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사건, 역겨움·혼란..피해 여성 돕고 싶다" 만화 그린 27세 작가
27세 프랑스인 아나벨 고도
"유대인 학살은 가슴 깊이 새겨도
위안부 문제는 잘 몰라..
내 만화가 그 수단될 것"
대상을 받은 고도의 작품 ‘위안부’는 실존 인물들의 증언을 종합해 재구성한 만화다. 주제 이해도와 작품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 소도시 블로와에서 자란 고도는 리옹의 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와 만화를 전공했다. 고등학생 때 인터넷 영상을 통해 한국문화를 처음 접한 뒤 2012년부터 3차례에 걸쳐 한국을 찾았다. 고도는 처음에는 여행을 왔다가 이후 애플리케이션 회사 인턴으로 3개월간 근무했다. 2015년에는 세종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수업을 들으며 한국어를 익혔다. 2016년에는 한국에서 산 경험을 살려 웹툰 ‘아나벨과 대한민국’을 연재했다.
고도는 한국에 머물면서 처음 위안부 문제를 접한 뒤 자꾸 관심이 쏠렸다고 했다. 대학교 졸업 작품으로 이 주제를 다룰 정도였다. 그러던 중 한국인 친구의 제안으로 이번 공모전에 참가하게 됐다.
그는 “한 인간으로서, 또 여성으로서 일본군 위안부 사건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고 역겨움과 혼란을 느꼈다”며 “자료 조사는 정말 힘든 작업이었다”고 토로했다.
고도는 또 “한국은 단지 한 나라가 아니라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곳”이라며 “심지어 모국 프랑스에서 살 때보다 더 큰 행복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은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힘을 실어주자는 취지로 열렸다. 서울시는 지난 6월부터 두 달여간 콘텐트공모전을 개최했다. 이 기간 영상과 만화 등 총 74점의 작품이 접수됐고, 지난 23일 위안부 콘텐츠공모전 우수작 15점을 선정해 시상했다.
공모전 최우수상으로는 대학생 단체 ‘400km Family’의 영상물 ‘오늘의 기록, 내일의 기억’과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정해지씨의 만화 ‘눈물’이 선정됐다.
한국ㆍ중국 등 8개국 1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제연대위원회는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유네스코에 2744건의 기록물을 신청했으며 다음달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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