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이 '정유라 특혜' 류철균 교수 재판에 나온 이유는?

박광연 기자 2017. 9. 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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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최순실씨(61)의 딸 정유라씨(21)에게 이화여대 재학 당시 ‘학사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류철균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51·사진)의 항소심 재판에 영화 ‘말아톤’ 등을 제작한 정모 영화감독이 증인으로 나왔다. 류 교수 측 변호인은 정씨를 상대로 류 교수가 교수로 재직하며 개발하던 ‘스토리제작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신문했다. 교수직 상실에 해당하는 원심의 형량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2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재판장 조영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류 교수의 항소심 공판에 류 교수 측이 신청한 정 감독이 증인으로 나왔다. 류 교수 측 변호인은 정 감독을 상대로 류 교수가 개발한 디지털스토리 제작 프로그램인 ‘스토리헬퍼’의 유용성을 거듭 물었다.

류 교수 측 변호인은 “증인은 ‘스토리헬퍼’ 프로그램을 사용해본 적이 있나”라고 물었고, 정 감독은 “제가 썼던 시나리오가 다른 작품과 겹치지 않나 확인할 때 사용해봤다”며 “(스토리텔링을) 처음 배우는 학생은 ‘스토리헬퍼로’부터 줄거리 도움을 받으며 이야기를 만들어가기도 한다”고 답했다.

정 감독은 “‘스토리헬퍼’는 분초를 다퉈 원고를 수정하고 새로 집필하는 산업현장의 글쓰기 도구인가”라는 류 교수 측 질문에 “그렇다”며 “키워드를 넣으면 몇천편의 영화를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아 줄거리를 제안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현업에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굉장히 좋아 굉장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고도 했다.

류 교수 측은 이어 ‘스토리텔러’의 상위버전으로 ‘인공지능’ 기능이 담긴 ‘스토리타블로’ 프로그램의 상용화가 중단된 상황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스토리타블로’ 개발이 끝났으나 이 사태(국정농단) 때문에 멈춰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류 교수 측은 ‘스토리타블로’ 프로그램이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가과제라고도 했다.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류 교수가 항소심 등을 거쳐 징역형이 확정될 경우, 교수직을 상실해 ‘스토리타블로’ 프로그램 상용화 등을 추진하기 어려운 점을 재판부에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류 교수는 지난 1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을 당시 이화여대로부터 ‘직위 해제’ 통보를 받은 상태다.

정 감독도 “한국 영화계나 드라마 쪽에서는 시나리오가 너무 약해 감독들이 늘 고민하며 어렵게 영화를 찍고 있다”며 “(류 교수의) 프로그램이 상용화될 수 있는 직전 단계에서 멈추지 않도록 류 교수가 학교에 남아있을 수 있는 방법으로 선처를 부탁한다”고 재판부에 밝혔다. 정 감독은 “류 교수가 잘못한 게 맞다”면서 “국가적으로 벌을 주는 것 못지않게 프로그램이 완성되는 것도 국가에 많은 도움이 되는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특검은 류 교수의 혐의에 대해 “교육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침해하고, 유명 사립여대의 명예와 전통을 훼손한 것”이라며 “최초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증거를 조작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에 “피고인에게 원심에서 특검이 구형한 형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심에서 특검은 류 교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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