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6·25 이래 최대 위기"..존 체임버스 전 S&P 의장 "심각한 상황"

이헌일 기자 2017. 9. 2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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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전경련 북핵문제 특별대담..존 체임버스, 전쟁 가능성은 낮게 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북핵위기 관련 특별대담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7.9.2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 =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과 존 체임버스 전 스탠더드앤푸어스(S&P) 국가신용등급 평가위원회 의장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현재 한국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UN의 대북 제재가 사태 해결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고 존 체임버스 전 의장은 이번 위기가 전쟁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 전 총장은 26일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북핵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전망과 해법' 특별대담 기조연설에서 "10년 동안 UN 사무총장을 했지만 이렇게 북핵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수준까지 도달한 적은 없었다"며 "6·25 이래 한반도에 여러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위험한 때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반 전 총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열린 UN 총회에서 북한에 대해 '완전 파괴(totally destroy)'를 언급한데 대해 "(인류 역사상)핵무기가 개발된 이래 북한은 처음으로 미국에 핵무기를 쓰겠다고 위협했다"며 그 배경을 분석했다. 반 전 총장은 "과거 미국과 소련이 핵무기를 각각 1만개 이상 보유하고 있었던 냉전 시대에도 소련이 미국을 향해 핵을 쏘겠다고 밝힌 적은 없었다"며 "그동안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등 그 어떤 나라도 핵을 사용하겠다고 감히 말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국제 사회의 대처가 어느 때보다도 빠르고 강력하게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반 전 총장은 "이번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8일 만에 채택됐다"며 "이전 4, 5차 핵실험때는 한달반에서 두달반가량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까지 안보리가 채택한 제재안 중 가장 강력한 제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기업인 등 국민들이 용기를 갖고 평소와 같이 경제활동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반 전 총장은 "북핵문제가 지금 '전쟁으로 가느냐 마느냐'의 최고 위기지만 한국 대외신인도가 유지되는건 천만다행이라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에) 영향 받지 말고 경제 일선에 나가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제 위기가 닥칠 뻔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여러 위기 순간을 극복해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003년 지금 만큼은 아니지만 한국 경제에 큰 위기가 올 뻔했다"며 "북한이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하면서 국제 문제가 돼 한국 경제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질 위기였다는 것이다.

이어 "당시 경제 부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했고 노 전 대통령이 제게 외교적으로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며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당시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등과 미국으로 건너가 무디스,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 신용평가사,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금융기관을 설득해 신용등급 하락을 막았다"고 말했다.

존 체임버스 전 S&P 국가신용등급 평가위원회 의장(오른쪽)과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26일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북핵관련 특별대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전경련 제공) © News1

존 체임버스 전 의장도 현재 상황에 대해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다만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게 바라봤다.

그는 반 전 총장의 기조연설 이후 열린 대담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과거에도 아웅산 사태, KAL기 폭파를 비롯, 최근에도 연평도 폭격, 천안함 폭침 등이 있었다. 모두 아주 도발적인 조치였다"며 "그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벼랑 끝까지 갔지만 최종적으로 모두 철수를 했다. 지금 상황도 그때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존 체임버스 전 의장은 이어 "북한이 이제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을 때 훨씬 더 큰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직 북한이 공식적인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내놓은 의견으로 풀이된다.

그는 긴장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과 미국)양쪽이 언어적인 수사 표현의 톤을 조금 낮춘다면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일주일여 전에 결의안이 통과되고 효력이 발휘됐기 때문에 분명히 (북한의) 중산층, 평양에 거주하고 있는 거주민들이 그 영향을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UN 제재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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