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절' 끝난 사립유치원, 퇴로는 무엇일까

CBS노컷뉴스 윤지나 기자 입력 2017. 9. 2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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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원장들의 모임인 한국유치원연합회의 휴원 번복 논란을 계기로 사립유치원 운영 실태는 전국민적인 관심사가 됐다.

사립유치원의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이 비단 학부모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공유되면서 당국의 자세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이처럼 학부모들의 '화이트리스트'와 교육부·지자체 등의 관련 노력들은 운영비를 쌈짓돈처럼 쓰던 사립유치원들의 '좋은 시절'이 끝났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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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안보고 정책"..경기도교육청 '인증제' 등 지자체 개혁안 속속
(사진=자료사진)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모임인 한국유치원연합회의 휴원 번복 논란을 계기로 사립유치원 운영 실태는 전국민적인 관심사가 됐다.

부조리한 행태를 알면서도 자녀의 불이익을 우려해 목소리 내기를 거부하던 학부모들은 자신감을 얻으며 조직화를 시작했다. 또 관리당국은 서랍 안에 넣어두었던 개혁안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운영비를 자의적으로 쓰던 일부 사립유치원들의 '좋은 시절'은 끝나고 '퇴로'를 고민해야할 상황에 처했다.

◇ 사립유치원 '화이트리스트' 돌리는 엄마들…개인 아닌 조직화 가능성

실제로 인터넷 육아카페 등에는 이번 휴원 논란에 참여하지 않았던 유치원들의 '화이트리스트'가 돌고 있다. 휴원 논란 당시에는 사립유치원들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대하는 글들이 수두룩 했고, 사립유치원 관계자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글에는 반박과 재반박으로 댓글이 길게 달렸다.

'정치하는 엄마들' 같은 조직화된 단체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지난 18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던 장하나 공동대표는 "엄마들은 지금까지 조직되지 않았고 혼자 끙끙 앓기만 하고 너무 유령같은 존재로 있었다"면서 "엄마들도 표가 있고 엄마들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교육당국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제대로 정책 추진할 수 있겠다"

사립유치원의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이 비단 학부모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공유되면서 당국의 자세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한 지자체 관계자에 따르면 "사립유치원의 반발에 번번히 발목이 잡혔던 교육부가, 이번에는 눈치를 안보고 제대로 정책을 추진해나갈 수 있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현행 25% 수준인 국공립유치원 재원 비율을 2022년까지 40%로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사립유치원에 대한 국고 지원에 대해서도 감사 등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 전수 감사하는 데 3년 시간…'인증제' 통해 양지로 유도하는 지자체 눈길

지자체에서는 사립유치원들의 반발로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했던 개혁안들이 빛을 볼 기회를 얻었다. 경기도교육청이 사립유치원들과 '투명사회협약'을 맺고 일정 기준을 충족할 경우 인증을 주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교육청이 '인증'을 하고 학부모가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사립유치원이 천여 개가 넘어가는 경기도의 경우, 전수 감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3년 이상의 시간이 든다. 따라서 재무회계 투명성 등을 확보할 기준을 마련해 놓고, 이를 수행한다는 약속과 환경이 마련된 유치원에 지원의 폭을 높임으로써 투명성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 사립유치원 퇴로 "변화 적응하면 같이 살 수 있다"

최진숙 장학관은 "그동안 교육청 입장에서는 '당연히 지켜져야 할 것'들이라고 생각해서 구체적인 방법과 내용을 제시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사립유치원 측과 협의를 통해 학부모들의 우려를 감안한 재무회계 기준을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부모들의 '화이트리스트'와 교육부·지자체 등의 관련 노력들은 운영비를 쌈짓돈처럼 쓰던 사립유치원들의 '좋은 시절'이 끝났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더 이상 감사 등 당국의 관리감독을 피할 수 없는 분위기에 저출산 등에 따른 사립유치원의 부정적 전망까지 고려하면, 지금과 같은 행태를 이어갈 수는 없다는 자각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 이 변화와 전환을 받아들이고 적응하시면, 계속 우리 동네 원장님으로 같이 살 수 있다는 말(장하나 공동대표)"이라는 것이다.

[CBS노컷뉴스 윤지나 기자] jina1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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