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명암]김영란법이 휩쓴 유통街.."한우도 과일도 가성비가 최고죠"

김성은 기자 입력 2017. 9. 26. 06:20 수정 2017. 9. 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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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대 한우 선물세트를 구입해가는 업체들이 많이 늘었어요."

25일 오전 방문한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 직원은 추석을 맞아 내놓은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명절용 한우선물세트는 50만원에서 100만원의 고가에 팔리지만 최근 대형마트에서 10만원대로 가격대를 낮춰 '가성비'를 내세운 한우 세트를 업체에서 대량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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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한우 선물세트 고객 떠나..10만원대는 구입 늘어
김영란법으로 전전긍긍..제철 배·사과 '가성비' 선물로 인기
25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 한 편에 10만~20만원대 한우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다. © News1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10만원대 한우 선물세트를 구입해가는 업체들이 많이 늘었어요."

25일 오전 방문한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 직원은 추석을 맞아 내놓은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유통가에는 5만원 이하 선물세트를 찾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지만 기업체들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고객사를 중심으로 서서히 10만원대 선물세트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명절용 한우선물세트는 50만원에서 100만원의 고가에 팔리지만 최근 대형마트에서 10만원대로 가격대를 낮춰 '가성비'를 내세운 한우 세트를 업체에서 대량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직원은 "지난해에 비해 한우 시세가 15~20% 저렴해지면서 확실히 찾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며 "유선전화와 방문고객을 통틀어 한우 세트 관련해 묻는 고객 문의가 하루에 100건에서 200건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다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직원들은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 일반 기업체 고객들 마저도 5만원 이상 선물세트를 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이 때문에 50만원 이상 고가 추석 선물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거의 끊어지다시피 했다. 같은 날 찾은 서울시내 한 백화점 내 60만~70만원대 위주의 한우 선물세트 매장은 찾는 손님이 드물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 곳 한우 매장 사장은 "김영란법 시행 전인 지난해 설까지만해도 한우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만 하루 30~40명에 이를 정도로 매장이 붐볐다"며 "추석을 한 주 남기고 있지만 요즘엔 60만원대 한우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이 하루 1~2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년 전만 해도 추석엔 아르바이트 직원만 10명이 일할 정도로 호황을 이뤘지만 올해 추석엔 5명만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찾은 서울시내 한 백화점 과일코너에서 소비자가 사과·배 선물세트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 © News1

특히 소비자들이 추석 선물로 가성비를 따지는 경향은 과일 선물세트 코너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음력 기준 휴일인 추석이 올해엔 10월로 정해져 과일 수확철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추석은 9월 중순으로 사과와 배가 채 익기 전이라 선물세트로 알맞은 물량이 부족했지만 올해는 풍년을 맞아 과육이 실하고 당도 높은 배와 사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날 찾은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는 가격대가 5만원 전후로 책정된 사과·배 선물세트를 구입하는 소비자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날 백화점 내에서 만난 기업체 임원 김모씨(64·서울 동작구)는 "고가 선물세트는 보내더라도 받는 사람이 부담스러운지 반송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배 선물세트는 5만원 이하로 김영란법에 어긋나지 않는데다 무게도 묵직해서 부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삼이나 강정 선물세트 코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개 10만원대 이상인 고가의 홍삼 선물세트마저도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난해부터는 3만~4만원대 제품이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마트 강정코너 사장 이모씨(52)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분위기가 크게 나아진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다만 연휴기간이 긴 만큼 먹거리는 사람들이 더 많이 구입할 것 같아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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