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크랙' 산체스, 아스널에 차이를 만들다

김현민 2017. 9. 26.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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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체스, 정교한 프리킥으로 선제골에 관여. 슈팅 4회 중 유효 슈팅 2회. 키패스 2회, 드리블 돌파 4회, 파울 유도 5회. 라보나 킥, 저글링, 노룩 패스, 어깨 트래핑에 이은 환상적인 패스까지 다양한 기술 퍼레이드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스널 에이스 알렉시스 산체스가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과의 경기에서 환상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2-0 승리에 기여했다.

아스널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웨스트 브롬과의 2017/1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6라운드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두었다. 승리의 주역은 멀티골을 넣은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였지만 경기 전체를 놓고 보면 차이를 만들어내는 선수는 다름 아닌 산체스였다.

아스널은 전반 내내 웨스트 브롬의 강한 압박에 막혀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웨스트 브롬 공격수 제이 로드리게스에게 실점을 허용할 뻔했으나 다행히 로드리게스의 슈팅이 페트르 체흐 골키퍼 손끝을 스친 후 골대를 맞고 나가면서 위기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심지어 당시 로드리게스가 슈팅하기 전 아스널 수비수 슈코드란 무스타피의 태클에 걸려넘어졌기에 페널티 킥이 선언됐어야 했으나 심판은 이를 묵살했다. 아스널 입장에선 판정 운도 따른 셈이다.

37분경에도 아스널은 로드리게스에게 다시 한 번 실점을 내줄 위기에 직면했으나 나초 몬레알이 로드리게스의 헤딩 슈팅을 골 라인 바로 앞에서 걷어내면서 무실점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전반 막판 웨스트 브롬의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한 아스널이었다.

실제 전반전 아스널은 점유율에서 웨스트 브롬에 68대32로 크게 우위를 점했으나 정작 슈팅 숫자에선 5대6으로 근소하게나마 열세를 보였다. 전진 패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아스널이었다.

하지만 아스널엔 속칭 '크랙(축구에서 팽팽한 경기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선수를 지칭하는 표현)'이라고 불리는 존재가 있었다. 바로 산체스였다. 

산체스는 전반 내내 위협적인 프리킥으로 웨스트 브롬의 골문을 위협했다. 특히 산체스는 19분경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선제골의 발판을 마련했다. 산체스의 프리킥을 벤 포스터 골키퍼가 손 끝으로 간신히 선방해냈으나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라카제트가 가볍게 리바운드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을 성공시켰다. 

게다가 전반전만 놓고 보면 아스널에서 그나마 전진 패스를 연결하는 선수는 산체스 밖에 없었다. 아스널 중앙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와 모하메드 엘네니의 패스 플레이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산체스가 자주 후방까지 내려와 패스를 전개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산체스는 26분경 환상적인 로빙 패스를 연결했으나 몬레알이 슈팅 장면에서 헛발질을 해 아쉽게 무산되기도 했다.

후반전은 아스널 선수들의 경기력이 전체적으로 올라왔고, 부담을 덜은 산체스는 자연스럽게 묘기 퍼레이드를 펼치기 시작했다. 산체스는 상대 수비수 앞에서 저글링을 선보이기도 했고, 비록 실패로 돌아갔으나 라보나 킥과 노룩 패스를 시도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70분경엔 어깨 트래핑에 이은 환상적인 대각선 롱 패스로 라카제트에게 슈팅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다소 불필요한 기술을 남발하는 경향은 있었으나 크랙다운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비록 직접적인 득점 포인트는 없었으나 산체스는 선제골을 사실상 어시스트했고, 드리블 돌파 4회를 성공시키며 공격을 이끌었다. 파울도 무려 5회를 유도해낸 산체스였다. 게다가 슈팅 4회 중 2회가 유효 슈팅이었고,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도 2회 기록하며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산체스는 이번 시즌 시작하기 전에 이적을 놓고 아스널과 마찰을 빚으며 벵거 감독과 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부상까지 겹치면서 오늘 경기 이전까지 EPL 191분 출전에 그치고 있었다. 하지만 웨스트 브롬전을 통해 산체스는 왜 자신이 아스널에 꼭 필요한 선수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지만, 아스널이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라는 1차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산체스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쾰른과의 유로파 리그 경기가 끝나고 산체스에 대한 벵거의 코멘트를 남기도록 하겠다. "알렉시스는 특별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우리 모두 그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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