 기술에 기반을 둔 이런 첨단 기술이 가장 낮은 트림에서도 선택 가능하다고? 그래서 직접 체험해 봤다.

스스로 움직이는 운전대, 시승센터서 코나 1시간 체험

가솔린 1.6 터보 프리미엄 4WD에 선루프를 제외한 모든 옵션이 들어간 모델 시승. 가격은 2,980만원이다. 3천만원에 육박한다. 엔트리급이라고 느껴지는 가격은 아니다.

현대자동차 시승센터에서 시승 고객을 기다리는 코나. 왼편의 파란 코나는 1.6 디젤 모델, 시승해본 1.6 가솔린 터보 모델이 오른편의 텐저린 코멧 컬러의 코나다. 사진=박혜연 기자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7kgf.m의 힘을 내는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체급에 비해 과한 건 아닌가 싶을 만큼 충분한 성능을 냈다. 초반 가속은 빠른 편이며 고속 주행 중에도 계속 속도가 오른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의 초기 반응이 예민한 편이다. 섬세한 조절이 필요하다. 차라리 에코모드 상태로 놓으면 편하다. ‘에코/컴포트/스포츠’ 모드로 나뉘는데 가속 시 상당한 차이가 난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추월을 위한 추가 가속에서 변속 후 알피엠이 치솟는 시점이 한 박자 느리다. 스포츠 모드는 훨씬 빠르게 반응한다. 컴포트 모드에 비해 스포츠모드에서 1,000rpm정도를 더 높게 쓴다.

기대보다 빠른 가속과 고속 안정성도 인상적이었다. 속도가 100km/h를 넘겼다는 걸 뒤늦게 알아챘을만큼 쉽게 속도가 붙었고 안정적으로 달렸다. 다만 직진성을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현대 스마트센스’에 있는 ‘차선 이탈방지 보조'기능이 계속 작동했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이 혼자 계속해서 움직이며 중심을 맞춘다. 스티어링휠이 알아서 움직이기 때문에 스티어링 휠이 고속에서 무겁게 느껴진 것인지 아니면 스티어링휠이 스스로 자리를 지킨 것인지 구분하기는 어려웠다.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는 윈드쉴드 글래스 상단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하여 차선을 인식하고 차로 이탈이 예상되면 조향을 보조하여 차로 이탈 상황을 방지한다. 차로 이탈 경고 기능, 차로 이탈 방지 기능, 차로 이탈 방지 능동 보조 기능 중 하나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차선 이탈방지 보조’ 기능은 단순히 차선 한가운데에서 자리를 유지하며 달리는 것을 보조해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커브 길을 맞닥뜨리면 코나가 굽어진 차선에 맞춰 스스로 방향을 튼다. 스티어링휠을 쥔 손안에서 미끄러지며 움직인다. 커브가 끝나면 먼저 한 가운데로 돌아오며 자세를 잡는다. 스티어링휠을 쥔 손에서 힘을 조금만 빼면 스티어링휠이 혼자 돌아가는 걸 느낄 수 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빠르다. 마치 자율주행차를 시험하는 기분이 들었다. 사람이 스티어링휠을 돌려야지 생각한 순간 이미 돌고 있다. 다만, 커브길 내내 한 번 조향한 각을 유지하며 달리는 게 아니라 계속 조금씩 움직였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돌아나간다. 함께 탄 현대 영업사원에 의하면 스티어링휠이 혼자 움직이는 기능을 이질적이고 불편하다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차선 이탈방지 보조’ 기능을 거스르려고 하면 스티어링휠이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코나에 맡겨 두면 힘을 들일 일이 없다. ‘차선 이탈방지 보조’ 기능이 개입하지 않는 저속에서는 스티어링휠이 가벼운 편이며, 운전하기 쉽게 세팅되어 있다.

코나의 주행 질감은 상당히 고급스러웠다. 차체 진동은 적고 노면에서 전달되는 자잘한 충격은 잘 걸러줬으며 SUV 특유의 출렁임도 없었다. 단단하기보다는 승차감이 편안한 서스펜션 세팅이었는데 롤링과 피칭 등 하중 이동은 꽤 억제되어 있었다. 다만 시승한 4WD 모델에는 후륜 서스펜션이 멀티링크 방식이지만 2WD은 토션빔이 들어가 주행감 또는 승차감은 다를 것이다.

현대자동차 코나

물론 엔트리 모델에서 느낄 수 없는 힘과 성능, 똑똑한 기술들이었지만, 그만큼 보기 어려운 가격이 되는 것도 맞다. 잘난 만큼 그 값을 하고, 빠지는 것 없이 골고루 다 갖췄다. 그래서 특별한 매력이나 장점을 딱 꼽을 수 없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또 하나, 유난히 노면 소음이 컸다. 엔진이나 외부 소음도 큰 편이지만, 특히나 노면 상황을 소리로 알 수 있을 만큼 걸러지지 않고 소음이 그대로 다 들어왔다.

잠시 체험한 코나는 가속력 좋고 안정적이며, 주행감과 승차감 마저 우수했다. 여기에 각종 고급 편의 안전 사양도 훌륭했다. 엔트리 모델에 이 정도로 자율주행 기술에 들어가는 안전 보조 기능이 들어가는 건 분명 흔치 않은 경우다. 차선 이탈방지 보조 기능은 마치 운전을 가르쳐주는 과외선생님 같이 느껴졌다. 코나를 시승하고 난 후, 엔트리 모델에도 이제 안전과 관련된 각종 첨단 기술이 아무렇지 않게 적용되었다는 생각에 마치 미래가 성큼 다가온 온 듯한 기분이었다.

박혜연 기자 heye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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