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헥터-양현종 주춤, 투수 GG 춘추전국시대

입력 2017. 9. 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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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투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안개 속으로 빠졌다. 기준선을 충족하는 투수가 몇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KIA의 원투펀치(헥터 노에시·양현종)마저 주춤하기 때문이다. 일단 지난해와 같은 독주는 없을 것이 유력해졌다.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각 포지션별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의 윤곽도 가려지고 있지만 투수 부문은 끝까지 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일단 후보자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골든글러브 기준은 평균자책점 3.50 이하를 기록하면서 15승 이상 혹은 30세이브 이상을 거둔 선수가 후보였다. 지난해에는 ‘15승 이상-30세이브 이상’의 기준은 같았으나 평균자책점 기준이 3.40으로 조금 낮아졌다.

올해 기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다면 25일 현재로 따진 후보자는 총 7명이다. 라이언 피어밴드(kt·평균자책점 3.04), 장원준(두산·3.22), 차우찬(LG·3.32)은 3.40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충족시킨다. 헥터 노에시(KIA), 양현종(KIA·이상 18승), 메릴 켈리(SK·15승)는 15승 이상을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의 수상 가능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손승락(롯데·36세이브)은 유일하게 30세이브를 넘겼다.

더스틴 니퍼트(두산·14승)와 임창민(NC·29세이브)도 사정권에 있어 후보자가 추가될 수도 있다. 평균자책점이 3.43인 박세웅도 마지막 등판 결과 혹은 기준선 조정에 따라 후보자 포함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평균자책점을 충족시키는 피어밴드, 장원준, 차우찬은 마지막 등판 결과를 봐야 한다. 대량실점을 하는 경우가 있을 경우 탈락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는 헥터와 양현종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사실상의 집안싸움이었다. 평균자책점도 준수했고, 모두 20승에 도전하고 있었다. 여기에 KIA도 1위를 질주했다. 같은 값이라고 가정하면 팀 성적도 심리적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두 선수의 승수 쌓기 페이스와 KIA의 성적이 모두 떨어졌다. 핵터는 후반기 11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4.24에 그쳤다. 양현종도 20승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으나 남은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

‘20승’이라는 상징성은 골든글러브 투표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두 선수 중 20승을 기록하는 선수가 있다면 표심이 몰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전히 두 선수에게 많은 표가 가겠지만 분산되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고, 다른 선수들도 제각기 장점을 앞세워 틈새를 메울 수도 있다.

대표적 세이버 매트리션인 빌 제임스가 고안한 ESPN 사이영 예측 프로그램에서 팀 성적에 영향을 받는 승패 포인트와 팀 1위 보너스 포인트를 제외, 오직 이닝과 탈삼진, 완봉승으로만 계산하면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피어밴드(46.89)가 1위고 그 뒤를 장원준(45.53), 차우찬(44.69), 켈리(43.03), 헥터(41.34), 양현종(39.91)이 따르고 있다. 헥터와 양현종의 다승왕 상징성까지 염두에 두면 아주 큰 차이가 난다고는 볼 수 없다.

완벽한 지표는 아니지만 직관성이 높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엇비슷하다. 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의 집계에 따르면 1위는 헥터로 5.13이다. 그러나 2위 켈리(5.07)와 차이가 별로 없다. 마지막 등판 결과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수준이다. 오히려 3위는 최근 역투를 거듭하고 있는 브룩스 레일리(롯데·4.94)고 피어밴드(4.76), 박세웅(롯데·4.70), 양현종(4.61)이 그 뒤를 쫓고 있다.

통계전문사이트인 ‘스탯티즈’의 집계에서도 역시 큰 차이가 없다. 헥터(5.46)가 1위지만 피어밴드(5.23)가 바짝 뒤를 쫓고 있고, 박세웅(5.06), 장원준(5.03), 레일리(4.85), 켈리(4.84)까지 모두 나름대로의 장점을 내세운다. 투표인단이 어떤 기록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2015년 수상자인 에릭 해커(NC)는 유효표 358표 중 196표(54.7%)를 얻었다. 2위 양현종(135표)과의 차이가 아주 크지 않았다. 반대로 지난해 수상자인 니퍼트는 345표 중 약 91%인 314표를 휩쓸었다. 지난해보다는 2015년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올해 투수 골든글러브다. 만약 헥터가 올해 수상자가 된다면 골든글러브는 4년 연속 외국인 투수에게 돌아간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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