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집 약해진 메르켈 지난한 연정협상으로 브렉시트협상도 차질?

2017. 9. 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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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는 총선 이후 독일 새로운 연립정부 구성에 시간이 걸리면서 브렉시트 협상이 수개월 늦춰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지난 24일 치러진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기사민주당 연합이 제1당을 유지했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의석수도 줄어들었다.

직전 기독-기사연합과 대연정에 참여한 제2당인 사회민주당의 마르틴 슐츠 대표가 "결코 메르켈이 이끄는 정부에 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연정 탈퇴 의사를 재확인함에 따라 메르켈에게는 자유민주당과 녹생당과의 이른바 '자메이카 연정'외에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

'자메이카 연정'은 이들 당의 색과 자메이카 국기 색이 유사하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자민당과 녹색당은 연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3당 간의 정책적 합의가 이뤄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보수당인 기독-기사 연합과 자민당 내에서도 정책적 편차를 보이는 데다 진보 성향의 녹색당과 아울러야만 한다. 난민 상한제, 조세, 에너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제안할 EU 통합강화 등 굵직한 정책들에서 각 정당이 대립 또는 입장을 달리 하는 사안들이 많다.

영국 총리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에서 대폭 양보를 표명한 지난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피렌체 연설을 계기로 오는 10월 예정된 EU 정상회의 직후 영-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시작되기를 바라고 있다.

메이 총리는 연설에서 2019년 3월 브렉시트 이후 2년간 이행 기간을 두자고 제안했다. 이 기간 과거 약속했던 EU예산을 책임지고 EU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 관할권과 EU 시민 이동의 자유를 포함한 EU 법규도 유지하겠다고 했다. EU 단일시장과 현 조건으로 교역하는 대가다.

영국 정부 관리들은 독일 총선 결과에 EU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공동 입장을 신속히 정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분위기를 전했다.

입지가 위축된 메르켈이 이끄는 연정 협상이 수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국제 사안에 대한 메르켈의 우선순위에서 브렉시트 협상이 뒷전으로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애초 EU 정상들은 내달 열릴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1단계 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이 있는지를 평가한다는 일정을 세워놨다.

EU 측은 1단계 협상 의제로 이른바 이혼합의금, 상대측에 거주하는 자국민의 권리 보호, 북아일랜드 국경 등 영국의 EU 탈퇴조건으로 못 박았다. 여기서 충분한 진전이 있다고 판단한 후에야 영국이 바라는 영-EU FTA 등 미래 관계를 논의할 수 있다는 원칙을 정했다.

하지만 이번주 영국과 EU 측이 4차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EU 정상회의를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브렉시트 협상은 뚜렷한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혼합의금 쟁점은 지극히 정치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더욱이 영국이 이를 FTA 협상 논의와 연계하는 전략을 삼고 있다.

이는 내달 EU 정상회의에서 1단계 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협상 영국 대표는 전날 4차 협상 첫째날 협상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과거 약속했던 EU예산 책임 약속은 FTA 관계의 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이혼합의금)에 대한 결론 도달은 새로운 깊고 특수한 영-EU 파트너십 관계의 맥락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EU 정상들의 평가를 주도할 메르켈이 총선을 치르면서 이전보다 '약해진' 메르켈로 귀결됨에 따라 브렉시트 협상 일정이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유럽에서는 일찌감치 브렉시트 협상을 '메이-메르켈'의 협상으로 불렀다.

메이 총리 역시 지난 6월 꺼내 든 조기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과반 의석 상실이라는 참패 성적을 받아들면서 리더십이 크게 손상된 처지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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