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3.5.10 손질해달라"vs"대상 확대해야" 시행 1년 김영란법 의견 팽팽

김영환 입력 2017.09.26. 17:50 수정 2017.09.26. 17:53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권익위, 김영란법 시행 1년 맞아 토론회 개최
한우, 화훼 등 유관 업종단체 3.5.10규정 손질 요구
시민사회, 보다 강력한 강제성 주장..양측 의견 팽팽
26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청탁금지법 시행 1년 토론회에서 화훼농민들이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시행 1년을 맞아 이로 인해 타격을 입은 업계에서는 시행령의 손질을 요구한 반면, 김영란법의 긍정적 효과를 내세워 대상 및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청탁금지법 시행 1년 토론회에서다. 특히 쟁점은 각각 3만원, 5만원, 10만원으로 강제돼 있는 음식, 선물, 경조사비의 재조정으로 맞춰졌다.

◇업계 위축..‘5.10.5’로 늘려야

한우, 화훼, 수산업 등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직접적인 매출 감소를 경험한 업계는 소비 위축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액기준을 조정하자는 안을 내놨다. 음식비는 5만원으로, 선물 한도액은 10만원으로 늘리자는 방안이다. 10만원으로 고정되는 경향이 있는 경조사비는 5만원+5만원으로 조정해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다.

관련 업계는 모두 매출감소를 호소했다. 임연홍 한국화훼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9월28일부터 지난 8월26일까지 화훼류 전체 거래물량은 전년 대비 5.2%, 거래금액은 6.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선 꽃집의 경우 거래대금의 27.5%가 감소했다는 조사도 인용됐다.

한우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한우 도매가는 kg당 1만6535원으로 전년 대비 9.5% 감소했다. 같은 시기 한우 도축마릿수가 약 2만여두(5.2%) 감소해 공급물량이 줄었음에도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우 소비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선 전국한우협회 정책지도국장은 “외국 쇠고기의 수입량은 동년 대비 21.4% 증가했다”며 “현 청탁금지법은 ‘수입농축산물 소비촉진법’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들의 경영 상황도 악화됐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1~2차에 걸쳐 각각 월매출액 31.1%, 영업이익 35.3%, 고객수 27.9% 감소(1차. ’17.1.16~2.10.), 월매출액 25.4%, 영업이익 28.0%, 고객수 23.7% 감소(2차. ’17. 5.24.~6.9.)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김영란법 가액기준 조정을 통해 소비를 진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물가액을 10만원으로 높일 경우 화훼, 과수선물세트의 95% 이상, 임·수산물 선물세트의 75% 이상이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우 등도 선물가액 기준이 상향되면 소포장 선물세트 등 상품 구성의 다양화가 예상된다.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시장개방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 소상공인이 피해를 보는 것은 청탁금지법의 문제점으로 보완이 필요하다”며 “적정한 가격의 농산물,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화환 등을 부정 청탁의 수단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행 1년만에 제도 손질 이르다

반면 시행 한 해 만에 제도에 메스를 가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청탁금지법 시행령 제 45조에 ‘국민권익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대하여 2018년 12월 31일까지 그 타당성을 검토하여 개선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명시된 만큼 현행 제도 유지를 2018년까지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청탁금지법 시행령 제 45조는 ‘사교·의례 등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의 가액 범위’를 내년 12월31일까지 검토할 것을 못박고 있다. 현재 시행령을 손질하는 것은 법의 근본을 훼손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은 “국민권익위원회는 (가액 조정에) 부정적이고, 시민단체도 반대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며 “경제활성화와 농민표심을 의식한 정부와 일부 정치권은 법령 개정을 모색하고 있으나 법 시행 후 1년밖에 되지 않았고 청탁금지법 시행령에서 ‘개정검토’를 2018년 12월 31일경 하기로 한 이상, 국민정서상 개정 논의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나명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수석부회장 역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과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이 낸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내수 경제를 살리겠다는 명분”이라며 “청탁금지법 이전에는 우리 경제가 선물과 접대에 의해 유지되고 성장됐나”면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