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BNB] 밀림 속 숨은 보석 스리랑카 반얀캠프

트래비 입력 2017. 9. 26. 09:49 수정 2017. 9. 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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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기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지만 포기하지 못했다. ‘놀라운 공간’, ‘특별한 경험’, ‘마법 같은 숙소’. 한 목소리 같은 리뷰들 때문이었다. 도대체 그들이 경험한 특별함이 무엇일까,  결국 호기심은 불편함을 이겼다.
 
자연이 한 품에 안기는 풍경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소품
나무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공간
보라색 꽃이 반얀캠프 구석구석을 환하게 채우고 있다

 
 
난감했다. 어떻게 가야 할지. 출발지인 하푸탈레에서 반얀캠프가 있는 함베가무와까지 한 번에 가는 대중교통은 없었다. 헤맬 각오하고 이른 아침 가방을 챙겼다. 첫 번째 목표지점인 발랑고다 터미널까지는 잘 도착했다. 호스트는 그곳에서 타나말윌라행 버스를 타고 함베가무와에서 내리라고 했지만, 사람들은 타나말윌라행 버스는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후 버스에 몇 번을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했다. 버스가 설까 싶은 시골 정거장에서 무작정 버스를 기다리기도 했다. 미지의 숙소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가지런히 차려진 아침식사
반얀캠프의 지붕은 팔미라 잎으로 덮여져 있다 

 

●자연과 바람이 채우고 있는 공간

버스에서 내려 풀이 우거진 길을 따라 10분 정도 들어갔다. 좁은 길에 커다란 도마뱀이 안내라도 하듯 앞장섰다. 나무 하나 겨우 걸쳐져 있는 울타리를 넘어가니, 강아지들이 뛰어 노는 넓은 잔디밭이 나타났다. 팔미라Palmyra 잎으로 지붕을 만든 건물 한 채가 잔디밭 가운데 덩그러니 서 있었다. 

건물로 다가갔다. 문이라고는 없었다. 바람이 시원하게 날아다니고 있었고, 함베가무와 호수가 평화롭게 펼쳐져 있었다. 송골송골 맺힌 땀을 훔치며 무거운 배낭을 내리자, 매니저 팻뚱이 상큼한 미소와 함께 시원한 웰컴 드링크를 가지고 다가왔다. 머리 위에는 커다란 카누가 매달려 있었고, 입구에는 흙집과 어울리는 오래된 가구가 있었다. 눈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것들이 나무였다. 계단도 벤치도 그릇도 나무였다. 반얀캠프라는 이름에 맞게 거대한 반얀트리도 곳곳에 서 있었다. 

팻뚱을 따라 메르세데스 롯지로 향했다. 메르세데스 롯지는 트럭을 개조해 만든 방으로, 외관만으로도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트럭의 알록달록한 앞부분은 그대로 살리고, 지붕은 팔미라 잎으로 덮었다. 계단 역시 나뭇결을 그대로 살려 만들었다. 넓고 편안한 침대에 앉으니 우거진 숲과 호수가 한눈에 들어왔다. 

욕실에는 개구리 세 마리가 자리 잡고 앉아 있었다. 반얀캠프에 들어온 후 반나절 동안 사람은 팻뚱 한 명밖에 못 만났지만 도마뱀을 비롯해 개구리, 소, 강아지 등 수많은 동물들과 인사를 나눴다. 차를 마시며 멍하니 앉아 있다 보면, 바로 앞에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는 공작들도 눈에 들어왔다. 마치 국립공원 안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랄까. 

반얀캠프에서 또 하나 특별한 것은 음식이었다. 아침부터 점심, 저녁까지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아침에는 파파야와 파인애플, 수박, 망고 등 싱그러운 열대과일로 한 상이 차려지고 점심때는 스리랑카 전통음식들이 펼쳐졌다. 저녁은 모닥불이 피워진 가운데, 강에서 잡아 올린 생선 튀김이 놓여졌다. 그동안 스리랑카에서 맛있는 전통음식점을 찾아 돌아다닌 일이 헛수고였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메르세데스 롯지의 알록달록한 트럭 프런트
반얀캠프와 접하고 있는 함베가무와 호수. 평화롭다

 
 
●침대에 누우면 반딧불이 반짝반짝

아침에 눈을 뜨면 자연이 한 품에 쏟아졌다. 새소리를 들으며 어슬렁거리다, 갑자기 출몰하는 동물들을 관찰했다. 오후 3시쯤엔 생강쿠키를 곁들인 홍차를 즐기며 엽서를 쓰다가, 저녁이면 와인 한 잔을 기울이며 하늘에 총총 떠 있는 별을 감상했다. 침대에 누워서는 반딧불들과 놀았다. 청정지역이 아니면 볼 수 없다는 반딧불의 향연을 매일 밤 누렸다. 

반얀캠프에서의 2박 3일의 시간은 잘도 흘렀다. 먹고 자고 뒹구는 것 외에 특별히 한 일이 없었다. 그런데 마음은 충만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꼭 낭비는 아니라는 것, 가끔은 자연을 세포 곳곳에 넣어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언젠가 마음이 힘들어지면, 또다시 스리랑카행 비행기 표를 끊을 것 같다. 이곳에 숨어들기 위해서.  

에어비앤비 스리랑카 숙소 정보
반얀캠프(Banyancamp)

호스트│수하이네(Souhaine)
유형│메르세데스 롯지(2인), 
샴페인 롯지(4인), 와인 롯지(4인), 반얀롯지(6인)  
주소 | Mylawalla, Udawalawe,Sri Lanka. 
전화 | +94 77 734 9878
 
 
글·사진 채지형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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