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소탈·푸근한 '엄마 리더십' 돌파력 더해 '영원한 총리'로

장지영 기자 2017. 9. 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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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총리(Eternal Chancellor)'.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승리하며 4번째 연임을 사실상 확정짓자 세계 각국 언론이 사용한 수식어다.

그리고 이듬해 콜 전 총리의 깜짝 발탁으로 37세의 나이에 여성청소년부 장관에 올랐다.

이후 환경부 장관, 기독민주당 사무총장, 기민당 최초 여성 당수 겸 원내총무에 오르는 등 경력을 쌓아 나가다가 2005년 총선에 승리하며 처음으로 총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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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재임' 새 역사 쓸 메르켈

‘영원한 총리(Eternal Chancellor)’.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승리하며 4번째 연임을 사실상 확정짓자 세계 각국 언론이 사용한 수식어다.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 전후 최연소 총리, 동독 출신의 첫 통일독일 총리 기록을 세운 그는 자신의 ‘정치적 아버지’였던 헬무트 콜 전 총리(1982∼98년 재임)와 더불어 16년간 총리직을 수행할 독일 총리가 됐다.

그는 1943년 7월 17일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났지만 목사인 아버지의 전근으로 동독 동베를린 인근 템플린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를 잘한 메르켈은 15세 때 러시아어 올림픽에서 우승했고,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런 메르켈을 눈여겨 본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지가 요원으로 영입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정치 입문은 1989년 동독 민주화 운동단체에 가입하면서부터다. 1990년 동독 과도정부 대변인 서리로 임명된 뒤 통일 후 첫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그리고 이듬해 콜 전 총리의 깜짝 발탁으로 37세의 나이에 여성청소년부 장관에 올랐다. 이후 환경부 장관, 기독민주당 사무총장, 기민당 최초 여성 당수 겸 원내총무에 오르는 등 경력을 쌓아 나가다가 2005년 총선에 승리하며 처음으로 총리가 됐다.

그는 동독 출신 특유의 근검절약 정신과 물리학자 출신다운 냉철함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국내외에서 끈기있게 협상을 이끌어내며 중요한 순간에 과감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2015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벌인 구제금융 협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성 중심의 독일 정치계에서 그를 1인자에 올려놓은 힘이다.

무엇보다 ‘엄마(Mutti)’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는 그의 실용주의 리더십은 시간을 거듭할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애초 이 별명은 ‘동독 출신의 촌스러운 아줌마’라는 비꼬는 뜻으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국민을 어머니처럼 포용하고 보호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의 업적 중 하나는 3차례의 총리 임기 중 두 차례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거치면서 진보정책을 대폭 수용한 점이다. 원전 폐지, 동성결혼 허용 법안, 징병제 폐지, 양성평등 정책 등을 받아들였다.

또 실수를 인정하고 그것을 통해 배우는 역량 때문에 ‘학습기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대규모 난민 수용을 결정한 뒤 지지율이 폭락하자 부적격자를 추방시키는 심사과정을 도입하는 등 사안에 빠르게 대처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사생활 면에서도 매우 소탈하다. 그는 남편 요아힘 자우어 베를린 훔볼트대 화학과 교수와 총리 관저가 아닌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부부가 먹을 채소를 직접 기르고, 동네 슈퍼마켓에서 장을 본다. 올여름엔 9년째 같은 지역, 5년째 같은 옷을 입고 휴가를 보낸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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