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경기 연속 골.. 주민규가 깨고 싶었던 편견

김태석 입력 2017. 9. 26. 11:05 수정 2017. 9. 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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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경기 연속 골.. 주민규가 깨고 싶었던 편견



(베스트 일레븐)

상주 상무 스트라이커 주민규는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후 항상 증명의 순간과 마주해야 했다. 2013년 K리그 드래프트에 픽업되지 못하다 어렵사리 고양 Hi FC에 연습생으로 들어가야 했고, 이후 쭉 K리그 챌린지라는 낮은 무대에서 활약하며 서서히 자신의 이름값을 키웠다.

2015년 서울 이랜드에 입단한 후 스트라이커로 포지션을 바꿔 억눌려졌던 자신의 존재감을 표출시켰다. 2015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23골 7도움을 올리며 조나탄에 이어 K리그 챌린지 득점 랭킹 2위에 올랐으며, 이듬해도 14골을 몰아치며 전년도의 활약상이 결코 반짝한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해냈다. 의심의 여지없는 K리그 챌린지 최고 스트라이커라는 평가가 뒤따라붙었다.

하지만 2017시즌 상주에 입단하면서 또 자신을 증명해야 했다. 한 단계 윗 무대인 K리그 클래식에서 바라보는 주민규는 K리그 챌린지에서 손꼽힐 만한 자원이긴 해도 K리그 클래식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붙었던 게 사실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2부리그 용’ 선수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따라붙는 선수였다.

그래서 주민규는 2017시즌 K리그 클래식 순위가 결정될 시기에 6경기 연속 골을 몰아치며 위기에 빠졌던 상주를 구하고 있는 지금이 매우 행복하고 중요하다고 한다. 주민규는 <베스트 일레븐>과 인터뷰에서 “기록을 쓰는 지금이 매우 기분이 좋다. 2015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일곱 경기 연속 골을 넣은 바 있는데 그땐 ‘챌린지잖아’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하지만 지금 클래식에서 여섯 경기 연속 골을 넣으면서 내가 K리그 챌린지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보이고 있다. 더 좋은 활약을 보여 클래식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선수라는 걸 증명해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실 주민규 본인도 K리그 클래식에서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주변의 모든 상황을 자극으로 받아들이고 발전의 원동력을 삼았다. 주민규는 한 일화를 소개했다. 상주는 K리그 챌린지에서 뛰는 선수 뿐만 아니라 K리그 클래식 정상급 선수, 심지어 국가대표팀에 오르내리는 선수들이 함께 이루는 팀이다.

선수들끼리 장난일 수 있으나, 동료의 원 소속팀을 두고 ‘에이 너 챌린지잖아’라는 말이 종종 나온다고 한다. 심지어 클래식에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한 선수나, 소속 팀의 강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K리그 챌린지에서 뛰어야 할 선수에게도 종종 이런 장난이 오간다고 한다.

하지만 프로 데뷔 후 항상 낮은 무대에서 뛰었던 주민규에게는 우스갯소리로 들릴 수 없는 농담이었다.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거나, 기회가 주어졌을 때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할 경우 ‘역시 챌린지잖아’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주민규에겐 큰 부담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성과가 뿌듯하다. 주민규는 “솔직히 내가 해낼 수 있을지 물음표를 항상 달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분명한 느낌표로 바꾸었다. 그래서 올 시즌은 내겐 정말 뜻 깊은 한해였다”라고 웃었다. 또한 그런 자극을 준 동료들을 고맙게 여긴다. 주민규는 “코칭스태프와 주변 선수들에게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 덕분에 편견을 깰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지금은 자신감이 가득하다. 주민규는 “내 경기력도 기쁘지만, 팀이 살아났다는 게 좋게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팀이 살아나고 상승세라 기분 좋다. 앞으로 주어질 경기가 중요할 것 같다. 과거엔 조금 불안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매 경기가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잔류 가능성이 얼마나 될 듯하냐고 묻자, “100% 잔류할 거라 본다. 그래야 한다. 상주를 통해서나마 어렵게 K리그 클래식 무대에 섰는데, 1년 만에 다시 챌린지로 돌아가는 걸 원치 않는다. 팀 역시 K리그 클래식에 잔류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이를 악물었다. 가장 높은 무대에서 찬란한 빛을 발하는 스타가 되겠다는 주민규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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