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서 스스로 목숨 끊은 교사 동료들 "교장 감사해달라" 투서

입력 2017. 9. 26. 18:36 수정 2017. 9. 2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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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 정아무개(40)씨가 근무했던 강원지역 ㄱ공고 교사들이 강원도 교육청에 교장에 대한 감사요청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교사들은 "과중한 업무와 많은 수업시수 때문에 시간강사를 채용해야 하는데 학교장이 두 차례에 걸쳐 묵살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정씨가 동료 교사들에게 여러 차례 호소했다"며 "강원도 내 다른 도제학교와 비교해도 정씨의 업무가 많았다. 도제부장이 회사를 찾아가 설득하고 회사 업무까지 맡아서 하는 등의 사항을 (교장이) 인지하고도 어떤 조치도 없었다. 이로 인해 (정씨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아주 힘들어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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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공고 전체 교사 58명 중 45명 참여
"교장의 강압적 학교 운영" 교육청에 호소

[한겨레]

지난 8일 숨진 강원 지역 ㄱ공고 정아무개 교사가 자신의 카카오톡에 남긴 메시지. 유족들은 정씨가 자살한 것은 이 학교 교장이 과도하게 업무를 시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제공

지난 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 정아무개(40)씨가 근무했던 강원지역 ㄱ공고 교사들이 강원도 교육청에 교장에 대한 감사요청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 학교 교사 58명 중 45명이 이름을 올렸다.

교사들은 지난 14일 제출한 ‘학교장의 갑질로 우리 교사들이 힘들어 고통받고 있다’는 제목의 감사요청서에서 “4년이라는 기간이 보장되는 초빙교장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권력으로 교사들과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짓밟고 있는 현 교장에 대해 우리 교사 일동은 더는 침묵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학교장의 문제점으로 강압적인 학교 운영과 교사 인권 탄압 등 두 가지를 꼽았다. 교사들은 “인사 및 업무분장이 학교장의 고유권한이라는 이유로 교사의 업무 희망원을 전혀 참고하지도 않고 인사자문위원회의 회의와 무관하게 교장실에서 본인 스스로 각 학년 담임, 부담임 및 보직교사를 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다음연도 업무분장을 10월부터 진행해 교사 간의 위화감을 조성했다”고도 주장했다. 인기 보직을 미끼로 교사들 간 경쟁을 부추겼다는 뜻이다. 보통 다음연도 업무분장은 빨라도 그해 12월, 늦으면 다음 해 2월쯤에 이뤄진다.

숨진 정씨의 업무가 과중했다고도 주장했다. 교사들은 “과중한 업무와 많은 수업시수 때문에 시간강사를 채용해야 하는데 학교장이 두 차례에 걸쳐 묵살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정씨가 동료 교사들에게 여러 차례 호소했다”며 “강원도 내 다른 도제학교와 비교해도 정씨의 업무가 많았다. 도제부장이 회사를 찾아가 설득하고 회사 업무까지 맡아서 하는 등의 사항을 (교장이) 인지하고도 어떤 조치도 없었다. 이로 인해 (정씨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아주 힘들어했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편해지고 싶다. 전국에 도제사업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정부의 실적을 위해 학교에서 왜 이 사업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자신의 카카오톡에 남긴 채 지난 8일 해당 지역 한 야산에서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2009년 공업 관련 교과 교사로 임용된 정씨는 지난해 3월 강원지역 ㄱ공고로 전근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 도제부장으로 근무해왔다.

도제수업은 독일, 스위스의 도제식 현장교육을 우리나라에 접목한 제도로 학생이 고교 1~2학년 때부터 기업에 채용돼 기업에서 실습교육을 받고, 학교에서는 기초 교육만 받는 시스템을 말한다. 교사들은 학생을 받아줄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지난해 전국 60개, 올해 198개 학교로 늘어났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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